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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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생겨서 얻은 인기는 오래 가지 않아요. '무기' 하나 가지고 오래 갈 수 있을까? 이런 모습으로 대중들, 팬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했죠."

디즈니+ 사극 시리즈 '탁류' 종영을 앞두고 만난 로운은 그간의 '귀공자' 이미지와는 정반대인 왈패 캐릭터를 연기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탁류'는 조선의 돈과 물자가 모여드는 경강(한강)에서 자기 운명을 개척하는 사람들의 얘기다. 입대 직전인 로운은 '탁류'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연기 변신 호평에 그는 "뿌듯하다. 몇 번씩 (호평을) 찾아본다. 하루에도 몇 번씩 로운 이름도 검색해본다"며 행복해했다.

"지금까지 했던 것과 다른 분위기 캐릭터라 어떻게 봐주실지 많이 걱정했어요. 하지만 제가 해보고 싶은 이미지였죠. '이런 모습도 좋게 봐주시는구나. 군대 갔다 와서 할 수 있는 역할의 범주가 넓어지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액션 잘한다', '대사가 없는데 눈빛으로 설명이 된다' 등의 반응이 특히 기분 좋았어요. 다 감독님 덕분이라고 제가 댓글을 달고 싶더라고요. 하하하."
'탁류' 스틸. / 사진제공=디즈니+
'탁류' 스틸. / 사진제공=디즈니+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한 로운은 '탁류'를 통해 연기 갈증도 크게 해소했다고. 연출을 맡은 추창민 감독과는 자신의 인생 굴곡 등 인간적인 대화도 많이 나누며 캐릭터를 만들어갔다고 한다.

"감독님과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감독님이 제게 '생각보다 너 되게 외로운 사람이구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부분을 (연기로) 꺼냈으면 좋겠다고 하셨죠. 이번에 시율을 연기하면서 뭔가 해소했어요. 어떨 때는 자유로워지는 느낌도 받았죠. 촬영 끝날 때마다 '탁류 맛있다'고 외쳤어요. 28살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연기를 매일 다 쏟아냈어요. 으아! 정말 후련했어요. 감독님과 나눈 얘기는 제 내면에 '무기'로 갖고 있으면서 다양한 표현으로 승화시키고 싶어요. 제 외로움과 인물의 감정이 맞닿았을 때 후련해지는 것 같아요."

우여곡절 많은 캐릭터인 까닭에 드라마 전개 내내 로운은 남루한 차림이다.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하면서 뜻밖의 노출도 하게 됐다. 로운은 "내가 팬티 광고를 찍었잖나. (그때 경험을 살려) 체지방을 엄청 뺐다. 길냥이 느낌이 나는 몸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갖춰진 느낌이 아니라 야생의 느낌이 났으면 좋겠더라"며 웃었다.

"감독님한테 몸 만든다고 하며 (근육질 모습을) 보여드렸더니 감독님이 '어울리지 않게 너무 예쁘다'고 하더라고요. 식스팩이 딱 있는 몸은 (시율 캐릭터로서는) 현실성이 없다는 의미였죠. 그래서 '감사합니다~'고 하고 햄버거 2개 먹었어요. 하하."
배우 로운 /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배우 로운 /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로운은 이번 작품으로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연기를 진지하게 하고 있다. 연기를 좋아한다. 하는 것도, 보는 것도 좋다"며 "정말 좋은 배우가 될 수 있겠다는 자신감,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겠단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로운의 입대일은 오는 27일. 그는 "군대는 상명하복을 하는 곳이지 않나. 사회에선 내가 책임질 게 많은데, 군대에선 하라는 거 하고, 하지 말라는 거 안 하면 초코파이 주니까 오히려 편하지 않을까. 내 몸과 영혼을 디톡스하는 시간이 될 것 같다"며 긍정 에너지를 내뿜었다. 앞서 로운은 건강상의 이유로 재검을 받으면서 한 차례 현역 입대가 미뤄진 적이 있다.

"군대가 한 번 미뤄졌는데, 그래서 이미 그 전에 할 걸 다 해 놨어요. 사람들도 다 만났고 친구들 만나 술도 다 마셨고, 엄마, 아빠와 여행도 갔다 왔고…. 부산영화제 참석을 비롯해 '탁류' 홍보 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었고요. 이것도 다 축복이죠. 심지어 머리 미는 화보도 찍었어요. 다 했는데 안 가니 좀 민망했어요. 이제는 가고 싶어요. 하하. 한편으로는 가지도 않았는데 제대 날을 생각하고 있어요. 빨리 갔다 와서 일하고 싶어요."
배우 로운 /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배우 로운 /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로운은 1996년생으로, 제대 후엔 30대가 된다. 30대 배우로서 기대되는 자기 모습이 있냐는 물음에 로운은 "너무 섹시할 것 같다. 너무 기대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앞으로도 기대된다. 40대도 기대되고 50대도 기대된다"며 "좀 더 내려놓으면서 많은 걸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탁류'를 통해 연기자로서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 로운. 제대 후 도전하고 싶은 장르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개인적 욕심으로는 교복을 다시 한번 입고 싶어요. 하하. 관리만 잘하면 됩니다! 클렌징폼 20개 사 갈 거고, 이미 선크림도 두 통 사놨어요. 머리를 짧게 자르니까 좀 젊어 보인다는 소리도 들었고요. 제가 최근에 신분증 검사만 3번 했어요. 하하. 장난 섞인 욕심이지만 아예 마음이 없진 않아요."

제대 예정일은 2027년 4월 26일. 제대 후 예상되는 변화에 대해서는 "내가 좋아하는 심리학자가 그런 얘길 했다. 심리학적 측면에서 나이가 드는 기준은 '물음표가 없어지는 순간'이라더라. 나는 '눈동자는 거짓말을 못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 눈동자가) 맑다고 생각한다. 모든 게 신기하고 재밌다. 군대 갔다 와서도 이런 시야로 세상을 바라볼 거 같아서 똑같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마지막으로 로운은 팬들에게 "군대 가서 적응 잘할 거고 멋지게 복무하고 올 테니 걱정 말고 다녀온 내 모습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또한 "OTT에 제 작품 많이 있다. 1년 6개월 동안 꾸준히 찾아봐 주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하며 "충성!"이라고 외쳤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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