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방송된 MBC 교양 '이유 있는 건축-공간 여행자'에서는 건축가 유현준, 만화가 김풍,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이 전쟁, 학살, 분단을 겪은 도시 독일에서 다크 투어리즘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중 가장 유명한 작품인 '형제의 키스'를 보고 출연진 모두가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작품 속 키스는 실제 1979년 동독 창립 30주년 기념행사에서 이뤄진 퍼포먼스였다고. 전현무는 "진짜 키스야?"라며 놀라워했다. 다니엘 린데만은 사회주의 지도자들이 정치적 친밀감과 결속력을 보여주기 위해 입맞춤을 했다고 설명하면서 위선적인 키스를 풍자하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풍은 "깜짝 놀랄만한 곳에 추모 공간이 있다"라며 파리저 광장으로 향했다. 광장 바닥에는 나치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는 작은 조형물 슈톨퍼슈타인이 콕 박혀 있었다. 슈톨퍼슈타인은 베를린을 비롯한 유럽 전역에 설치된 세계 최대의 분산형 추모기념물로, 희생자가 마지막으로 살던 집 앞에 설치됐다고. 김풍은 "이걸 보려면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데 그 자체가 추모의 형식 같다"고 말했다. 전현무는 "오히려 작으니까 더 들여다보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독일 다크 투어리즘의 하이라이트는 600만 명의 유대인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공원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이었다. 제각기 다른 높이와 넓이의 비석들을 본 김풍은 "낮은 비석은 어린아이, 큰 비석은 어른들 같다"라며 뭉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니엘 린데만은 많은 유대인들이 갇혔던 가스실을 떠올리며 "이런 비극을 왜 막지 못했나. 그런 메시지가 느껴져서 굉장히 복잡한 감정이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현재 진행형인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다니엘 린데만은 "내 친구 2명(데니스와 폴리)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사했다"고 말했다. 데니스는 전현무와 다니엘 린데만이 함께했던 프로그램에서 인연을 맺은 친구이기도 했다. 전현무는 "당시 전시 상황을 중계해 줬었는데, 전사했다는 소식이 들려서 너무 놀랐다. 전쟁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라며 북받힌 감정을 추슬렀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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