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블랙핑크 로제, 가수 아이유/사진=텐아시아 사진DB
그룹 블랙핑크 로제, 가수 아이유/사진=텐아시아 사진DB
'짝퉁 로제·아이유', 진짜 어디 가고 가짜가 판치네…"K팝 IP 도둑질 이제 그만" [TEN스타필드]
《이민경의 사이렌》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연예 산업에 사이렌을 울리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문제를 지적하고, 연예계를 둘러싼 위협과 변화를 알리겠습니다.


단순한 '닮은꼴'을 넘어 아티스트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K팝 짝퉁'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닮은 얼굴, 딥페이크 기술 등으로 대중에게 혼란을 주고 아티스트의 가치를 훼손하는 상업적 도용 행태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사진=온라인 플랫폼 X 갈무리
사진=온라인 플랫폼 X 갈무리
사진=온라인 플랫폼 X 갈무리
사진=온라인 플랫폼 X 갈무리
최근 중국 청두에서 열린 블랙핑크 로제의 공식 팝업스토어 행사에 '로제 닮은꼴' 인플루언서 데이지가 초청돼 논란이 일었다. 행사 주인공은 로제였지만, 현지 진행자는 데이지를 주인공인 것처럼 소개했다.

이날 데이지는 로제의 팬과 사진을 찍고 즉석 사인회까지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현장에 있던 이들에 혼란을 주고 불쾌감을 야기했단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아티스트 이미지에 기댄 명백한 무임승차"라는 지적도 있었다. 그가 "쇼핑몰 초청에 따랐을 뿐 금전적 대가는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부정적 시선은 여전하다.
중국 인플루언서 링다일, 그룹 엑소 출신 루한/사진=링다일 더우인, 루한 SNS
중국 인플루언서 링다일, 그룹 엑소 출신 루한/사진=링다일 더우인, 루한 SNS
그룹 전체를 표절해 상업 활동을 시도한 일도 있었다. 2022년 중국 그룹 '이소'(ESO)가 엑소(EXO)의 팀명과 스타일링을 모방해 논란이 됐다. 엑소 출신 루한의 닮은꼴은 '루하', 마찬가지로 엑소 전 멤버인 황쯔타오의 닮은꼴은 '황쯔청'이라는 활동명을 지었다. 또 엑소 레이(장이씽)을 따라한 멤버에겐 '장이씨'라는 이름을 붙였다. 실제 멤버의 이름과 발음을 미세하게 비튼 셈이다.

거센 비판 여론 때문에 그룹은 2022년 활동을 중단했지만, 엑소 멤버를 흉내 내는 활동은 멤버 개인 차원에서 지속됐다. 지난해 '진짜' 루한이 직접 문제를 지적했다. 루한은 취중 라이브 방송에서 팬들의 "진짜 루한이냐"는 의심에 불만을 표시하며 자신을 따라 하는 인플루언서를 언급했다. 그러자 ESO 멤버 루하로 활동했던 링다일(凌达乐)이 이날 방송에 등장해 한화 1300만원 상당의 고액 선물을 보내 화제가 됐다. 누리꾼들은 "모방세를 낸 것 아니냐"라며 조소 섞인 반응을 보였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인공지능을 활용해 만든 '디지털 짝퉁'도 문제다. 한 중국 여성이 기술로 가수 아이유의 이목구비를 복제해 숏폼 플랫폼 틱톡,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Douyin) 등에서 뷰티 크레이터로 활동했다. 그는 아이유와 똑 닮은 외모로 '차이유'(차이나+아이유)라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방송 중 순간 얼굴을 가리던 필터가 풀리면서 AI로 덧씌워진 얼굴이란 사실이 알려져 뭇매를 맞았다.
사진=미국 배우 애드리언 브로디(Adrien Brody) SNS
사진=미국 배우 애드리언 브로디(Adrien Brody) SNS
과거 국내 유명인을 사칭해 외신을 속인 일도 있었다. 2013년 프랑스 칸 영화제 당시, 싸이와 똑같이 꾸민 '가짜 싸이'가 VIP 파티에 참석해 고가의 술을 마시는 등 사기 행각을 벌였다. 나오미 해리스 등 할리우드 스타들도 속아 인증샷을 남겼을 정도다. 실제 싸이는 SNS를 통해 자신이 싱가포르에 있음을 알리면서 유쾌하게 상황을 넘겼다.

'유명인 닮은꼴' 활동은 과거 패러디나 팬심의 영역이었지만, 오늘날엔 실제 아티스트의 고유성을 활용해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기에 이르렀다. 대중에게 혼란을 주고 K팝 아티스트의 지식재산권(IP)까지 침해하고 있단 의미다.
사진=미국의 틱톡 스타 페이지 니먼(Paige Niemann) SNS
사진=미국의 틱톡 스타 페이지 니먼(Paige Niemann) SNS
할리우드 스타들은 선을 넘은 '짝퉁'의 횡포로 더 큰 고충을 겪고 있다. 아티스트의 이미지를 활용해 대중 인기를 얻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이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가 대표적인 피해 사례다. 미국의 틱톡 스타 페이지 니먼(Paige Niemann)은 아리아나 그란데의 도플갱어로 활동하며 100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모았다. 단순한 외형 코스프레를 넘어 아리아나 그란데의 과거 드라마 캐릭터(캣 발렌타인) 대사를 립싱크하거나, 최근 개봉한 영화 '위키드'(Wicked) 시리즈 속 스타일링까지 따라 하며 실제 아리아나 그란데인 것처럼 행동했다. 아리아나 그란데 본인조차 과거 "내 캐릭터 대사를 따라 하는 모습이 기이하다(bizarre)"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페이지 니먼은 아리아나 그란데를 향한 팬심을 넘어서 그의 명성을 악용해 금전적 이득을 보고자 해 더 큰 비판을 받았다. 아리아나 그란데를 연상시키는 모습 그대로 성인용 유료 플랫폼 '온리팬스(OnlyFans)' 계정을 개설해 수익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팬들은 "아티스트의 이미지를 성적으로 소비하고 도용해 돈을 버는 행위"라며 거세게 비난했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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