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박규영이 '오징어 게임2' 전세계 1위 소감을 전했다. 박규영은 이전부터 '넷플릭스의 딸'이라 불리며 넷플릭스 작품에 다수 이름을 올렸다. 그런 그도 "기사량이 어마어마하더라고요"라고 말하며 놀란 마음을 표했다. 이어 "관계자분들께서 프로모션 단계부터 흥미롭고 규모 있는 이벤트들을 많이 준비해주셨다. 외신과 교류할 기회가 있었던 것도 남달랐다"고 밝혔다.
그는 캐스팅 이후 일 년 반 동안 철저히 자체 엠바고를 진행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주변에서 '오징어 게임'에 관해 물으면 "난 모르겠다. 조금만 기다려 봐"라고 넘어갔다며 "심지어는 부모님께도 자체 엠바고를 했다"고 말했다. 본편 공개 후 주변 지인들로부터 "네가 경찰이나 참가자일 줄 알았는데, 가면이었어?"라는 연락을 정말 많이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규영은 "두 번의 오디션을 보고 '오징어 게임2'에 참여하게 됐다"며 "부분 발췌 대본으로 오디션을 진행했다. 병정이었다는 건 대본을 보고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세계관을 설명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느껴서 기대가 많이 됐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박규영은 넷플릭스 드라마 '셀러브리티'를 통해 원탑 주연으로 이미 인정받은 배우다. 오디션을 통해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는 사실이 놀라운 이유다. 그는 "'오징어 게임' 시리즈는 전세계적으로 너무 사랑을 많이 받은 작품이기에 어떤 역할이든지 출연하는 건 연기자 인생에서 몇 없는 기회"라며 "오디션을 보는 것조차 너무 감사한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징어 게임2'는 제 30대의 가장 큰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93개국 시청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강노을에 대해 박규영은 "삶의 의지가 단 하나밖에 없는 사람이고, 본인만의 최소한 인간이 지켜야 하는 윤리에 대한 기준을 가진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노을이가 돈이 너무 없어서 차에 사는 인물이 아니라, 집에 살 자격조차 없다고 생각해서 차에서 살고 있다"며 "본인을 계속 어둠으로 몰아넣으면서 사는 인물"이라고 분석했다.
노을의 게임 참가 계기를 묻자 박규영은 "인생에 거는 마지막 기대"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노을이는 딸을 못 찾으면 죽을 것 같다. 그 돈으로 딸을 찾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덧붙여 "돈을 벌기 위해서 게임에 참여한 게 당연한 목적이긴 하지만, 수반되는 다양한 감정이 있었다"며 "놓고 온 딸에 대한 감정, 작은 생명들에 대한 감정들이 작지만 단단하게 덩어리져서 자신을 던지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규영은 "경석(이준욱 분)의 딸 나연(박예봄 분)을 보면서 제 딸을 생각한다는 정당성을 부여하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둘의 정서적인 유대감을 작중에 그려내려 노력했다며 대본에 없었던 "나연이 놀이공원에서 전해준 토끼와 손잡고 있는 그림을 직접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병실에 나연이를 보러 갔을 때 조심스럽게 터치하는 부분"도 추가했다고 덧붙였다.

박규영은 핑크 수트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그는 "출연자와 병정 중 다시 선택하라고 해도 의심의 여지 없이 병정 역할을 고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병정들에 대해 "무자비하지만 각자의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설명하며 "병정들의 정서나 이야기를 설명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게 되고 나서 보니 '(시즌1에는) 설명되지 않은 세계관이 있었구나' 알게 됐다. (노을을 통해) 병정 세계관을 설명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핑크 슈트를 입는 게 재밌고 신나는 부분이 있어요. 시즌3에서는 병정의 이야기가 보다 충분히 나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분량 축소설에 대해서도 말했다. 박규영은 "제 분량은 삭제된 장면 없이 예정대로 다 나왔다"면서 "'오징어 게임2'는 많은 배우의 앙상블이 중요한 작품이라고 생각해서 분량적인 것들에 대한 생각은 많이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규영은 마지막으로 "올해는 좀 더 건강하게 살고 싶다"며 "여태 달려와서 뒤돌아볼 시간이 물리적으로 없었다. 뒤를 돌아보고 좀 숨 쉬는 한 해가 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소망했다.
김자윤 텐아시아 기자 kj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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