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샘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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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고 노래하고 연기하는 행위 자체를 너무 좋아하는 사람인데,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동원해서 관객분들께 에너지를 줄 수 있어 굉장히 행복한 요즘이에요."

가수 겸 배우 최유정이 지난 6일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텐아시아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연기하고 있는지를 말한 것이다. 최유정은 극 중 무명 신인에서 스타로 성장하는 주인공 '페기 소여' 역을 맡았다. 최유정은 "굉장히 좋은 에너지와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캐릭터로 인사를 드리게 돼 매일 행복하게 공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열연 중인 '브로드웨이 42번가'는 1930년대 대공황기의 뉴욕, 브로드웨이가 배경이다. 정통 쇼뮤지컬의 무대 구성과 탭댄스 퍼포먼스로 유명한 작품이다. 화려한 무대와 대규모 앙상블의 화려한 춤이 백미다.

최유정은 지난해 6월 '영웅'으로 뮤지컬 장르에 발을 들였다. 당시까지만 해도 무대 아래의 어둡고 조용한 공기가 부담됐다는 최유정은 1년 만에 다시 무대에 선 무대에서 즐기는 사람으로 성장했다. "지금도 긴장이 안 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공연이 시작되기 전 암흑 속 공기를 어느 정도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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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가 강점인 최유정은 2016년 방영됐던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때부터 노래와 표정 연기까지 두루 갖춰 대중들의 많은 눈도장을 받았다. 그런 최유정은 입문 1년 만에 이 세 가지가 모두 중요한 뮤지컬 장르에 흠뻑 빠졌다. 그는 "모든 장치와 음악들이 제가 무대 위에서 춤과 노래, 연기를 뽐낼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어 준다. 조명까지 제가 그 인물로 몰입을 할 수밖에 없게끔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뮤지컬은 정말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애정이 깊어진 만큼 연습에도 진심이다. 극 중 페기 소여는 화려한 탭댄스 실력을 자랑한다. 인물에 완벽히 스며들어야 하는 최유정은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진행되는 연습에 꾸준히 출석 중이다. 최유정의 발 사이즈는 220mm. 작은 발로 12시간을 연습하니 병원 신세도 졌다. 그는 "무릎과 발목에 통증이 와서 병원에 다녀온 적이 있다"며 "열 발가락 전체에 굳은살이 생겼는데, 처음에는 '이게 뭐야' 싶었지만 지금은 열심히 연습했다는 증거처럼 느껴져서 영광의 상처처럼 뿌듯하다"고 했다.

"지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제 실력이 느는 게 보이면 중독되는 느낌이에요. 뮤지컬에는 마성의 매력이 있어요. 탭 소리도, 동작들도 해낼 때마다 성취감이 엄청나서 그때마다 스트레스도 풀리고 마음이 위로돼 오래 연습할 수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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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일부터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최유정은 오는 10월 19일 부산 공연을 끝으로 4개월간의 장정을 마무리 짓게 된다. 한 번의 무대에서 120분 동안 탭댄스를 선보이는 그는 녹초가 될 법도 하지만 "오히려 쉬면 체력이 떨어진다. 페기 소여의 움직임을 계속 가지고 있어야 무대 때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쉴 때도 온전히 쉬지 않으려고 한다"며 오직 공연을 위해 휴식마저도 조절하고 있는 면모를 보였다.

뮤지컬 배우라는 일에 애정이 깊어진 만큼 고민도 커졌다. 가장 큰 고민은 '이미지'. 최유정은 "가지고 있는 이미지에 대해 '어떻게 해야 조금 다른 분위기로 보일 수 있을까'를 아이돌 활동 때부터 많이 생각했다. 똑같이 멋있는 콘셉트를 해도 저만 특유의 이미지로 보여서 고민이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나이가 들면서 해결되겠거니 싶었지만 변화가 더뎌 지금은 '연기할 때 어떤 표정으로 해야 덜 어려 보이려나' 고민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단 표정을 잘 쓰는 데에 집중하고 있어요. 또 뮤지컬은 몸 쓰는 동작이 많으니까 그런 부분들이 성숙하게 표현되도록 연구하고 있어요. 그렇게 성장해서 다음에는 다른 색깔의 역할들도 만나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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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정은 "극강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만나서 제 이미지의 장점을 깊이 보여주고 싶다"며 "시너지가 튀게끔 만들어서 사랑스럽다는 이미지를 더 각인시키고 싶기도 하다"고 했다. 가지고 있는 분위기를 단점으로 여기지 않고 그 자체로 애정해 주는 성숙한 마인드다.

지금 최유정의 모습은 마치 극 중 페기 소여와 닮았다. 자기 나이대에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하나씩 다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최유정은 '멀티 아티스트'를 꿈꿨다. 작품을 쉴 땐 곡 작업과 악기 연습을 하고 있다는 그는 "뮤지컬 배우와 가수 둘 다 하고 싶으면 둘 다 잘 해내야 하니까"라며 아티스트로서의 발전과 동시에 뮤지컬 배우로서의 성장을 예고했다.

9년 전, 연습생 101명과의 경쟁에서 최종 3위를 차지해 아이오아이(I.O.I)와 위키미키 두 번의 걸그룹 생활을 거쳐 이제 뮤지컬 배우로 제2막을 열게 된 최유정. 그는 "걱정 없이 찾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 그 이유에 대해 "관객들과의 호흡까지 생각하면서 대사 하시는 선배님들을 보며 '이런 호흡을 주고받는 관객은 얼마나 행복하게 집에 돌아갈까' 생각한다"며 "저는 저희의 공연을 보러 와주시는 걸음과 시간 그 모든 것들을 보람 있게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저는 계속하고 있을 뿐인데 응원해 주시는 분들께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그래서 계속해서 성장하고 좋은 영향과 에너지를 드리는 예술인이 되고 싶어요."
사진=샘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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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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