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대학에 입학하면 모두들 감기 바이러스를 공유하듯 무라카미 하루키의 를 도서관에서 대출해 돌려 읽었던 적이 있다. 일본에 대해 나쁘면 나빴지 좋은 선입관을 가지진 않았을 대학 신입생들이 한 일본 작가의 소설을 필독한 건 제법 흥미로운 현상이다. 그건 아마도 하루키의 글이 스스로 인정하듯 일본 문학의 전통보다는 스콧 피츠제럴드 등으로 대표되는 미국 현대문학에 그 뿌리를 둔, 전통에서 자유로운 소설이어서는 아니었을까. 비...
*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번 2분기 TBS 일요극장 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은 방영 전 이후 2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오다기리 죠와 인기는 물론 연기력까지 인정받는 청춘 스타 나가사와 마사미의 출연으로 화제가 되었다. 밝혀진 시놉시스는 머리는 좋지만 다소 어리 바리 한 데가 있는 오빠 오다기리와 공부는 지지리도 못하지만 생활력 하나는 최고인 여동생 나가사와라는 설정이었다. 그래서 은 상반된 성격의 남매가 아웅 ...
는 멕시코의 여류화가 프리다 칼로의 인생을 그려넣은 영화다. 한 사람의 일생을 두어 시간 안에 보여 준다는 게 어찌 보면 터무니없이 무모하지만 주리 테이머 감독의 탄탄한 연출력으로 여성으로서의 삶과 화가로서의 삶을 모두 완벽하게 옮겨 놓았다. 그림을 연속적으로 이어서 보는 것처럼 영화는 장면, 장면을 놓칠 수 없게 하며 함께 흐르는 정열적이면서도 애환적인, 영화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OST 또한 영화 보는 재미를 배가 시킨다. 관객의 시각과 청...
예지원, 최근 SBS 의 '골드 미스가 간다' 하차를 두고 '왕따설'이 도는 것에 대해 부인. 예지원측은 “최근 드라마 촬영과 영화 촬영으로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병행하는 것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멤버들 간의 사이가 좋아 당초 예상한 출연기간보다 더 오래 출연했다”고 밝혔다. 예지원은 최근 '골드 미스가 간다'에서 자신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일부 출연자들이 작은 소리로 호응을 하지 않으며 리액션을 하지 말라는 말이 들린다는 주장으로...
KBS1 밤 10시 KBS 에서 김신 패거리와 채도우는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이 난 맞수지만 적어도 한 가지에선 동일하다. 최고급 수트를 입은 채도우나 청바지 입고 어슬렁거리는 김신, 양쪽 모두 노동을 하지 않고 돈을 굴려 돈을 번다는 것이다. 물론 주식투자에 드는 노력이 기사 마감보다 쉽다는 건 아니다. 단지 육체적 활동으로 어떤 생산물을 만들어내는 과거 방식의 노동과는 다르다는 것뿐이다. 그리고 이 판의 큰 손들이 움직이면 멀쩡하게 노동...
“제가 원래 진짜 말이 없어요.” ‘무릎팍 도사’도 ‘젊은 할배’라고 두 손 든 과묵한 김래원은 심지어 바르기까지 하다. 주일마다 성당에 가고, 어떤 질문에도 예의 바르게 “네, 아니오” 이상의 대답을 아낀다. 20대의 혈기보다는 30대의 진중함이 풍기는 그에게 좋아하는 영화에 대해 묻자 그제서야 제 나이로 돌아간다. 무게 있는 중저음이 한 톤 높아지고, 조근...
진지하다. 대화를 하다가도 어느새 자기 안의 누군가와 끊임없이 싸우고 있다. 새로운 무언가에 대한 갈구와 불안으로 반성에 반성을 거듭한다. 아마도 그런 부분이 남들과 다른 지금의 그를 만들었을 것이다. 이번 주 '저스트 10미닛'의 주인공은 KBS '뿌레땅뿌르국', '봉숭아학당'의 출연 중인 '끊임없이 회개하는' 박영진이다. 당신은 천재 같다. 박영진: 오해다. 그건 니 생각이고~ 하하. 표정이 늘 진지한데. 박영진: 어린 시절 개...
