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비 되지 않은' 민지운, 그냥 내보낸 SM…대형 엔터도 못하는 게 있었네 [TEN스타필드]](https://img.tenasia.co.kr/photo/202508/BF.39921374.1.jpg)
현직 싱어송라이터인 이민경 기자가 음악인의 시각에서 음악 이야기를 쓰겠습니다. 곡의 숨겨진 의미부터 들리지 않는 비하인드까지 분석합니다.
K팝의 근간을 다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도 아이돌 제작 바깥 영역에선 서툰 모습이다. SM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 크루셜라이즈(KRUCIALIZE)가 내놓은 R&B(알앤비) 싱어송라이터 민지운에 대한 얘기다. 민지운은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같은 느낌을 준다.
민지운은 22일 오후 1시, 데뷔 이후 첫 EP인 'Pink, then grey'(핑크 덴 그레이)를 발매했다. SM의 컨템포러리 알앤비 레이블인 크루셜라이즈 소속인 그는 레이블 특색에 맞게 알앤비의 하위 장르들을 소화했다.
음색도 콘셉트도 민지운의 이번 EP엔 어디 하나 '못한' 부분이 없었지만, 그렇다고 깊은 인상을 남길 만큼의 튀는 구석도 없었다. 시장에 있는 다른 싱어송라이터들에 비해 민지운이 가진 경쟁력이 무엇인지 느껴지지 않았단 의미다.
그의 음색에선 가수 백예린과 권진아를 섞은 듯 섬세하면서도 익숙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듣기엔 좋지만, 기존 아티스트들 대비 뛰어난 가창력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다. 싱어송라이터로서 무대 위에서 악기를 연주하며 라이브를 하지도 않는다. 노래만 서서 부르는 가운데, 음정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음정이 흔들린 건 긴장한 탓이겠지만, 여러 방면에서 아직 아티스트로서 빛날 준비가 부족한 모습이다.

음원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흘러가듯 듣기엔 부족함 없는 앨범이지만, 곡에 분명한 '훅'(귀에 감기는 반복적인 후렴구)이 없다.
비주얼은 더욱 애매하다. 싱어송라이터 아티스트라면 본인만의 분위기가 있기 마련인데 민지운은 이게 흐릿하다. 사진과 영상에선 그의 아름다운 외모를 잘 정제해냈지만, 아이돌과는 달리 싱어송라이터는 '아름답다'는 이유로 소비되지는 않는다. 본인이 가진 매력이 뭔지에 대한 성찰이 더 필요해 보인다.

SM에서는 민지운을 "컨템포러리 알앤비 아티스트"라고 소개하지만, 이는 역시 정체성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붙이는 어려운 용어들의 나열일 뿐이다. 민지운이 누군지는 SM도 민지운 본인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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