그룹 써니힐이 또 다시 직장인들을 위한 노래를 들고 왔다. 전작 ‘먼데이 블루스’가 월요병이라는 직장인 코드를 콕 짚어서 노래했다면, 이번에 사회적 애환을 담아 공감을 전하는 ‘교복을 벗고’다. ‘교복을 벗고’에는 구구절절 공감을 자아내는 가사들로 가득하다. ‘이번 여름에는 휴가도 못 갔죠. 내가 원한 삶이 아닌데’, ‘꺄르르 웃던 행복했던 그 시간들이 그리워’ 등 현실을 그대로 투영한 가사가 오히려 위로를 준다. 써니힐 멤버들은 어떤 부분에서 특히 더 공감할까. 멤버들이 짚는 공감 포인트를 전한다.
승아는 ‘난 어른이 되면 행복할 줄 알았어’를 꼽았다. 승아는 연습생 시절에 대한 추억을 전하며 당시 소소한 일탈 하나로도 즐거웠다고 전했다.
“교복을 입었을 때보다 10년은 더 어른인데 그때 생각했던 것보다 행복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때는 20대를 꿈꾸고, 행복하고 재미있을 거라 하는데 그렇게 재미있지 않아요. 생각해보면 연습생 시절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당시는 도망치고 싶고, 너무 힘들었는데 그 도망가는 재미가 있었어요. 자꾸 가둬두려 그러고, 일일이 보고하라 그러고, 예의주시 받으니까 스트레스였던 시절이었는데 언니들이랑 나가서 놀기도 하고, 일탈 그 자체가 행복이었던 시절이에요. 그때 시간가는 줄 몰랐던 것 같아요.” (승아)
그렇다면 승아는 현재 전혀 행복하지 않을 것일까. 그렇지 않다. 승아는 “예전에는 자꾸 애기로만 나를 봤는데 지금은 여성스럽게 봐주시는 분들도 생겨서 행복하다”며 외적인 성숙에 대해 만족했다. 또 “원래 화음을 잘 못 넣었는데 이번 노래를 연습하면서 무대에서 화음을 잘 하게 됐다. 진짜 가수가 된 기분이었다. 그동안 아티스트적인 것을 느껴보지 못했는데 음악적으로도 성숙한 느낌이다”며 실력도 성장한 자신에 대해 자부심을 드러냈다.
주비는 ‘그 때 그 마음 기억하며 웃음 지을래’를 공감 포인트로 전했다. 그 부분을 부르게 되면 무대에서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된다며 무대 관전포인트도 함께 말했다.
“옛날 생각하면 기분이 안 좋다가도 행복하고 찬란했던 그 때가 생각나 웃음이 나요. 라이브할 때 음정에 신경 쓴다고 잘 안 웃는 편인데 이 구절만 부르면 웃음이 나요.”(주비)
주비에게 행복하고 찬란했던 그 때가 언제인지 물었다. 주비는 “내 전성기는 유령회사 다닐 때”라며 웃은 뒤 “아카데미식의 회사였는데 길거리 캐스팅하면서 가수시켜주겠다고 돈을 요구한 기획사가 있다. 거기서 승아도 만났는데 그때는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거 같은 그런 막연한 자신감이 있던 시절이었다. 꿈 하나만으로 살았던 시절”이라고 전했다.
미성은 “오늘 너무 추웠다”며 ‘오늘따라 출근길을 정말 많이 춥네’와 함께 ‘사실 우리 집이 아닌 전세지만 오늘따라 그 동네가 그리워’ 부분을 이야기했다. 어른이 되고 현실을 알게 된 뒤의 씁쓸함에 대해 공감했다.
“어렸을 때는 전세나 월세 생각 안하고 그냥 ‘우리집이야’라고 이야기하잖아요. 어른이 되고, 현실을 점점 인지하면서 내거였던 게 내게 아닌 게 될 때가 있어요. 그런 게 씁쓸하죠.” (미성)
코타는 ‘시간여행자라면 좋겠어’를 꼽았다. ‘교복을 벗고’는 앞만 보고 달려가기에도 바쁜 일상 속에서 ‘행복’이라는 단어는 잊어버린 지 오래인 우리들의 현실을 직시하다가도 이렇게 즐거운 상상을 던진다.
“저는 90년대가 정말 좋았어요. 그때는 가요계가 너무 좋았잖아요. 그 시절 음악을 들으면 옛날 생각이 너무 나요. 그 때 너무 순수했었고, 가끔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코타)
이에 미성은 “다들 행복했던 시절들이 있지 않나”라며 “.하루의 시간만 주어진다면 누구나 돌아가고 싶은 때가 있을 것이다. 나도 10년 전에 나에게 지금 내가 알게된 것들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써니힐은 우리가 진짜 시간여행자가 될 순 없지만, ‘교복을 벗고’를 통해 그런 상상을 하며 위로를 받길 바란다고 전했다. 음악이 주는 힐링의 힘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