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싱어송라이터인 이민경 기자가 음악인의 시각에서 음악 이야기를 쓰겠습니다. 곡의 숨겨진 의미부터 들리지 않는 비하인드까지 분석합니다.
그룹 아이들의 미연이 내달 3일 솔로 컴백을 앞두고 선공개한 곡 'Reno (Feat. Colde)'(레노)에서 밝고 청량한 이미지를 벗어던졌다. 그간 보여온 모습과 180도 달라진 것이다. 그는 이 곡에서 서부 개척 시대 감성을 자극하는 웨스턴(Western) 스타일 음악을 K팝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다양한 방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 업계 호평을 얻고 있다.
뮤직비디오 앞부분에서도 미연은 자신이 사랑하는 남성을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곤 행복에 젖은 미소를 보이는 사이코패스적 연기를 한다. 그간 자신의 이미지였던 순수함·청순함 대신 반사회적인 퇴폐미를 보여준다.
네티즌은 유튜브 뮤직비디오 댓글에서 "원래 이런 느낌은 민니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미연도 정말 잘 어울린다", "미연의 새롭고 놀라운 모습을 봐서 좋았다"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남겼다.
'Crescent City Blues'를 오마주한 곡은 이전에도 있었다. 1950년대 전설적인 미국 가수 Johnny Cash(조니 캐시)가 1955년 발표한 'Folsom Prison Blues'(폴섬 프리즌 블루스)가 대표적이다. 이 곡은 당시 큰 인기를 끌었다. 고든 젠킨스가 바깥세상을 누리는 남성을 부러워하는 소외된 여성 화자의 시선에서 곡을 썼다면, 조니 캐시는 여성 화자를 죄수로 둔갑시켜 또 다른 사회적 소수자의 입장을 대변했다. 조니 캐시는 무의미한 살인을 저지르고 감옥에 갇힌 채 후회하는 죄수의 심정을 노래했다.
미연은 곡 초반 내레이션에서 'Folsom Prison Blues'의 가사 "I hear the train a-comin'
"(기차가 오는 소리를 듣는다)를 그대로 읊는다. 바로 그다음 가사에서 미연은 "끊임없이 내리쬐는 햇빛이 따가워 싫다, 기차 소리도 듣기 싫어 귀를 막는다"고 한탄한다. 곡 전반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해석하면 남자를 죽임으로써 미연의 내면에선 영원한 사랑이 완성됐다. 햇빛, 기차 소리 등 외부의 자극은 마주하고 싶지 않은 고통이다.
이는 조니 캐시가 "보이지 않는 햇빛이 그립다, 저 기차가 나를 감옥에서 벗어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노래한 것과 상반된다. 조니 캐시는 감옥 안에서 자신은 누릴 수 없는 바깥세상을 그리워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 곡에 대해 "다양한 장르가 섞여 모호한 느낌을 주는 곡이 됐다"며 "미연의 보컬 스타일과 캐릭터에 맞는 완성도 높은 곡"이라고 평가했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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