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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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우진이 15년간 이어진 무명 시절을 회상하며 솔직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311회에는 데뷔 27년 차 배우 조우진이 출연해 인생 여정을 풀어놓았다.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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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진은 IMF 외환 위기 당시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생계를 위해 사회에 뛰어들었고, 진로에 대한 고민 끝에 배우의 길을 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20살에 무작정 상경한 뒤 16년 동안 알루미늄 공장, 편의점, 주유소, 물류창고, 사무보조, 인쇄소, DVD방 등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었다며, 그중에서도 군 복무 대신 선택했던 방위산업체 근무가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방위 산업체에 있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처음 해보는 일도 많았고 무거운 것들, 뜨거운 것들도 많았고 인간관계마저도 버거웠다. 성장통이라고 해야 하나. 그게 쓰나미처럼 몰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한 사람이 '네가 하고자 하는 목표에 이게 분명히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조언했다. 그때 갑자기 느낌표가 떠올랐다. 나는 다양한 인물을 맡을 수 있고 다양한 호흡을 담아내야 하는 직업을 꿈꾸는 사람이니까 이 과정 또한 나한테 분명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생각의 전환을 하다 보니 마음이랑 에너지가 바뀌었다. 더 열심히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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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진은 배역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발로 뛰었지만, 번번이 좌절을 맛봤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노크해도 답이 없었다. 내가 오는 걸 아는 사람들은 문을 잠가놓을 때도 있었다. 어떤 사람은 '너무 평범하고 배우 얼굴이 아니다'라고 했다. '진짜 그런가' 하고 자문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던 중 상경 15년 만에 찾아온 기회가 영화 '내부자들' 오디션이었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그때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 저 나름대로 정체기를 겪었던 것 같다. 프로필 드리는 것도 줄어들었고 위축된 상태였던 것 같다. 2014년 정도 됐는데 다른 일 하고 퇴근하는 길에 자주 오갔던 에이전시 한 디렉터분이 '요즘 뭐해요? 영화 오디션이 하나 있어서. 2년 전 주고 간 사진으로 연락이 왔다'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이후 조감독 오디션을 거쳐 처음으로 감독 오디션에 나섰다는 그는 결국 영화 '내부자들'의 조 상무 역을 따냈다. 당시를 떠올리며 그는 "감독님이 요구한 게 평범한 직장인처럼 무덤덤하게 대사하는 거였다. 악의 평범성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에게 '이런 사람이 버젓이 가정생활 하는 평범한 가장이라면 어떨까요'하고 결혼반지를 껴보겠다고 했다"고 덧붙이며 직접 아이디어를 보태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었음을 밝혔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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