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주행 시초는 그룹 EXID의 '위아래'다. 이 곡은 2014년 8월 발매됐다. 이후 음악방송 활동이 다 끝났을 시점인 2014년 10월 EXID 멤버들은 파주의 한 행사 무대에서 '위아래'를 열창했다. 이때 한 팬이 멤버 하니의 행사 무대 직캠을 올렸고, 영상 속에서 하니는 쫀득한 춤과 매혹적인 눈빛을 보이며 곡을 해석한 모습을 보였다.
해당 영상은 남성 팬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모았고, 각종 소셜 네트워크 등에 퍼지면서 3000만 조회수를 돌파했다. 이를 계기로 해체 위기였던 EXID는 음악방송에 재소환 됐으며, 2015년 1월 뒤늦게 데뷔 첫 1위라는 영광을 안으며 한국 아이돌 역사상 처음으로 역주행 신화를 쓰게 된 그룹이 됐다.

그러나 무려 5년 뒤인 2020년, 빨간 셔츠 입고 춤을 추던 멤버 준호의 행사 직캠 영상이 SNS를 타고 번지면서 활동 당시 보이지 않았던 준호의 춤선과 곡을 잘 해석한 듯한 눈빛이 뒤늦게 화제가 됐다. 이에 당시 군 복무 중이었던 준호는 병역의 의무를 다하던 중 역주행 소식을 듣게 됐고, 역주행 효과로 그해 초 준호의 팬들이 상당수 유입, 다음 해인 2021년 발매된 앨범의 초동 판매량이 이전보다 3배나 증가하는 결과를 얻었다.
가수 우즈 역시 군 복무 중 역주행 영광을 얻은 대표적인 아티스트다. 우즈는 군 복무 중 KBS2 예능 '불후의 명곡' 국군의 날 특집에 출연해 2023년 발매한 '드라우닝'을 열창했다. 당시 무대에서 우즈는 "더 깊게 빠져 죽어도 되니까 다시 한번만 돌아와 줄래" 등 노래 속 가사를 가창력과 함께 절절한 표정으로 소화했다.
이후 노래 실력과 함께 곡의 우수성 등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해당 영상은 1000만뷰 돌파 및 각종 음원 사이트 차트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리스너들은 당시 군 복무 중이었던 우즈를 향해 "너만 돌아오면 된다니까?", "저을 노도 빵빵하고 물살도 센데 배 주인이 자리를 비웠다는 게 함정" 등의 반응을 보이며 우즈의 전역을 호소하기도 했다.
군인들의 도움을 받은 그룹도 있다. 브레이브 걸스는 여름을 겨냥한 시원한 곡 '롤린'을 한 위문 공연에서 펼쳤다. 이때 해당 무대의 댓글 반응을 한 유튜버가 영상으로 제작했는데 "북한군도 이 노래 들으면 흔들어 재낌" 등 재미있는 댓글들을 주로 골라 영상화시키면서 여름이라는 계절과 맞물리면서 해체 직전이었던 브레이브 걸스는 극적으로 심폐소생 됐다.

이 외에도 겨울마다 회자되던 그룹 엑소의 '첫눈'은 여러 걸그룹들이 틱톡 챌린지에 참여하면서 발매 10년 만에 음원 사이트 1위를 차지했다. 그룹 NCT 127 멤버 마크도 자신의 솔로곡 '1999'를 여러 대학교의 무용과 학생들과 발레 전공자들이 변형된 안무로 영상을 찍는 등 알고리즘을 타면서 '힙레'라는 새 이름으로 유행처럼 번졌다. 이에 노래 주인 마크도 바뀐 안무로 챌린지에 참여하는 등 역주행을 즐겼다.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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