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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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중후해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면서 교복을 좀 더 입으면 안 되나?, 입을 수 있는 걸까? 싶더라고요(웃음). 청춘물의 대본을 보면서 염치없지만 고민하게 돼요."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착한 여자 부세미'(이하 '부세미') 종영 인터뷰에서 1991년생 진영이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11년 아이돌 그룹 B1A4로 데뷔해 현재는 배우로서 작품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진영은 올해 2월 개봉한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에서 고등학생 역할을 맡아 트와이스 다현과 로맨스 호흡을 맞췄다. 이어 9월 말 방송된 드라마 '부세미'를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아빠 역할에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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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은 극 중 무창에서 딸기 농사를 지으며 아들을 홀로 키우는 싱글대디로, 새로 부임한 완벽한 스펙의 교사 '부세미'를 마을에서 유일하게 경계하는 인물을 연기했다.

'부세미'는 흙수저 경호원 김영란(전여빈)이 시한부 재벌 회장 가성호(문성근)와 계약 결혼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로맨스 드라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이어 ENA 역대 시청률 2위인 전국 7.1%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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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역을 맡은 것에 관해 진영은 "큰 도전이었다. 바로 전작에서 교복을 입었다 보니 갭이 컸다. 해본 적 없는 역할인 만큼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먼저 들었다. 그러다가 대본을 읽다 보니 오히려 반전인 이미지를 낼 수 있겠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아빠 이미지는 아니다 보니, 오히려 지금 이미지에서 이런 역할을 맡았을 때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않을까 흥미가 생겼다.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너무 어려웠어요. 전 연기할 때 경험을 인용해 녹여내거든요. 그런데 싱글대디는 아예 경험이 전무하잖아요. 평소 아이를 좋아하긴 하지만, 삼촌처럼 좋아하는 거지 그게 부성애는 아니었어요. 그래서 고민이 컸고 아이와 친해지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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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도를 묻는 말에 진영은 "아직 멀었다. 이런 역할이 있으면 더 깊게 생각해서 또 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점수로는 "60~65점"을 매겼다. 그러면서 "내 모든 게 부족해 보이고 어색해 보이지만, 그런데도 내가 이 작품을 통해 새롭게 느끼고 배운 게 많다. 그래서 아쉬운 부분이 많음에도 후회하지 않고 감사하다"고 미소 지었다.

데뷔 15년 차를 맞은 진영은 연기관이 바뀌었다고도 고백했다. 그는 "예전엔 훌륭한 선배님들을 보면서 '저런 배우가 되고 싶다', '연기를 너무 잘하고 싶다' 이런 마음이 컸는데, 지금은 그건 너무 당연한 거라 생각하고, 작품에서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인물의 일상을 살아가는 거다. 대사가 아닌, 대화를 하는 것처럼 시청자들에게 느끼게 하는 거다. 그래서 연기에 최대한 힘을 빼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청춘물 반, 성인 역할 반 대본이 들어온다는 진영은 "세월이 지나면서 작품 선택이 더욱 어렵다. 세고 멋진 캐릭터를 하고 싶다가도 어린 역할을 할 수 있을 때 더 하는 게 좋은 건가 싶다. 지금 부딪히는 단계이며 열려 있다"고 웃어 보였다. 그는 "의외의 역할 대본도 많이 들어온다. '이런 게 들어왔어?' 싶은 정도로 새로운 역할에 제안을 주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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