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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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훈련사 강형욱이 "안 나온 보호자가 원망스럽다"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앞서 그는 지난해 훈련소 직원들의 갑질 폭로와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피소됐으나, 올해 2월 경찰로부터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을 받았다.

지난 16일 방송된 채널A 예능 '개와 늑대의 시간' 7회에서는 충남 논산 다견 가정에서 어린 토이푸들이 집단 공격을 당해 숨진 사건이 공개됐다. 사건의 본질은 어느 한 마리의 문제가 아닌, 보호자의 잘못된 양육 방식과 태도였다.

불과 5분 만에 벌어진 비극은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화면 속에는 토이푸들을 강하게 물어 던지는 늑대 1호 논산 살생견의 모습이 공개됐다. 공격을 주도한 건 보호자가 누구보다 믿었던 논산 살생견이었다. 그를 시작으로 다른 개들의 공격이 이어졌고, 결국 생후 8주의 어린 반려견을 숨을 거두었다. 충격에 휩싸인 엄마 보호자는 "더 이상 예뻐 보이지 않는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강형욱은 사건을 단순한 돌발 공격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자연스러운 섭리다. 다견 가정에서는 개체 수가 늘어나면 본능적으로 생존에 위협을 느껴 약한 구성원을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보호자가 대장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강형욱은 "논산 살생견이 맏딸처럼 감투를 떠안으며 그 과정에서 약자를 몰아내려는 행동이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제공=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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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가정의 문제점도 속속 드러났다. 한밤중 줄을 매지 않은 채 산책을 반복했고, 일관된 규칙과 교육 대신 감정적인 훈육에 의존했다. 보호자들의 태도도 극명히 갈렸다. 살견 사고 이후 '개와 늑대의 시간'에 도움을 요청한 엄마 보호자와 달리 아빠 보호자는 "우리 애들한테는 문제가 없다"라며 훈련소에 동석조차 하지 않았다.

강형욱은 "용기가 없어서 안 나온 보호자가 원망스럽다"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귀찮다는 이유로 리드줄을 거부하면서 반려견 입양을 고집하는 아빠 보호자의 태도는 사태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더욱이 결혼과 자녀 계획까지 세운 보호자들에게는 지금의 문제를 바로잡는 일이 시급했다. 이를 지켜본 송해나는 "제대로 된 대화를 해야 할 것 같다"라며 협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장 솔루션은 집안 내 서열을 바로잡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보호자의 권위를 회복하고 그 밑으로는 모두가 평등하다는 사실을 반려견에게 인식시켰다. 단순한 규칙만 적용해도 한결 차분해진 논산 살생견의 모습에 엄마 보호자는 안심했고, 솔루션에도 속도가 붙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아빠 보호자의 비협조적인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두 사람이 함께 솔루션에 참여하지 않는 이상 변화는 결코 완성될 수 없었다. 결국 논산 살생견의 변화뿐 아니라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도 아빠 보호자를 설득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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