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TV VMA 캡처
사진=MTV VMA 캡처
'2025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올해의 노래'를 수상한 싱어송라이터 로제가 팝 시장에서 주류 장르로 인정받지 못했던 K팝의 한계를 깨부쉈단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선 그의 수상이 향후 K팝 아티스트들의 팝 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로제는 8일(국내 시각) 오전 미국 뉴욕 UBS 아레나에서 열린 '2025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이하 'MTV VMA') 시상식에서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곡 'APT.'(아파트)로 주요 부문인 '올해의 노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로써 그는 한국 가수로서는 처음으로 이 상을 받으며 한국 음악계의 새 기록을 세웠다.

이날 로제는 금빛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올라 수상의 감격을 표했다. 그는 "믿을 수 없다. 나를 믿고 이 세상을 함께 만들어준 브루노 마스에게 감사하다. 연락하겠다"고 영어로 전했다. 이어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받는 순간이다. 이 상을 꿈꿨던 16세의 저 자신에게 바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어로 "테디 오빠, 블랙핑크 멤버들 저 상 탔다. 늘 고맙고, 사랑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로제는 이번 시상식에서 총 8개 부문에 후보로 오르며 역대 K팝 아티스트 최다 노미네이트 기록을 세웠다. 그는 '올해의 비디오', '올해의 노래'를 포함해 '최우수 컬래버레이션', '최우수 팝', '최우수 디렉션', '최우수 아트 디렉션', '최우수 비주얼 이펙트', '최우수 K팝'까지 주요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해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와 더 위켄드가 각각 7개 부문에 지명된 것보다 많다. 레이디 가가가 12개, 브루노 마스가 11개, 켄드릭 라마가 10개, 사브리나 카펜터가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것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사진 = 제니 인스타그램
/사진 = 제니 인스타그램
로제는 '올해의 노래'뿐만 아니라 그룹 블랙핑크로서도 상을 받았다. 이날 블랙핑크는 베스트 그룹 부문에서도 수상하며 2023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 부문 후보에는 그룹 에스파, 세븐틴, 스트레이 키즈, 캣츠아이 등 K팝 그룹들과 백스트리트 보이즈, 콜드플레이, 이매진 드래곤즈, 조나스 브라더스 등 해외 그룹이 함께 올랐다.

로제가 수상한 곡 'APT.'는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곡이다. 올해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에서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브루노 마스는 여러 차례 그래미 어워드 수상 경력이 있는 세계적인 뮤지션이다. 로제와의 협업은 곡 발표 이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두 아티스트의 만남은 K팝과 글로벌 팝을 잇는 상징적인 프로젝트로 평가받았다.
사진=로제 '아파트' MV 갈무리
사진=로제 '아파트' MV 갈무리
세계 4대 음악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K팝 솔로 아티스트는 로제를 포함해 블랙핑크 리사, 방탄소년단 RM, 정국, 가수 싸이 등이 있다. 4대 시상식 '주요 부문'에서 수상한 건 로제가 처음이다. 로제가 받은 '올해의 노래'는 MTV VMA에서 가장 주목받는 트로피 중 하나다.

이번 로제의 VMA 올해의 노래 수상은 그가 K팝 아티스트로서의 한계를 딛고 서구권의 팝 시장에 녹아드는 데에 성공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K팝 아티스트들은 제아무리 좋은 성과를 내더라도 'K팝'이란 틀 안에서 평가받았다. 정국이 AMAs에서 '올해의 서머송'을 수상한 걸 제외하면, 지금까지 솔로 아티스트가 상을 받은 모든 부문엔 'K팝'이란 장르명이 적혀 있다.

한 가요계 종사자는 "로제가 팝 시장에서 팝스타들과 동등한 경쟁을 벌인 첫 사례가 된 만큼, 앞으로 그를 비롯한 다른 아티스트들이 K팝이란 테두리 밖에서 활약하길 기대해 본다"고 했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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