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남인수)는 하이브가 민 전 대표 등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간 계약 해지 확인 소송과 민 전 대표 측이 하이브를 상대로 낸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에 대해 민 전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 하이브는 원고 민희진에게 255억원 상당을 지급하라"라는 선고를 내렸다.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민 전 대표는 풋옵션을 행사해 하이브로부터 약 260억원에 달하는 주식매매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됐다. 풋옵션 대금은 주주간 계약 산정 기준에 따라 어도어의 직전 2개년도 평균 영업이익과 민 전 대표의 지분율을 바탕으로 산출된다.
재판부는 "제출된 카카오톡 대화 내역 등에 의하면 피고 민희진이 어도어에 대한 원고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자신이 어도어를 독립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이하 어도어 독립방안)을 모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피고 민희진이 어도어 독립 방안 모색한 사정만으로 중대한 계약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 민희진 측은 여러 투자자를 통해 독립 방안 모색했지만, 이는 모두 하이브의 동의를 전제로 한다"고 밝혔다.
하이브 측이 제출한 카카오톡 증거에 대해 재판부는 "카카오톡 대화를 보면 민희진 측은 '하이브에 허락받고 3000억원쯤 외부에서 당겨와서 IPO 시킨다'고 하고 있다. 대전제는 원고(하이브)의 동의를 얻어야 함을 가정하고 있다. 원고가 동의하지 않으면 민희진의 독립 방안은 아무 효력이 발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날 재판부는 민 전 대표가 제기했던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의혹'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들은 "중대한 의무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아일릿이 뉴진스를 카피했다는 취지로 개별 구체적 항목보다 '전체적 인상이 유사하다'는 취지여서 단순한 의견이나 가치판단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적시가 전제돼야 그에 따라 진위를 가려 허위사실 유포 등을 판단할 텐데, 사실적시가 아니니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주장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민 전 대표측이 '하이브가 뉴진스의 음반 밀어내기를 권유했다'고 주장한 데에 대해서도 타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밀어내기'를 의심할만한 단서가 있다고 판단된다. 피고 민희진의 문제 제기 이후 하이브는 자체 감사를 통해 음반에 대해 총 반품 가능 조건으로 14만장이 판매된 내역을 확인하고 이런 판매가 재발하지 않도록 규정을 강화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재판부는 "하이브 내부 문건에도 반품할 수 있는 사업 4건을 기재하고 있다. 초동을 부풀려 차트에 혼동을 주는 것은 공정한 행위가 아니라고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이브는 내부 직원의 임의 판단으로 이뤄졌으며 회사 규정이 아니라고 공식 입장을 냈다. 설령 그렇다고 해도 관리책임에서 벗어날 순 없을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 제기는 공공의 이익에 관한 사안에 해당되고 그 내용도 진실이라고 할 것이다. 이 사건 주주간 계약을 해지할 만한 중대한 계약 위반 사안이라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선고 말미 재판부는 "어도어가 1인 회사가 아니므로 주주간 갈등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면서 "사건 초반 문제 제기는 시정촉구 등 내부 이메일로 이뤄졌다. 감사도 이뤄졌고 양측 갈등이 있다가 밖으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한 어도어 측 리스크는 추상적이고 불투명하다. 반면 피고 민희진은 풋옵션 행사가액 256억원을 잃게 되는 상황으로 이에 따른 피고 측 손해는 비교적 중대하다. 그러므로 주주간 계약 해지를 위해선 중대한 위반 사항이 있어야 하는데 추상적 위험 요소만으로는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앞서 이 사건은 2024년 7월 하이브가 민 전 대표의 어도어 사유화 시도와 회사 측 손해 발생을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민 전 대표는 같은 해 8월 대표직에서 해임됐으며 3달 뒤인 11월 사내 이사직 사임과 함께 풋옵션 행사를 통보했다.
하이브는 이번 재판을 통해 민 전 대표가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모색하고 행동에 옮겼다고 주장했다.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내부 문건 등을 근거로 뉴진스 멤버 및 부모를 접촉해 전속계약 해지를 유도한 정황이 명백하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이에 따라 대주주 간 신뢰가 파괴돼 계약 해지가 정당하며 이미 종료된 계약에 근거한 풋옵션 행사 역시 무효라는 논리를 폈다.
반면, 민 전 대표 측은 계약 위반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하이브 측이 사적인 대화를 자의적으로 각색해 지분 탈취나 경영권 찬탈 시나리오를 만들었을 뿐, 실제 투자자 접촉이나 실행 행위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민 전 대표는 세 차례의 기자회견 등을 통해 하이브의 조치가 '레이블 길들이기' 차원의 음해라고 주장했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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