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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준상│오늘을 비추는 거울 <삼총사>

    “우리 이번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못 지켰잖아요. 아토스를 비롯한 총사들은 고난 끝에 왕을 지켜내는데, 우리는 우리의 왕을 못 지켰으니까 연기하면서도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뮤지컬 (The Three Musketeers) 를 만화 같은 작품이라고만 생각했던 것이 그 순간 아차, 싶어졌다. “ 가 사실은 굉장히 허황된 이야기일수도 있는데, 요즘은 '어쩜 이렇게 현실과 같은가'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지금 이렇게 아무도 서로를 지켜주려 ...

  • 정신 못 차리는 어른들께 양희은 씨를 추천합니다

    지난 번 MBC 에서 춘리 코스프레를 하고 출연한 임예진 씨가 놀림을 당했던 거 기억나시죠? 물론 임예진 씨 놀려먹는 게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그리고 그 복장 자체가 놀림을 유도한 설정이긴 하지만 차차 정도가 너무 심해지더라고요. 그러다 급기야 “다음 주엔 스모 선수 복장으로 나오지 그래요?”라는 소리까지 나오자 양희은 씨가 곁에서 “제가 어울려요, 스모는” 하며 막아주시는 거 보고 '역시!' 했답니다. 그래놓으니 벌떼처럼 깐죽대던 무...

  • 아시아 방송작가 컨퍼런스│<신의 저울>에게 다시 묻고 싶은 2009년

    6월 3일부터 6일까지 국제문화산업교류재단과 서울시의 주최로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제4회 아시아 방송작가 콘퍼런스'는 한중일 및 아시아 6개국 80여 명의 드라마 작가들이 모여 교류하는 자리였다. 각 국가별로 드라마 한 편씩을 선정해 감상한 뒤 자유토론을 갖는 메인 프로그램에서는 일본의 , 중국의 (赵丹) 등이 발표되었으며 한국 드라마로는 지난해 SBS에서 방영되어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극본상과 한국방송작가대상을...

  • 범블비

    남자가 어른이 된다는 건 자기가 번 돈으로 장난감을 살 수 있다는 걸 뜻한다. 하지만 나이에 맞게 대부분의 경우 장난감에 대한 욕망은 핸드폰, 자동차 같은 생활밀착형 상품 방향으로 진화하게 마련이고, 소수의 사람들은 비싸고 마니악한 피규어로 자기만의 컬렉션을 만든다. 어쨌든 어릴 적 그토록 가지고 싶어 했던 변신 로봇에 대한 로망과는 세월의 거리만큼이나 멀어지게 된다. 나 역시 그랬다. 2007년 영화 가 개봉하기 전까지는. 사실 어떤 찬사...

  • 고현정

    고현정 : “지금이 딱 좋은 것 같아요. 결혼도 해봤고, 이혼도 해봤고, 자식도 아들 딸 하나씩 낳은 것도 좋은 것 같고, 현대인의 필수라고 할 수 있는 지병 같은 것도 생겼고. (웃음) 너무 건강한 것보다는 배우에겐 이렇게 골골한 게 멋진 것 같기도 하고. 일도 있고, 친구도 있고, 그리고 이렇게 편하게 뵙고 싶은 분들 만나서 인터뷰도 할 수 있고. 그냥 딱 좋은 것 같은데요. 서른아홉이라는 나이도.” - 와의 인터뷰에서 수많은 일들이...

  • 라이트 형제, 날 설득해줘요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다 문득 공포에 질리는 순간이 있다. 올해도 그랬다. 비행기 탑승 시간은 앞으로 20분. 면세점 쇼핑도 성공적이었다. 고된 출장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발걸음도 예년에 비해 가볍다. 그런데 니스 공항 대기실 창문으로 이륙하는 비행기를 지켜보다가 갑자기 의아해졌다. 도대체 어째서? 어떻게 저따위로 생겨먹은 수십 톤짜리 쇳덩어리가 수백 명의 인간들을 싣고 공중을 열 시간 넘게 떠 있을 수 있는 거지? 이런 의문이 생기는 ...

  • 스피스 레이싱, 슬로우 레이서

    지난 주 '2009년 상반기 엔터테인먼트 결산' 포커스를 내놓은 는 이번 주 '상반기 드라마 결산'을 준비 중입니다. 매주 목요일 저녁엔 늘 한 주의 회의가 있는데, 지난 주 2009년에 방영된 드라마 한편 한편을 곱씹어 보던 끝에 우리는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내뱉었습니다. “ 라니, 이라니 정말 옛날 같다. 요즘엔 인기를 끄는 속도보다 잊혀지는 속도가 더 빠른 것 같아.” 그러게요. MBC 의 첫 회를 보고 가슴 두근거렸던 것도,...

