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TBC 토일드라마 ‘백번의 추억’에서는 오랜 시간 ‘친구’라는 이름으로 서로의 곁을 지켜온 고영례(김다미)와 한재필(허남준)이 마침내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그 애가 있었다. 죽도록 힘들었던 그 모든 순간, 내가 첫사랑이었던 그 애가 있었다”는 재필의 내레이션은 두 사람의 관계를 가장 정확히 설명했다. 재필에게 영례는 언제나 조용히 곁을 지켜주는 사람이었다. 아버지가 쓰러져 절망했던 순간에도, 의대 시험을 치르러 간 날에도, 또다시 아버지가 쓰러진 날에도, 늘 같은 자리에서 재필을 바라보고 응원한 건 영례였다. 그렇게 영례는 우정보다 깊고, 단단한 존재로 그를 지탱했다.
물론 재필에게는 서종희(신예은)의 기억이 있었다. 7년 전 끌리듯 시작된 관계는 짧지만 강렬했고, 영문을 모르는 채 맞이한 이별의 허망함은 마음 한쪽에 오래 남았다. 그러나 종희가 사라진 7년 동안, 그 공백을 메운 것은 다름 아닌 영례였다. 어느새 그녀는 재필의 버팀목이자 위로가 되었고, 서로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했다. 친구라 부르며 감정을 감춘 시간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두 사람은 사랑에 서툴렀던 만큼, 한 걸음씩 성장하며 서로를 배워왔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멀리하던 관계에서, 이젠 서로에게 ‘없으면 안 되는 사람’으로 변해갔다.

영례와 재필의 청춘 멜로는 서로의 상처를 감싸주며 함께 자라온 두 청춘의 성장기이자, 처음엔 우정 같았지만 결국 사랑으로 완성된 운명의 기록이었다. 종희가 사라진 빈자리를 채운 건 새로운 사랑이 아니라, 오랫동안 곁을 지켜온 한 사람에 대한 믿음이었다. 서로를 위해 웃고 울며 버티고 기다린 7년의 시간이야말로, 이들이 다시 사랑에 도달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오랜 시간 돌아온 두 사람의 마음이 하나로 맞닿은 이 순간은 감동의 파고를 일으켰다.
2회만을 남겨둔 ‘백번의 추억’ 마지막 이야기는 오는 18일 오후 10시 40분, 19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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