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킹콩 by 스타쉽이 소속 배우 이동욱의 사생활 침해 피해를 호소했다. 소속사는 이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최근 아티스트의 비공식 스케줄 및 거주지, 사적 공간을 무단으로 방문하거나, 접촉을 시도하고 부적절한 내용의 편지를 남기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생팬에 대해 "해외 스케줄 및 개인 일정을 포함한 출입국 과정에서 부당한 방법으로 항공편 정보를 취득하거나, 아티스트와 동일한 항공편을 이용해 기내에서 접근한다"고 전했다. 소속사는 "이러한 행동들은 법적 대응 대상이 된다"며 자제를 요청했다.
팬심과 스토킹 사이…모호한 경계 위 연예인들
연예인의 사생활 침해 문제는 심각성이 거듭 제기되고 있음에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문제다. 거주지 근처 무단 접근 및 반복적인 스토킹은 법에 따라 제재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일부 팬들은 '팬심'이라는 명목으로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해 팬심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
K팝 아이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룹 방탄소년단 정국의 집에는 한 40대 여성의 사생팬이 침입했다가 입건됐다. 에스파와 NCT 등 인기 그룹 멤버들은 라이브 방송 중 사생팬에게 전화가 와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제로베이스원 멤버 장하오, TXT 수빈 등이 추석 연휴를 맞아 중국으로 가는 과정에서 항공편이 노출되는 일도 있었다. 팬들은 이들이 탄 엘리베이터에 핸드폰을 던지면서까지 이들의 일상을 캐내려고 했다. 이는 톱 아이돌이 이미 과거에도 거듭 자제를 호소했던 행위들이다.
이건 현실…사생의 공포, 게임까지 제작됐다

이 게임은 아이돌 멤버 '지우'가 복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생팬들에게 시달리는 모습을 1인칭 시점으로 보여준다. 게임에서는 "립스틱 위치 확인하기", "비밀번호 바꾸기" 등의 문구가 적힌 포스트잇이 냉장고에 붙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 대문을 열자 한 팬이 복도에 서 있는 장면도 나왔다.
'공포' 장르로 분류된 게임의 영상을 시청한 구독자들은 "게임까지 나오는 거 보면 사생이 진짜 많구나", "초반부터 무서움", "이래서 경호원들 있고 소속사 보안 강화하는구나" 등의 댓글을 남겼다.
이 게임을 만든 회사는 "화려한 K-POP 아이돌의 삶, 그 이면에 도사린 광적인 집착과 어두운 그림자. 정체불명의 시선 속에서 누구를 믿고, 무엇을 의심해야 할까요?"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단순한 팬심이라 여겼던 관심은 광기가 되고, 이제 당신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위협이 되어 다가온다"라고 했다. 아이돌의 일상에 대해 "좋은 일만 일어나진 않을 것"이라며 "사생팬에게 관찰당하는 듯한 기분이 당신을 압박해 올 것"이라고도 했다.
아슬아슬한 팬 문화, 변화가 필요한 순간
'도 넘은' 팬덤 문화에 대해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사생팬은 과거에도 존재했다. 그러나 팬이라는 이유로 미온적인 대처를 해 지금 상황으로까지 확산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연예인이 공식적으로 대중들 앞에 섰을 때 '팬들과의 소통'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개인 활동 시에는 사적인 공간을 존중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타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행위는 범죄이며 가해 행위다. 팬 활동이라는 이유로 정당화할 수 없다"며 "사생팬들은 자신의 행위들이 불법이라는 것을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 또 그에 상응해 무겁게 처벌해야 악습을 근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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