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선영이 지난 16일 진행된 뮤지컬 '렘피카'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PL엔터테인먼트
배우 김선영이 지난 16일 진행된 뮤지컬 '렘피카'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PL엔터테인먼트
배우 김선영이 뮤지컬 '렘피카'를 두고 관객들의 호불호가 갈리는 평가에 대해 "복잡하다고 느꼈다면 오히려 성공한 것"이라며 "결국 이 작품은 지금 우리의 모습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영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뮤지컬 '렘피카'와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렘피카'는 러시아 혁명과 세계대전 속에서 자신의 예술적 정체성을 지켜낸 실존 인물 타마라 드 렘피카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생존을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타마라가 예술적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는다.
사진=놀유니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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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초연인 만큼 작품에 대한 연구가 절실했다. 극 중 타마라 드 렘피카 역을 맡은 김선영은 "실존 화가인 만큼 그림과 자료를 먼저 많이 찾아봤다"며 "대본과 음악을 함께 보면서 인물을 만들어가려 했다"고 말했다.

인물을 이해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고 했다. 김선영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제가 본 자료 속 타마라는 생존을 위해 싸우는 사람에 가까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여정이 무대에서는 자칫 '그래서 이 인물이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만 남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타마라가 왜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었는지 설득력을 더하기 위해 조금의 미화도 필요하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그가 본 타마라는 단순한 인물이 아니었다. 김선영은 "타마라를 모순적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는데, 자신의 취향과 예술 세계는 분명하지만 그 마음이 마냥 순수하지만은 않기 때문"이라며 "작품을 팔고 자신을 브랜드화하는 모습을 보면 단순히 예술가의 태도만 가진 인물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 시대를 살아낸 여성으로서 굉장히 복합적인 인물"이라며 "그런 인물을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전하기 위해 지금도 공연을 하면서 계속 찾아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사진=PL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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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타마라와 그의 뮤즈이자 동성 연인 라파엘라의 관계를 중심축으로 삼는다. 이 과정에서 키스신과 베드신, 수위 높은 대사 등이 등장해 일부 관객들 사이에서는 "14세 관람가가 맞느냐"는 반응도 나왔다.

김선영 역시 이런 반응을 의식하고 있었다. 그는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걱정이 있었다"며 "타마라의 동성애적 면모가 깨어나는 순간에는 저 역시 쉽지 않다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다만 "타마라가 라파엘라에게 끌린 이유가 단순한 감정만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라파엘라를 통해 더 많은 그림을 그리고, 그것이 결국 자신의 명성과 생존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관람 수위에 대해서는 "연습 과정에서 조정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도 있었다"면서도 "연출가는 타마라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관객이 그대로 체감하길 원했고, 그래서 지금의 형태로 이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놀유니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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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김선영은 이번 작품이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지점이 의미있다고 봤다. 그는 "요즘은 공연이 답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 관객들이 늘 명확한 답만 원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저 역시 메시지가 분명한 작품을 선호했지만, 이번 '렘피카'를 하면서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도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어 "타마라는 그 시대 여성 화가로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이미지화한 인물"이라며 "어쩌면 지금의 우리도 비슷하지 않나 싶다. 이 작품을 보고 무언가를 분명하게 얻어가기보다, 공감해주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김선영은 작품의 연출적 완성도에 대한 신뢰도 전했다. 그는 "'렘피카'는 인물 자체는 계속 물음표를 남기지만, 끝까지 따라가게 만드는 힘이 있다"며 "역동적인 음악과 조명, 세트가 잘 받쳐주기 때문에 배우로서도 믿음이 간다. 그 덕분에 연기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연습 때보다 작품이 점점 단단해지고 있다"며 "'렘피카'를 잘 완성해내면 이후 다시 이 작품이 무대에 올랐을 때도 좋은 흔적을 남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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