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프랑켄슈타인’ 공연 장면.
충무아트홀이 2014년 개관 10년을 기념하여 자체 제작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관객들의 기대 속에 오른 이 공연을 본 첫인상은 ‘잭 더 리퍼’, ‘지킬 앤 하이드’, ‘스위니 토드’와 유사한 느낌의 외국 유명 뮤지컬 같다는 것.한 가지 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국내는 물론이거니와 해외 어느 무대에서도 관객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배경에는 이 공연의 소재가 세계시장을 충분히 겨냥할 수 정도로 보편적인 내용도 한 몫 한다. 생각해보라. 이 뮤지컬의 원작이 영국의 여성작가 메인 셸리의 세계적 베스트셀러 소설이니만큼, 해외 각국의 관객들과 교감이 충분히 가능하다. 더욱이 이 뮤지컬의 원작 소설은 이미 각국에서 영화와 TV 시리즈, 애니메이션, 연극 등 여러 장르로 재창작되어 식지 않는 인기를 지속하고 있다.
영화 그 이상의 매력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여타 창작 공연인 ‘명성황후’, ‘소서노’, ‘안중근’ 등과 비교해 관객과의 소통이라는 면에서 확연히 구별된다. 즉 외국 무대에 올랐을 때, ‘프랑켄슈타인’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다룬 창작 공연보다 상대적으로 친숙한 내용으로 관객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영화로 비유하면 똑같이 국제영화제에서 수상을 했어도, ‘씨받이’, ‘살어리랏다’, ‘취화선’과 박찬욱 감독의 ‘올드 보이’는 느낌이 다르다는 것. 앞선 세 작품은 한국문화와 역사를 소재로 한 것이 수상에 일조를 한 반면, ‘올드 보이’는 그런 혜택(?) 없이 보편적인 극 내용으로 수상의 영광을 얻었다.
이 뮤지컬의 원작 소설은 수십 편의 영화로 제작될 만큼 큰 인기를 얻었다. 1910년 J. 시얼더둘리 감독의 무성영화 ‘프랑켄슈타인’을 시작으로 보리스 칼로프 주연의 동명 영화(1931), 코미디 스타일인 멜 브룩스의 ‘영 프랑켄슈타인’(1974), 로버트 드니로 주연의 동명 영화(1994), 판타지와 액션물로 각색해 최근 개봉된 ‘프랑켄슈타인: 불멸의 영웅’(2014) 등이 있다. 특히 로버트 드니로가 괴물로 분해 열연한 영화는 관객에게 가장 잘 알려졌을 뿐만 아니라, 원작을 거의 그대로 따랐다는 특성이 있다. 그리고 영화와 뮤지컬의 극 내용을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롭다. 프랑켄슈타인 박사와 그가 창조한 괴물 간의 섬세한 심리묘사와 첨예한 갈등도 그렇고, 특히 라스트 신에서는 영화와 뮤지컬이 큰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다음으로 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앞서 언급한 영화 그 이상의 매력을 발산한다. 우선 무대라는 제한된 공간에도 불구하고 영화 못지않은 배경세트로 극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 예를 들어, 괴물을 창조하는 실험실 광경은 영화에선 결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생동감이 넘쳤으며, 라스트신에서 무대 바닥을 비스듬한 경사로 해 북극의 설원 장면을 묘사한 것도 연출가의 세심한 노력이 엿보인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공연 장면.
주인공을 비롯한 배우들의 열연도 대단했다. 영화에선 괴물 역의 로버트 드니로만이 부각되는 반면, 뮤지컬에선 두 주인공인 프랑켄슈타인 박사(이건명)와 괴물(박은태)을 비롯해 1인2역을 완벽히 소화해낸 리사, 서지영, 이희정, 김대종, 신재희 등의 연기호흡이 아주 좋았다. 두 주인공이 뿜어내는 음색의 조화도 시너지 역할을 했다. 캐릭터에 충실하기 위해 박은태가 구사한 날카로운 고음과 이건명의 청아한 음색이 그 한 예. 전작 ‘캐치 미 이프 유 캔’에서 고음의 엄기준과 중저음의 김법래와는 또 다른 찰떡궁합의 배우라는 느낌이 든다.끝으로 이 정도 수준의 창작 뮤지컬이라면, 해외 공연에서도 충분히 흥행가능성이 있으며 심지어 뿌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외국에서 라이선스 요청이 들 정도의 공연 수준을 바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에서 확인했기 때문이다.
씨네컬은 시네마(Cinema)와 뮤지컬(Musical)을 합성한 말로, 각기 다른 두 장르를 비교 분석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편집자주>
글. 문화평론가 연동원 yeon042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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