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로 악마와 천사의 얼굴을 오가는 선지 역을 연기한 임윤아는 이같이 말하며 미소 지었다. 이 작품은 새벽마다 악마로 깨어나는 선지(임윤아 분)를 감시하는 기상천외한 아르바이트에 휘말린 청년 백수 길구(안보현 분)의 고군분투를 담은 코미디. 임윤아는 낮에는 평범하게 빵집을 운영하지만 조상 대대로 이어진 저주로 인해 새벽에는 악마로 깨어나는 선지를 연기했다.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때 동화 같은 느낌이 기분 좋게 다가왔어요. 또 이렇게까지 과장되고 큼직큼직하게 표현하고 에너지가 큰 캐릭터는 처음 경험해봐요. 어떻게 봐주실까 궁금해요."

"낮선지가 파스텔 톤이라면 밤선지는 비비드 컬러예요. 좀 더 원색 계열이죠. 더 선명하고 확실해서 거침없이 표현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았어요. 표현의 폭은 밤선지 쪽이 더 자유로웠죠. 밤선지는 외적으로도 화려하게 꾸몄어요. 선지네 집안 사람들의 몸 안에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트렌드를 봤을까요? 여러 트렌드를 섞어 착용하다 보니 언밸런스한 느낌도 있어요. 단순히 악마로서 낮선지와 대비되게 착용한 것뿐만 아니라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신경 써서 만든 스타일링이에요."

"원효대교 앞 한강에 진짜 뛰어들었어요. 사전에 수중 촬영하는 공간에 가서 연습을 여러 번 했죠. 뛰어가는 포즈, 뛰어드는 타이밍을 비롯해 카메라 각도 등 감독님과 연습해보고 한강에서 실전 촬영을 했어요. 제가 원래 물을 겁내는데, 연습했더니 한 번에 잘 뛰어들 수 있었어요. 하하.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준비했다가 촬영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렸기 때문에 기회는 1번뿐이었어요. 그날 마지막으로 그 장면을 찍었는데, 한 번에 오케이가 났죠."
임윤아는 6년 전 코믹 재난물 '엑시트'로 942만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엑시트' 때 상대역 조정석은 최근 개봉작 '좀비딸'로 관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정석 오빠가 많은 분이 극장에 오게 하는 힘을 보여준 것 같아요. 감사하기도 해요. 6년 전 여름 한 작품으로 만났던 정석 오빠와 올여름에는 각자의 작품으로 나란히 같이 인사하게 돼서 의미 있어요. 오빠가 먼저 개봉한 '좀비딸'로 극장을 잘 이끌어주는 것 같아요. 그 힘에 저도 잘 따라가면 좋겠어요. '좀비딸'을 재밌게 본 분들이 극장에 오셔서 '악마가 이사왔다'도 관람해주시면 좋겠어요."

연기자로서 임윤아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나 왈가닥 캐릭터의 모습으로 더 익숙하다. "코믹 요소가 가미된 작품들을 많이 하다 보니 한계가 생기진 않을까 싶기도 해요. 저 역시 새로운 걸 해보고 싶어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이 있다면 하고 싶어요. 어두운 것도 악한 것도 좋고, 반전이 있는 것도 좋아요. 제게서 떠올리지 못했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작품도 해보고 싶어요. 제가 성숙해지고 성장하는 과정도 있는데, 과정을 건너뛰고 그 지점에 도달했을 때의 모습만 보여주면 낯설어하기도 하더라고요. 제가 걸어가는 과정도 같이 보여줘야 하는구나 싶어요. 다양한 색깔을 가진 사람이고 싶어요. 한정되고 싶진 않아요."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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