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7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618회에서는 기안84가 그림 작업 중 찾아온 슬럼프와 일상 속 스트레스를 털어놓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기안84는 "아휴 짜증나", "더럽게 안 그려지네", "그림을 개X으로 그리고 자빠졌네"라며 거친 말을 내뱉으며 등장했다. 그는 "작업을 계속 해보는데 집중력이 떨어진 건지 몰입이 안 되는 건지 모르겠다. 일주일에 3일 정도는 그림을 그리는데, 마음에 드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조금 미궁에 빠진 기분"이라고 현재 상태를 밝혔다.
기안84는 네 달 동안 그린 그림을 결국 흰 물감으로 덮으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전현무가 "새 캔버스에 그리고 영감 받으면 덧칠하면 되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그리다 너무 짜증 났다. 전시 끝난 지 1년 반이 지났는데 아직 마음에 드는 게 없다"고 털어놨다.
답답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기안84는 작업실을 떠나 미술용품점에서 석고상을 구입했다. 이어 하남의 김충재 작업실을 찾아 1년 반 만에 재회했다. 그는 "그림 그리다 스트레스받으니까 자연스럽게 충재가 보고 싶더라"며 친구를 찾아온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러닝에 대한 고민도 언급했다. 9월 한 달 동안 240㎞를 달렸다는 기안84는 "달리기 하면 활기차지고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난 너무 피곤해서 일을 못 하겠다"고 솔직히 말했다. "작년 전시 이후 1년 반 동안 20점도 못 그렸다"며 작업량에 대한 부담도 털어놨다.

침착맨은 "그럼 달리기를 삶에서 내보내라"고 조언했지만, 기안84는 "달리기는 안 된다. 지금 본업이다. 내일도 35㎞를 뛸 거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를 들은 무지개 회원들은 "35㎞면 하프 넘는 거리다", "그거 뛰고 그림을 어떻게 그리냐", "붓 들 힘도 없겠다"고 걱정했다.
침착맨은 포기하지 못하는 친구에게 색다른 제안을 내놨다. 그는 "너의 기상천외한 행동을 미술에 접목해 행위 예술을 해라. 발바닥에 물감 바르고 뛰면 그게 예술이다. 왜 붓과 발을 따로 쓰냐. 같이 쓰면 된다"고 제안했고, 현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기안84는 "조언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처음 웹툰 시작할 땐 아침에 눈 뜨는 게 설렜다. '오늘은 이런 얘기를 해야지' 하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오래 하다 보니 힘들더라. 지금 그림도 비슷하다. 내 마음에 안 들고, 힘들어지는 게 똑같다. 그래도 그림 그리는 사람들 만나서 얘기하다 보면 머릿속이 단순해지고 결국 그렇게 푼다"고 속내를 전했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