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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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상사'의 이준호, 김민하가 열연을 펼치며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다.

tvN 드라마 '태풍상사'가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회 시청률은 수도권 가구 평균 9.6%, 최고 10.9%로 자체 최고를 경신, 지상파 포함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K-콘텐츠 경쟁력 전문 분석 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펀덱스(FUNdex)가 발표한 11월 1주 차 TV-OTT 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를 차지, 3주 연속 정상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또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발표한 2025년 11월 드라마 브랜드평판에서도 1위를 기록, 시청률, 화제성, 평판 모두 정상에 오르며 저력을 입증했다. 이 같은 흥행 열기는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TV(비영어권) 부문에 4주 연속 진입으로까지 이어지며, 국내를 넘어 해외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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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같은 상승세의 중심에는 위기 돌파 듀오 강태풍(이준호 분)과 오미선(김민하 분)의 맹활약이 있었다. 태풍의 번뜩이는 통찰력과 미선의 논리적인 실행력이 만나 시너지를 발휘, IMF 한파 속에서도 길을 뚫고 있는 것.

대방섬유는 아버지 강진영(성동일 분)이 숨을 거두기 전, 마지막으로 계약한 대량 오더였다. 무리해서 자금을 끌어모아 선결제로 이탈리아에서 원단을 수입했지만 대방섬유는 IMF로 부도를 맞아 물건만 받고 대금을 떼먹으려 했다. 하지만 납품 현장에 들러 주변을 살펴보던 태풍은 30년이 넘었다는 대방섬유 사무실이 이상하게 깨끗하고 전화선이 뽑혀 있는 것을 보고 이상 기류를 감지했다. 시대를 읽는 눈으로 위기를 포착한 태풍은 화물 트럭 앞에 드러누워 납품을 막았고, 덕분에 태풍상사는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

태풍은 사채업자 류희규(이재균 분)에게 돈을 빌린 박윤철(진선규 분)의 빚을 대신 갚기 위해 7천 개를 1억으로 팔아 돌려주겠다는 차용증에 손도장을 찍었다. 쇠꼬챙이도 뚫지 못하고, 화염에도 끄떡없는 과학적 제품인 안전화에 태풍은 자신이 있었다. 내수보다 더 어려운 게 수출인 상황 속에서 태풍이 찾아낸 돌파구는 바로 영상 비디오. "영상을 보며 사는 세상이 꼭 온다"고 내다본 그는 직접 유리 위를 뛰고 걷는 영상을 제작해 홍보물을 만들었다.

미선은 틈날 때마다 영어 사전을 들여다보고, 영어 회화를 들으며 갈고 닦아온 외국어 실력을 발휘했다. 영상을 보고 관심을 보인 외국 회사 직원들 앞에서 유창한 영어로 피칭하며 슈박의 우수성을 설명했다. 그렇게 태풍의 영상 마케팅과 미선의 영어 피칭이 만나 태풍상사는 생애 첫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표상선이 태풍상사를 해운사 블랙리스트에 올려 배송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지만, 태풍과 미선은 원양어선 이매진호에 눈을 돌려 출항에 성공, 연대의 힘으로 1억을 벌어 류희규에게 되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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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출장에서는 고마진(이창훈 분)이 세관 직원에게 점심 한 끼 하라며 건넨 50달러가 1만 달러 뇌물 사건으로 번지며 위기를 맞았다. 세관 직원은 퇴근 후 1만 달러를 받았다고 증언했고, 마진은 유치장에 갇혔다. 재판은 이튿날 오전 11시, 헬멧 폐기는 오후 4시. 48시간 안에 모든 것을 해결해야 했다. 그때 미선은 그날 촬영한 사진 필름을 떠올렸다. "기록은 기억보다 선명하다"는 강진영의 말을 실천해 온 그녀는 마진이 50달러를 건네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카메라에 담아뒀다.

태풍과 미선은 밤새 사진관을 찾아 헤맸고, 간신히 주인을 설득해 사진을 인화했다. 이후 미선이 사진을 들고 법정으로 달려가던 도중에 행인과 부딪혀 강물에 모두 떨어뜨리면서 필름만이 남게 됐지만, 태풍이 또다시 기지를 발휘했다. 재판장의 불을 끈 뒤 손전등으로 필름을 비춰 벽에 투사한 것. 날짜와 항구 속 마진, 그리고 태양이 떠 있는 장면이 순차적으로 드러나며 저녁이 아닌 대낮에 50달러가 건네졌음이 명확해졌다.

이처럼 위기 돌파 듀오는 서로의 장점을 살려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태풍의 번뜩이는 통찰력과 선제적 판단, 미선의 치밀한 기록과 논리력이 만나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다.

'태풍상사'는 매주 토, 일 오후 9시 10분에 방송된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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