공중파에서는 금지 단어가 된 럭스도 출연 했었다. 백경석: '그 사건'이 일어난 지 워낙 오래 됐었고, 사실 그 친구들이 직접 문제를 일으킨 것도 아니었으니까. 당시 테마가 '열혈 사운드의 발견'이었는데, 럭스를 빼 놓고는 이야기가 되질 않았다. 그들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블루 스피릿을 갖고 펑크를 하는 팀이니까. 지난 2월에 있었던 EBS 백경석 PD와의 인터뷰 중 미공개 된 한 대목이다. 기억컨대, '그 사건'이 있은 후 당시의 서울...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밤12시 기억난다. 아프리카 지도를 길게 그려놓고 선생님은 손 날을 가로 세로로 세우며 요약해 주셨더랬다. “영국은 종단, 프랑스는 횡단. 영종프횡!” 대륙의 아픈 역사가 단 네 글자로 줄여지는 것을 아연하게 쳐다봤지만 결국 중간고사에서 관련한 문제가 나오자 자동으로 ‘영종프횡`을 되뇌었던 것도 같다. 영국인이 아프리카를 종단하는 3개월간의 생생한 체험이 오늘부터 10주간 방송을 시작한다. ...
“저는 천지애 스타일로 인사 할까요? (콧소리 내며) 안녕하세요.” 지난 19일 MBC 이 끝났다. 하지만 김남주는 여전히 천지애로 살아가는 듯 했다. 지난 20일 김남주와 오지호가 MBC 일산 드림센터에서 드라마로서 보기 드물게 종영 기자 간담회를 가진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을 것이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이 준 흥겨움은 배우와 제작진,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여전한 듯 했다. 드라마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게 행복했다는 두 배우의 유쾌...
윤상현, MBC 종영에 대해 홈페이지에 소감 밝혀. 윤상현은 20일 홈페이지에 “태준과 태봉으로 살아온 3개월 동안 행복하고 즐거웠다. 과 함께 했던 2009년 봄은 지금껏 살아온 37년의 봄 중 가장 행복하고 따뜻한 봄으로 기억할 것이다. 처음엔 생각지도 못한 관심에 가슴이 벅차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로 어리둥절했다. 큰 선물과도 같았던 '태봉이'는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홈페이지 유재석의 대리 도전기로 시작하는 시즌...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두 살 어린 동생이 있다. 그 애는 성격이 좋아 늘 주위에 친구들이 많았고, 인기도 좋았다. 부러운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아마 이런 경험 때문에 크리스의 이야기에 공감이 갔는지 모른다. 최근 시즌 4를 끝으로 종영한 CW의 시트콤 (Everybody Hates Chris)는 잘생기고 키 큰 동생한테 주눅 들고, 부모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여동생한테 협박당하고, 자린고비 아버지와 선생님이나 경찰보...
여기 두 개의 큰 별이 있다. 지성과 용기 자애로움까지 두루 갖춘 달 같은 여왕 선덕과 천하를 호령할 기개로 붉은 에너지를 내뿜는 태양 같은 미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별들이 비로소 빛나게 되는 건 묵묵히 그녀들의 주변을 돌고 있는 이 수 많은 남자들 덕이다. 이들의 존재가 없었다면 제 아무리 강렬한 여성영웅이 등장했다 해도 드라마는 성립될 수 없었고, 역사는 전진하지 못했을 것이다. 의 두 여인을 중심으로 다음 10명의 남자들을 찬찬히 살펴...
별은 첨성대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MBC 창사 48주년 특별기획 의 제작발표회를 위해 지난 5월 14일 고현정부터 유승호까지 부르는 것만으로 숨이 막힐 빛나는 별들이 경주의 하늘 위로 한꺼번에 떠올랐다. 특히 이날은 지난 2009년 1월에 착공한 야외세트의 개장식이 동시에 진행되었다. 선덕여왕 역의 이요원, 천명공주 역의 박예진, 김유신 역의 엄태웅, 진평왕 역의 조민기, 비담 역의 김남길 그리고 김춘추 역의 유승호가 뜨거운 해를...
“쉽게 말해서, '선덕여왕 파'가 '미실 파'를 때려 부수는 이야기예요.” 5월 25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MBC 창사 48주년 특별기획 드라마 의 박상연 작가는 장장 50부작으로 펼쳐질 이 복잡하고 기나긴 드라마를 이렇게 단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신라 천 년의 심장부이자 삼한일통의 허리를 강화했던 시대, 진흥왕에서 시작해 27대 선덕여왕이 최초의 여왕으로 등극하기까지. 이 다단한 역사 속으로 돋보기를 들이대는 은 이제 막 천 년의 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