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미치셨어요. 긍정적으로요. 여러분이 잘 즐겨주셔서 더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무대라는 게 저희만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게 아니라, 같이 에너지를 주고받는 거라고 생각해요. 여러분 덕분에 무대가 완벽하게 완성됐어요."
그룹 피원하모니(P1harmony)가 한여름의 열기를 넘어서는 뜨거운 무대를 완성했다. 피원하모니는 10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세 번째 월드 투어 '2025 피원하모니 라이브 투어 [플러스테이지 에이치 : 모스트 원티드]'(2025 P1Harmony LIVE TOUR [P1ustage H : MOST WANTED]) 서울 공연을 했다. 지난 9일에 이어 두 번째 회차다.
이번 공연은 피원하모니가 약 1년 4개월 만에 여는 국내 단독 콘서트이자 세 번째 월드 투어의 포문을 여는 콘서트다. 공연명 '모스트 원티드'에는 피원하모니와 피스(팬덤명) 모두가 '가장 원하는' 이상향을 향해 새로운 여정을 떠난다는 의미를 담았다.
'블랙홀'로 공연의 포문을 연 피원하모니는 '끝장내', '태양을 삼킨 아이(Look At Me Now)' 등 곡으로 첫인사를 건넸다. 이어 '틀', '이머전시'(Emergency), '더!'(Duh!)로 공연을 이어 나갔다. 특히 '이머전시' 때는 테오가 직접 일렉 기타를 쳐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 외에도 가장 최근 발매된 미니 8집의 수록곡 무대는 물론, 데뷔 앨범의 첫 번째 트랙 '틀(Breakthrough)'부터 미니 2집, 미니 3집 등 초창기의 음악까지 아우르는 세트리스트로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펼쳐 보였다.
피원하모니 지웅/ 사진 제공=FNC
피원하모니 기호/ 사진 제공=FNC
피원하모니 종섭/ 사진 제공=FNC
피원하모니는 단체 무대에 이어 6인 6색의 개인 무대를 선보였다. 지웅은 흥겨운 분위기의 '업타운펑크'를 한층 유쾌한 감성으로 풀어냈다. 스탠드 마이크를 활용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던 지웅은 돌출 무대로 이동하며 "'나 춤 좀 춘다'하는 분 있냐. 보여달라"며 관객의 호응을 유도했다. 일부 팬들은 일어나서 춤을 추며 함께 공연을 만들었다. 종섭은 본무대와 돌출무대를 자유롭게 오가며 자작 랩을 했다. 전광판에는 종섭이 쓴 가사가 떴다. 기호는 감성적인 피아노 연주에 맞춰 노래했고, 소울은 솔로 댄스를 선보였다.
'밴드 명가' FNC 소속 그룹답게 악기를 활용한 무대도 볼 수 있었다. 일렉 기타를 메고 등장한 테오는 "어제와 다르게 기타를 가지고 나왔다"며 연주를 시작했다. 그는 "재미있냐. 더 재밌게 해드리겠다. 따라 부르기 쉬운 노래다. 제가 선창하겠다"며 연주를 이어 나갔다. 팬들은 함께 노래를 부르며 화답했다. 테오는 기타 솔로를 소화하는 등 수준급 연주를 했고, 세션들과 눈을 맞추며 무대를 꾸몄다.
피원하모니/ 사진 제공=FNC
피원하모니 소울/ 사진 제공=FNC
피원하모니 테오/ 사진 제공=FNC
드럼을 치며 '굿 키서'(good kisser) 무대를 시작한 인탁은 이내 드럼 스틱을 내던지고 춤을 췄다. 인탁은 상의를 잡아 올리며 복근을 보여줬고,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소울은 인탁의 무대를 언급하며 "함성 소리가 진짜 컸다"고 말했다. 인탁은 "조금 부끄러웠다. 갈비뼈와 배 중간을 깠다"고 했고, 객석에서는 "한 번 더"라는 외침이 나왔다. 기호는 "무리한 부탁이다. 무대에 몰입해서 하는 것과 모두가 보고 있는 가운데 밝은 조명 아래서 하는 건 다르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전광판 빛 응원봉 연출도 곡의 분위기를 한층 극대화했다. '팔로우 미'(Follow me) 때는 파도가 치는 영상을 전광판에 띄웠다. 응원봉도 파란색, 하늘색 등 푸른 계열과 흰색빛을 섞어 연출해 공연장 전체적으로 물결이 이는 듯한 연출이 완성됐다. '비포 더 던'(Before The Dawn) 때는 동이 트는 듯한 영상이 전광판에 송출됐다. 셀프캠을 활용한 이색적인 연출도 눈길을 끌었다. 'BFF'에서는 멤버들이 돌아가며 카메라를 들고 파트를 소화했다. 밝은 분위기의 곡에 통통 튀는 연출이 더해지며 곡의 분위기를 살렸다.
피원하모니/ 사진 제공=FNC
공연 말미 종섭은 "'모스트 원티드' 공연 준비 기간이 타이트했다. 새로운 걸 보여드리고 싶어서 욕심을 부렸고, 처음 시도하는 게 많아서 더 준비 기간이 필요했다"면서 "공연 제목이 '가장 원하는 것'이라는 뜻의 '모스트 원티드'다. 사람마다 원하는 것도, 각자 소신도 다른 시대인데 이런 가운데 여러분에게 걸맞은 공연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게 내가 가장 원하는 거였구나' 하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는데 성공했나. 다음에도 여러분이 원할 만한 공연으로 돌아오겠다"고 했다.
지웅은 "여러분의 '모스트 원티드'는 누구냐. 서로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울었다. 감사하고 행복해서 나온 눈물이었다"며 "멤버들끼리 '우리가 벌써 스물다섯 살이다', '시간이 너무 빠르다'는 얘기를 종종 한다. 한 번의 공연에 5년치 추억을 안고 가는 것 같다. 오늘도 한 해를 장식하는 정도가 아닌, 10년짜리 추억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해 감동을 안겼다.
서울 공연을 마친 피원하모니는 해외 공연에 나서며 데뷔 이래 최대 규모의 월드 투어에 돌입한다. 시드니를 시작으로 싱가포르, 가오슝, 마카오, 요코하마를 찾는다. 이어서 북미로 향해 뉴어크, 페어팩스, 토론토, 포트위스, 덜루스,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오클랜드까지 8개 도시에서 투어를 이어간다. 상파울루, 부에노스아이레스, 리마, 산티아고, 몬테레이 등 중남미 5개 도시 공연 또한 확정 지었다. 추가 공연 지역은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피원하모니는 이번 투어를 통해 북미 전 도시에서 아레나급 공연장에 입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