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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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악마가 이사왔다'에는 코미디, 로맨스, 휴머니즘이 다 있다. 한 작품으로 여러 장르를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 얼굴 막 쓰는 임윤아와 남성미를 내려놓고 '댕청미'를 장착한 안보현의 모습도 신선하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백수 길구(안보현 분)의 아랫집에 선지(임윤아 분)네 가족이 새롭게 이사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선지네. 길구는 청순하고 유순한 선지에게 첫눈에 반한다. 하지만 다음 날 새벽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선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괴팍하고 사나웠다. 알고 보니 선지는 새벽마다 악마로 깨어나는 집안 저주를 물려받은 것. 설상가상 악마 선지를 밤마다 보살피던 아빠 장수(성동일 분)가 다치게 되고, 장수는 윗집 백수 청년 길구에게 악마 선지를 시중드는 아르바이트 일을 맡긴다. 길구는 제멋대로인 밤선지 탓에 진땀을 뺀다.
'악마가 이사왔다' 포스터. / 사진제공=CJ ENM, 외유내강
'악마가 이사왔다' 포스터. / 사진제공=CJ ENM, 외유내강
'악마가 이사왔다'는 '엑시트'(2019)로 장편 데뷔작을 성공시킨 이상근 감독의 신작이다. '엑시트'는 사회적 약자들이 변변찮다고 취급받던 재주로 자신이 처한 상황을 극복하고, 가족들과 사람들을 구해내는 얘기다. 이번 영화에도 이 감독 특유의 이러한 인간미 있는 구성이 담겼다. 극 중 콤플렉스와 상처가 있는 인물들이 서로를 돕고 자신의 상황을 극복해내고자 한다. 악독하고 비열한 빌런 없이 의롭고 선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서사는 관객들이 스트레스받지 않고 관람할 수 있게 해주는 포인트다.

특히 '엑시트' 때 이 감독은 코미디와 재난물을 결합한 구조로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작품도 '엑시트' 때와 마찬가지로 코미디, 로맨스, 스릴러, 휴머니즘 등을 적절히 버무린 복합장르로서 다채로운 즐거움이 있다.
'악마가 이사왔다' 스틸. / 사진제공=CJ ENM, 외유내강
'악마가 이사왔다' 스틸. / 사진제공=CJ ENM, 외유내강
길구와 선지의 서사에도 로맨스와 휴머니즘이 함께한다. 길구는 낮선지와는 썸을, 밤선지와는 우정을 쌓아간다. 두 사람 간에 진한 애정신은 없지만 보기만 해도 훈훈해지는 임윤아와 안보현의 로맨스는 은근히 달짝지근하다. 선지의 비밀을 알게 된 후 도움을 주려는 길구의 모습과, 길구 덕에 내면의 상처를 회복해가는 선지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감동과 힐링을 선사한다.

선지 역의 임윤아는 낮선지와 밤선지를 오가며 '한 작품 속 두 얼굴'의 매력을 보여준다. 게걸스럽게 먹고, 한밤중 한강 물에도 뛰어들고, 천방지축 떼쓰는 모습을 보인다. 청순 비주얼과는 반대되는 모습이다. 임윤아는 시원시원하게 연기를 해냈다. 뽀글 머리, 강렬한 색감의 의상과 아이템으로 화려하게 꾸민 임윤아의 스타일링을 보는 재미도 있다. 안보현은 그간 남성적이었던 모습을 주로 보여줬던 것과는 달리, 길구 역을 통해서는 소심하고 선한 면모를 보여준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오는 13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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