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방송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는 배우 윤여정이 마지막 손님으로 등장했다.
윤여정은 아카데미상 수상 전날의 심정에 대해 "상 받을 줄 몰랐다. 아카데미 시상식 가보는구나 하는 가벼운 심정이었는데, 오스카 후보로 지명된 후 문자, 전화로 선후배의 응원이 쏟아졌다. 그게 괴로웠다"고 밝혔다.
시상자로 다시 참석한 아카데미에서 전쟁 난민 위로하는 리본를 왼쪽 가슴에 달았던 윤여정은 "주최 측 권유로 착용했다. 나도 이북에서 피난 온 난민 출신이라고 밝혔다"고 이야기했다.



정치적 발언이 깊어지자 윤여정은 "어머 나 왜 이러지?"라며 스스로 자중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지난 5월 미국에서 열린 아카데미 뮤지엄 윤여정 회고전은 1000석 규모로 진행됐다. "그거 다 못 채운다"는 그의 걱정과 달리 티켓은 빠르게 팔렸다. 윤여정은 "좋은 세월을 보고 간다 싶었다"면서 6.25 전쟁부터 아카데미까지 걸어온 길을 회고했다.



'교포 감독들의 대모'가 된 윤여정은 "내가 돕는다고 소문이 난 건지, 독일 교포 감독도 연락을 하더라. 이러다 월드스타가 되겠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내가 도울 수 있다는게 좋더라. 교포 감독 부모님들이 와서 자랑하는데, 행복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65세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그 전에는 안 했는데, 지금까지 13년간 꾸준히 했다. 최화정이 운동 트레이너 소개해 줬는데 '운동 안 했으면 아카데미 거기 못 올라갔을 거'라고 하더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앞으로 할 일도 많은데 회고전을 하는 것에 대한 서운함은 없었냐"는 손석희의 질문에 윤여정은 "나는 바라볼 것보다 돌아볼 것이 더 많은 나이다. 나는 충분히 늙었다"며 덤덤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환갑 넘으니 '멋있다'고 하더라. 이 사람들이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고 이러는구나 싶었다. 멋있어야 할 것 같아서 짜증 난다"고 속내를 밝혔다.
손석희가 "대중이 윤여정의 연기와 인생의 서사를 알기 때문"이라고 말하자 윤여정은 "그래서 더 기분 나쁘다. 누구의 인생도 쉽지 않잖냐. 배우라서 알려진 사생활에 연민과 동정인가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윤여정은 "내가 삐딱한 부분이 있어서 기분 나쁜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멋있어 보여야 하나 고민한다"고 전했다.
김은정 텐아시아 기자 e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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