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아의 세심》
/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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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 300억원 들었는데…쏟아지는 웹툰 원작 작품, 흥행 뒤 숨겨진 그림자 [TEN스타필드]
《김세아의 세심》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세'심하고, '심'도 있게 파헤쳐봅니다.

웹툰을 원작으로 영화,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가 늘고 있다. 올해에만 열다섯 개 이상의 웹툰 원작 영화·드라마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웹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경쟁력 있는 작품이 많아졌고, 이들 작품의 인기가 영화 흥행의 안전판이 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웹툰 원작 작품을 영상 콘텐츠의 특성에 맞게 발전시켜야 관련 산업의 중장기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웹툰 원작 영화·드라마, 올해 15편 이상
31일 텐아시아가 조사한 결과 올해 개봉하는 영화 중 웹툰이나 웹소설이 원작인 작품은 최소 6편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 3월에는 웹툰 '침범'을 원작으로 하는 같은 이름의 영화가 관객을 만났다. 이어 7월에는 웹툰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과 웹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을 각각 원작으로 하는 '좀비딸'과 '전지적 독자 시점'이 스크린에 걸렸다.

뿐만 아니다. 다음달 11일에는 웹툰 '얼굴'을 원작으로 하는 같은 이름의 영화가, 이어 10월에는 웹툰 '연의 편지'가 원작인 같은 이름의 영화가 개봉된다. 웹툰 '부활남을 원작으로 하는 같은 이름의 영화 역시 연내 개봉될 예정이다. 이밖에 넷플릭스 등 OTT와 지상파 채널에서 올해 시청자를 찾는 드라마는 10개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에만 15개가 넘는 웹툰 원작 영상 콘텐츠가 나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많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개봉한 웹툰 원작 영화는 두 편에 불과했다. 드라마까지 합쳐도 열 편을 약간 넘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웹툰은 이제 한국 영화와 드라마 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주요 지식재산권(IP) 공급원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인기 검증된 웹툰은 영화 흥행의 안전판
영화 제작사들이 웹툰 IP에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K웹툰 시장은 2023년 2조원을 돌파하는 등 급성장했다. 그만큼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졌다. 이런 틈바구니를 뚫고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작품은 대중적 인기와 탄탄한 팬덤이 있는 안전한 흥행 카드가 될 수 있다.
/ 사진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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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원작 영화·드라마의 증가는 OTT 플랫폼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차별화된 독점 IP를 확보하기 위해 선택한 대안이기도 하다.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플랫폼은 한국 시장에서 차별화한 킬러 콘텐츠를 찾느라 분주하다. 강력한 팬덤과 스토리가 있는 웹툰은 이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된다.

웹툰 팬이 영화 개봉 뒤 초기 관객으로 유입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입소문을 퍼뜨리기 때문에 영화 배급사는 마케팅을 하는 데 이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검증된 인기, OTT 간 경쟁, 팬덤 효과라는 세 가지 요소가 결합해 웹툰 IP가 영화·드라마계에서 매력적인 선택지로 떠오른 것이다.
"웹툰을 마중물로 영화 창작의 다양성 높여야"
웹툰 원작 영화가 모두 호평받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원작을 각색하는 과정에서 원작 팬들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배우들의 캐스팅 과정에서 싱크로율 논란에 휩싸이는 사례도 많다. 특히 웹툰의 방대한 스토리를 짧은 러닝타임 안에 담아내려다 보니 각색하는 과정에서 이야기가 달라져 팬들의 비난을 사기 쉽다.

초호화 캐스팅과 300억원 규모의 제작비로 기대를 모았던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은 이달 29일 오후 기준 약 106만 명의 관객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손익분기점인 600만명 달성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검증된 웹툰 IP에 수요가 쏠리다 보니 참신하고 실험적인 시나리오가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제작비 300억원 들었는데…쏟아지는 웹툰 원작 작품, 흥행 뒤 숨겨진 그림자 [TEN스타필드]
한 영화 평론가는 "웹툰이 한국 영화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은 건 확실하다"면서도 "웹툰을 단순히 '안전한 흥행의 도구'로만 본다면 중장기적으로 국내 영화 산업의 경쟁력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원작의 본질을 존중하고 영화의 가치를 더하며 창작의 다양성까지 지켜나가는 영리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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