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발단은 지난 2일 마카오 아웃도어 퍼포먼스 베뉴에서 진행된 '케이 스파크 인 마카오'(K-SPARK in Macau) 무대였다. 당시 지드래곤이 착용한 티셔츠에 적힌 문구가 문제가 됐다. 해당 의상에는 '로니, 엔 헤일러 네허르 요헨'(RONNY, EEN GEILE NEGER__ JONGEN)이라는 네덜란드어 문장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는 '로니, 섹시한 흑인 소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나, 단어 중 '네허르'는 흑인을 비하하는 모욕적인 의도로 해석되는 인종차별적 용어다.
"셔츠인 모든 글을 번역해 읽어보지 않지 않냐"고 반박하는 이들도 있었다. 지드래곤의 팬들은 "행사에 있었던 사람들 모두 의상에 적힌 글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면서 "디자이너인 베른하르트 빌헬름이 백인임에도 이 단어를 옷에 적은 건 예술적인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소수자를 향한 사회의 편견을 비판적으로 풍자하겠다는 의도"라고 옹호했다.
이에 소속사 측은 "이번 일을 계기로 문화적 감수성과 사전 검토의 중요성을 재차 인지하게 됐다"며 "스타일링을 포함한 내부 점검 절차를 전면적으로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글로벌 팬들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보다 신중하게 임하겠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지드래곤이 K팝 패션을 주도하는 아티스트로서 안일했단 건 부정할 수 없다. 그 옷을 디자인한 베른하르트 빌헬름이 과거부터 꾸준히 논란을 빚어왔다는 점은 패션 애호가라면 아는 유명한 사실이다. X에서 언급됐듯 지드래곤은 이미 약 20년 전 문제가 된 옷을 착용했던 적이 있다. 이 옷이 포함된 베른하르트 빌헬름의 2007년 컬렉션이 공개되자마자 인종차별적이란 이유로 논란이 일었다는 것 역시 당시 화제가 됐다.
2018년 그룹 방탄소년단도 유사한 논란에 휩싸여 일본 음악 방송에 출연하지 못했다. 지민이 원자폭탄이 투하되는 장면이 프린팅된 옷을 입었고, RM이 독일 나치즘의 상징이자 백인인종주의·극우의 상징인 스와스티카(하켄크로이츠)가 그려진 모자를 착용한 적 있다는 게 이유였다. 그룹 트와이스의 채영 역시 2023년 스와스티카가 그려진 옷을 입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과했다.
시대착오적인 실수는 이제 그만 해야 한다. 아티스트 개인과 소속사의 무지가 단순 실수로 용납되기엔 K팝 시장을 지켜보고 있는 눈이 너무 많다. 한국인 입장에선 '실수'인 행동도 글로벌 시장에서 아티스트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힐 만한 일이 될 수 있다. K팝이 세계적인 사랑을 받으면서 아티스트와 소속사 모두 큰 이익을 보고 있는 만큼, 기민한 문화적 감수성을 가지고 조심할 필요가 있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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