  • 봉준호 감독│“스포일러?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완벽주의자 라거나, '봉테일'이라는 별명으로 오해되고 있지만, 봉준호 감독은 사실 느슨해서 재미있고, 굵직하게 호탕한 사람이다. 칸에서 조우한 송강호가 엄지를 치켜들고 호들갑스럽게 에 대한 반응을 표했다는 이야기를 전할 때, 시사회장에 모신 변희봉이 “봉 감독, 뭐-얼 걱정을 해!”라며 특유의 호탕한 목소리로 어깨를 치던 순간을 흉내 낼 때, 김혜자의 소녀 같은 조근조근한 대화법을 따라 할 때, 마치 그는 배우들의 영혼에 빙의된 소년 마냥 실...

  • 2009년 6월 8일

    EBS 밤 9시 50분 5월 25일부터 방송되었던 5부작 다큐멘터리 '설득의 비밀' 의 4부와 5부가 오늘과 내일 이틀에 걸쳐 방송된다. 교사, 영업사원, 취업준비생 등 다양한 일반인 도전자들은 4부에서 그동안 배웠던 설득의 기술들을 총동원하며 '설득의 꽃'이라 불리는 협상을 배우게 된다. 경매 게임을 통해 협상 현안에 대한 지식, 감정 통제 능력, 승부 근성, 상대의 감정을 꿰뚫는 능력 등 협상의 자질들을 살펴보고 '죄수의 딜레마' 게임...

  • 선우선│슬픔을 이겨내게 했던 음악들

    MBC 은 '재발견의 드라마'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은 세련된 도시여인의 대명사였던 김남주 가 능청스러운 주부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고, 사극 속의 강인한 남자였던 최철호 는 그가 얼마나 코미디에 대한 재능이 많은지 증명했다. MBC 시트콤 에서 궁상맞은 대리의 모습을 보여주던 윤상현 은 불과 몇 개월 만에 그룹 부활의 '네버 엔딩 스토리'를 부르는 재벌 2세로 변신해 우리를 놀래켰다. 그리고, 선우선 이다. ...

  • 2009년 6월 6일

    수퍼액션 토 밤 10시 여름엔 역시 공포물이다. 의 제작보고회나 의 현장공개를 비롯해 각종 공포영화의 개봉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만 극장에 가는 동안 쬐는 햇볕조차 귀찮다면 집에서 차가운 맥주와 함께 소파에 앉아 을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시리즈의 완결편인 과 동명의 공포 액션 게임을 원작으로 한 이 괴물과 벌이는 시원한 액션 활극을 보여준다면 조지 로메로의 는 좀비를 통해 세상의 소수자를 은유하며 단순히 공포물로 분류할 수 없는 ...

  • 뮤지컬 <시카고>│총을 든 밤의 여왕들

    한국에서 선보이는 많은 라이선스 뮤지컬들의 스포트라이트는 언제나 남자배우들의 몫이었다. 이중인격자이거나 살인자이거나 유령이거나. 하지만 이제 오롯한 여자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들은 언론도 남자도 손쉽게 주무르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서는 그 어떤 악역도 마다하지 않는다. 벨마와 록시 두 여인의 이야기를 그리며 2000년 한국초연 이후 여섯 번째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CHICAGO) 의 프레스 리허설이 6월 5일 성남아트센터에서...

  • www.brownbreaks.com

    www.brownbreaks.com 은 놀 줄 아는 DJ Noah, DJ Solegene, DJ Chiman, DJ Conan, DJ Demicat의 온라인 라디오 방송국이다. 각기 홍대와 청담동 등지의 클럽에서 레지던트나 게스트 DJ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이 서브 컬쳐 브랜드 BROWN BREATH 와 함께 만든 일종의 온라인 클럽으로, DJ들의 화려한 플레이를 방 안에서 즐길 수 있다. 5명의 색깔이 확연히 구분되어 골라 듣는 재미가 있...

  • 제11장│하이킥

    하이킥 [명사] 1. 발을 높이 들어 상대를 차는 격투 행위 2. 공중에 높이 발길질하며 심적 괴로움을 깨닫는 동작 인간의 수면은 대부분 90분을 주기로 REM(Rapid Eye Movement)수면과 NREM(non-Rapid Eye Movement)수면이 반복되면서 완성된다. NREM 상태는 1~4 단계로 나뉘며, 그 단계 이후에 REM 상태에 돌입한 인간은 비로소 꿈을 꾸게 된다. 그리고 그 꿈을 통해 자신의 무의식과 만난 인간은 때...

  • <웨스트윙>

    누군가로부터 좋아하는 드라마에 대해 듣는 것 이 내 일이지만 누군가 나에게 '내 인생의 드라마'를 묻는다면 나는 망설일 것 없이 을 택하겠다. 민주당 출신 미국 대통령 제드 바틀렛(마틴 쉰)과 백악관 참모들의 바쁜 일상과 미국 정치의 다양한 단면을 보여주는 이 드라마는 그저 '좋아한다'는 말로는 부족한, 존경을 넘어 질투가 샘솟는 작품이다. 2006년 시즌 7로 완결된 의 주옥같은 에피소드 가운데서도 특히 잊을 수 없는 것은 시즌 2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