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세계의 주인' 주인공인 신예 서수빈을 만났다.
'세계의 주인'은 열여덟 여고생 이주인(서수빈 분)이 전교생이 참여한 '아동 성범죄자 출소 반대 서명운동'을 홀로 거부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데뷔작 개봉을 앞둔 서수빈은 "주변 친구들에게 많이 축하받고 있다. 학교에서 졸업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데, 같이 준비하는 친구들이 케이크도 해줬다. 따뜻한 응원을 받았다. 부모님도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아서 효도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 속 모습보다 좀 더 살이 빠진 서수빈은 "촬영 끝나고 집에 계속 있어서 살이 더 쪘다가 개봉할 땐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 운동과 식단을 했다. 한 5kg 정도 빠졌다"며 웃었다.
서수빈은 원래 윤가은 감독의 팬이라고. 서수빈은 울산 출신인데, 울산에 독립영화관이 없어 부산으로 독립영화를 보러 갔다가 윤가은 감독의 '우리집'을 관람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2019년 9월, 부산에 가서 새로운 경험을 했다. 독립영화라는 새로운 세계를 마주했다. 이런 일을 하는 직업이라면 '나 하고 싶다'는 확신을 갖게 된 계기였다"며 "집에 와서도 그 영화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감독님에 대해서도 계속 검색해봤다"고 전했다.
2년 전 서수빈은 지금의 소속사에 들어가게 됐다고. 그는 "2년 정도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데, 다 떨어지는 거다. 힘든 시간을 보냈다"면서도 "저는 경력이 없다 보니, 내가 감독이나 제작자라도 (경력 없는 배우를) 믿을 수 없겠더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다 오디션에 합격한 작품이 바로 윤가은 감독 신작 '세계의 주인'이었다. 회사를 통해 합격 소식을 들은 서수빈은 "통화 끊자마자 옆에 있던 친구에게 윤가은 감독님 신작이 나온다고 기뻐했다"며 오디션 합격 소식보다 윤가은 감독 신작 소식을 먼저 전했다고 한다.
서수빈은 대본을 받으러 윤 감독을 만나러 가던 날을 회상했다. 그는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준다며 사무실로 불렀는데, 사무실에 가는 날까지도 '왜 내가 가는지' 모르겠더라. '잘못한 게 있어서 혼날 게 있나' 싶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갔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집에 가서 시나리오를 읽고 문자를 남겨달라고 요청했다는 윤 감독. 서수빈은 "읽고 나서 감정이 소용돌이 쳐서 울었다. 메시지를 보내야 하는데, 어떤 말로도 전달이 안 될 것 같더라. 그래서 눈물 흘리는 내 모습을 찍어 보냈더니, 감독님이 눈물셀카는 오랜만이라더라"며 웃었다.
혼자 방에서 소리 지르며 캐스팅 확정에 좋아했다는 서수빈. 하지만 기쁨도 잠시, 자신이 표현해야 할 캐릭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실감하곤 "큰일났단 생각밖에 안 들더라. 그땐 시나리오가 마냥 재밌지 않았다. 해야하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세계의 주인'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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