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싱어송라이터인 이민경 기자가 음악인의 시각에서 음악 이야기를 쓰겠습니다. 곡의 숨겨진 의미부터 들리지 않는 비하인드까지 분석합니다.
가수 박재범이 제작한 보이그룹 롱샷(LNGSHOT)이 지난 9월 '가운뎃손가락 욕 논란'을 뮤직비디오 서사로 정면 돌파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데뷔 전 선공개 곡 'Saucin'(쏘씬)을 냈고, 기존 K팝 아이돌의 정형화된 문법을 거부하는 '날것의 힙합'을 추구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20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Saucin' 뮤직비디오는 23일 오후 3시 기준 조회수 176만 회를 기록 중이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너무 멋지다. 박재범 미감 미쳤다", "박재범이 뭘 보여주고 싶었는지 확실하게 느껴진다. 날것의 솔직한 힙합 너무 좋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아이돌 랩은 실력을 떠나서 오글거려서 듣기 힘들었는데 얘네는 그런 게 없어서 좋다"며 이들의 랩 실력을 칭찬했다. 팀 제작 총괄을 맡은 박재범이 래퍼인 만큼 롱샷 멤버들 전체의 랩 실력에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Saucin'은 멤피스 스타일 힙합을 표방했다. 금속성 타악기인 카우벨이 리듬감을 살리고 소리가 찢어지게 들릴 만큼 증폭된 808 베이스로 타격감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래퍼' 박재범이 발탁한 멤버답게 랩의 발음과 발성이 훌륭하고 보컬 역시 전형적인 국내 창법이 아닌 미국 팝 감성이 묻어나는 미성이다.
이 논란은 뮤직비디오 서사의 일부가 됐다. 박재범이 'Saucin'' 뮤직비디오 초반에 직접 등장해 "손가락 논란이 말이 되냐. 아이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냐"라며 분노하는 연기를 우스꽝스럽게 연출한 것. 뮤직비디오 초반 '탐욕스러운 소속사 대표' 분장을 한 박재범은 입 안에 음식물을 가득 문 채로 "너흰 아이돌이야. 연애 금지, 내가 시키는 대로 해. 얼굴부터 잘생기게 고쳐"라고 했다. 이와 동시에 률이 자동차를 끌고 사무실 벽을 부수면서 음악이 시작됐다.
이는 단순한 화제성 노리기를 넘어 "K팝 아티스트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걸 비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이돌로서 활동하지만, 기존의 도덕적·형식적 기준에는 얽매이지 않겠다는 팀의 지향점을 분명히 드러낸 대목이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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