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범 전 코치는 지난달 2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렸던 롯데와의 원정경기에 앞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KT 구단 측은 "이 코치가 '최강야구'에 감독으로 합류하고 싶다는 이유로 퇴단을 요청했다"며 이종범의 이탈을 알렸다. 그로부터 이틀 뒤인 30일, JTBC는 "'최강야구' 시즌4의 새로운 감독으로 이종범이 합류한다"고 발표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종범은 JT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몇몇 은퇴한 후배들에게 연락이 왔다. 내가 구심점이 돼 '최강야구'를 이끌어주길 부탁받았고, 여러 날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강철 감독님께 상의를 드렸고, 내 생각과 입장을 너그럽게 이해해 주신 덕분에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에도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야구를 위한 선택'이라는 설명은 여전히 '왜 지금이어야 했는가', '왜 하필 예능이어야 했는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바람의 아들'로 불리며 한국 야구를 대표해 온 이종범의 이례적인 행보는 그 상징성과 무게감만큼이나 더 큰 파장을 낳고 있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시즌 중 팀을 떠난 것도 이례적인 결정이지만, '야구 붐'이라는 말 외에 왜 하필 지금, 왜 '최강야구'여야 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며 "결국 본인의 의지를 제외하고는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명분이나 타당한 이유가 없다 보니 비난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구를 위한 선택이라 말했지만, 그 말은 결국 무책임을 감싸기 위한 구실에 불과했다. 정규시즌 도중 팀을 떠난 전례 없는 결정에 비난이 쏟아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자신의 선택에 따른 책임은 이종범이 온전히 감내해야 할 몫이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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