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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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훈련사 강형욱이 솔루션에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트라우마견을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앞서 그는 지난해 훈련소 직원들의 갑질 폭로와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피소됐으나, 올해 2월 경찰로부터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을 받았다.

지난 21일 방송된 채널A 예능 '개와 늑대의 시간' 11회에서는 통제 불능 행동으로 가족을 괴롭혔던 늑대 1호 악귀견의 솔루션 결과와, 애니멀 호더 손에서 자란 늑대 2호 천안 트라우마견의 가슴 아픈 사연이 전파를 탔다.

먼저 늑대 1호 광주 악귀견은 강형욱의 방문 솔루션을 통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강형욱은 "나도 아이에게 훈육을 맡기지 않는다"라며 반려견 훈육은 어른의 책임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식탁 위로 뛰어오르고 입질을 시도하던 악귀견에게 별다른 제지가 없던 상황. 강형욱은 "가정교육은 명령이 아닌 습관으로 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규칙을 세워줬다.
사진='개와 늑대의 시간' 캡처
사진='개와 늑대의 시간' 캡처
총 5단계의 켄넬 교육을 통해 기다림을 배우기 시작한 악귀견은 놀라운 속도로 변화했다. 솔루션이 끝난 후, 이제는 가족이 식사하는 동안 얌전히 자리를 지킨다는 기쁜 소식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악귀견이 드디어 악귀 꼬리표를 떼고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가고 있었다.

이어 등장한 늑대 2호 천안 트라우마견은 120여 마리의 개들과 함께 애니멀 호더의 집에 갇혀 살았다. 폭언과 폭력이 난무하던 그곳에서 다른 개들의 처참한 죽음을 지켜봐야 했다. 기적처럼 구조돼 세 번의 임시 보호를 거쳐 지금의 가족을 만났지만, 끔찍했던 과거의 기억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트라우마견은 보호자가 자리를 비우면 망부석처럼 굳어버리거나, 불안에 떨며 숨을 곳을 찾아 집안을 헤집었다. 그러다 전자레인지에 발톱이 끼인 채 40분간 매달려 있던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발톱이 통째로 뽑힌 끔찍한 사고에 모두가 말을 잃었다.
사진='개와 늑대의 시간' 캡처
사진='개와 늑대의 시간' 캡처
불안은 트라우마견만의 것이 아니었다. 엄마 보호자 역시 먼저 떠나보낸 반려견처럼 트라우마견을 잃을까 두려워 극도의 걱정에 시달렸다. 강형욱은 "보호자에게도 분리불안이 생겼다"라며 보호자와 반려견 모두에게 마음 치유가 필요한 상황임을 강조했다.

강형욱은 깊은 고민 끝에 거리두기 솔루션을 제시했다. 그는 "보이지 않아도 존재한다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라며 방문을 닫고 10초 뒤 다시 들어오는 간단한 훈련부터 반복했다. 보호자와 떨어져도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떨어져 있어도 함께 있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핵심이었다.

솔루션은 느리지만 차분히 이어졌다. 중간중간 무기력증을 보이는 트라우마견에게는 보호자의 단호한 태도와 인내심이 필요했다. 그러나 계속된 훈련에도 불구하고 트라우마견은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결국 강형욱은 또 한 번 한숨을 내쉬었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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