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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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는 K팝이 대세라던데…'우리들의 발라드'가 잘 되는 이유 [TEN스타필드]
≪최지예의 에필로그≫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곳곳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객관적이고 예리하게 짚어냅니다. 당신이 놓쳤던 '한 끗'을 기자의 시각으로 정밀하게 분석합니다.

K팝 아이돌이 세계 무대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 음악 소비 지형은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팬덤 중심의 아이돌 음악이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반면, 국내 리스너들은 '귀로 듣는 음악'을 즐긴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같은 흐름을 정확히 읽고 기획된 프로그램이 바로 SBS 오디션 프로그램 '우리들의 발라드'다.

'우리들의 발라드'(이하 '우발')는 제목 그대로 발라드라는 장르에 집중한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기존에 트로트가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정서를 자극하며 열풍을 일으켰다면, '우발'은 그보다 한 세대 아래인 40~50대 중장년층의 취향을 정조준했다. 이 세대는 1980~90년대 한국 발라드 전성기를 통과한 음악적 주 소비층으로, 여전히 감성적이고 듣기 편한 음악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국내 주요 음원 차트의 움직임을 보면 이러한 흐름은 분명하게 포착된다. 멜론 등 국내 음원 플랫폼에서는 신곡 유입이 정체되고 있으며, 일시적인 화제성보다는 오래도록 듣기 좋은 음악들이 차트 상위권에 머무르는 경향이 강하다. 10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내 리스너들이 발라드를 선호하면서, 아이돌 중심의 K팝은 차트에서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아이돌 그룹의 K팝은 팬덤의 적극적인 소비로 주목받지만, 발라드는 폭넓은 연령층에서 지속적인 스트리밍과 감상을 유도하고 있다.

이런 소비 패턴을 정밀하게 반영한 것이 '우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발'의 차별점은 옛 노래를 새 얼굴이 부른다는 점에 있다. 과거 히트곡을 재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젊은 참가자들이 발라드 곡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하면서 신선함을 불어넣고 있다. 이는 발라드를 기억하는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MZ세대에게는 감성적이고 참신한 음악 경험을 제공하면서 세대 간의 감성을 연결하는 역할도 한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콘텐츠 기획에 힘입어 최근 4화 시청률이 6%대를 기록했다. 화제성과 더불어 시청률도 따라오고 있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K팝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국내 음악팬들이 선택하는 음악은 여전히 듣기 좋은 멜로디의 발라드가 많다. '우리들의 발라드'는 그 흐름을 정확히 짚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이 안정적인 시청률과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스타 참가자가 없는 것은 아쉬움이다. 다만, 아직 프로그램이 4회를 막 마친 만큼 향후 스타 참가자를 배출할 가능성도 있다.

'우발'은 국내 음악 팬들의 실제 소비 패턴과 정서를 고려한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평가 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화려한 무대보다 귀에 감기는 음악, 자극적인 퍼포먼스보다 진정성 있는 감성에 반응하는 국내 리스너들의 취향을 짚어낸 것이 주요했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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