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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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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숙려캠프'에 밀린 '결혼지옥'…오은영에게도 '팩폭'이 필요하다 [TEN스타필드]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이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전문성에 기반한 오은영 박사의 따뜻한 조언과 힐링 리포트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 문제가 있는 부부에게 두루뭉술한 진단과 개운하지 않은 솔루션을 내리면서다. 비슷한 포맷인 JTBC '이혼숙려캠프'가 부부들의 잘못을 따끔히 지적하는 '팩폭'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모양새다.

현재 부부 솔루션 예능의 양대 산맥은 '이혼숙려캠프'와 '결혼지옥'이다. 2022년부터 방송된 '결혼지옥'은 오은영과 패널들이 VCR을 보며 부부 관계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2024년 처음 방송된 '이혼숙려캠프'는 이혼 위기에 놓인 부부들이 합숙소에 입소, 가사 조사와 심리 검사 등을 받은 뒤 가상의 이혼 조정을 거치는 내용을 담는다. 현재 '이혼숙려캠프'는 3%대를 시청률을 기록, 2%대 초반대인 '결혼지옥'보다 높다.
'이혼숙려캠프'에 밀린 '결혼지옥'…오은영에게도 '팩폭'이 필요하다 [TEN스타필드]
지난 22일 방송된 '결혼지옥'에서는 무지개빛 텐션의 아내와 무채색 톤의 남편, 극과 극 텐션의 '무무 부부'의 이야기가 담겼다. 방송에서 아내는 남편과의 이혼을 강력하게 원하며 사유가 너무 많다고 밝혔다. 그러나 VCR 어디에서도 이렇다 할 남편의 잘못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아내는 남편의 행동을 왜곡하고 망상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고, 이혼하고 싶어서 3개월 동안 주말마다 외도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아내는 외도에 대해 "잘못된 건 알지만, 내 결혼생활에선 그게 최선이었다"고 해 한숨을 자아냈다.

오은영은 아내에게 최대한 공감을 하려는 자세를 취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극단적으로 다른 기질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아내의 잘못을 꾸짖기보다 남편이 아내에게 맞춰줄 것을 권했다. 마지막 힐링 리포트에서도 남편만 아내에게 사과하고, 아내는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모습을 보였다.
'이혼숙려캠프'에 밀린 '결혼지옥'…오은영에게도 '팩폭'이 필요하다 [TEN스타필드]
이를 본 시청자들은 "도대체 남자가 뭘 잘못한 거냐", "아내 포장하기 바쁘다", "외도한 배우자에게 사과하라니"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오은영의 솔루션이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한 시청자는 "공감이 안 가는 솔루션이다.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다. 아내는 이해가 아닌 따끔한 지적이 필요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이혼숙려캠프'는 남자 문제 여자 문제 따로따로 찍어서 최대한 공평하게 한다. 혼나는 것도 객관적으로 지적한다. 그런데 '결혼지옥'은 감정에 호소하며 포장하기 바쁘다"고 비교했다.

물론 서로의 잘못을 따지는 '이혼숙려캠프'보다 부부 관계 회복에 초점을 맞춘 '결혼지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한 시청자는 "'이혼숙려캠프'는 비전문가에 변호사까지 나와서 그런지 잘잘못에 치중되어 있다. 오은영은 실제로 도움이 되는 솔루션을 해줘서 좋다"고 옹호했다. 아내의 잘못을 꾸짖지 않은 것에는 "남편이 가정을 너무 지키고 싶어 하는걸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부부를 위한 따뜻한 조언도 좋지만, 오은영에게도 부부의 문제를 깨닫게 해주는 '팩폭'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한 방송 관계자는 "전문가로서 사연자에 맞춰 상담하는 방식은 이해하나, 시청자들의 기대치도 충족시켜 줄 필요가 있다. 따끔한 충고가 빠진 채 두루뭉술한 솔루션만 제공한다면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가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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