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말의 바보'는 긴 기다림 끝에 오는 26일 공개를 확정했다. 당초 지난해 공개 예정이었지만, 배우 유아인이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면서 기약 없이 미뤄진 것. 유아인의 마약 사건이 1년 이상 이어지자 결국 넷플릭스 측은 지난 3월 29일에서야 '종말의 바보' 공개일을 발표했다. 유아인의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이지만, 정면 돌파를 택한 셈이다.
그러면서 시청자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아인의 분량을 전개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재편집했다고 알렸다. 작품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주요한 캐릭터이기에 통편집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이 상황에 어깨가 무거워지는 건 안은진이다. 유아인이 편집됨에 따라 사실상 원톱 주인공이 됐기 때문이다. 안은진이 연기하는 진세경은 한 때 중학교 기술가정교사였지만, 소행성 사태 발발 후 웅천시청 아동청소년부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위험에 빠진 아이들을 지키는 인물이다. 유아인이 맡은 하윤상 역이 진세경의 오랜 연인이자 그의 곁은 지키는 인물로, 재편집된 '종말의 바보'에서는 안은진 홀로 분투하는 장면 위주로 담길 것으로 보인다.

불행히도 '종말의 바보'는 남자주인공이 부재가 돼버린 상황. 촬영은 '연인' 전에 마쳤지만, '연인' 이후에 공개되는 만큼 안은진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졌다. 여기에 유아인 이슈까지 겹치며 '종말의 바보'에 대한 주목도 역시 크다. 졸지에 '소녀 가장' 격이 된 안은진에게는 가혹한 심판대와도 같다.

김민진 감독에게 안은진은 '원픽'이었다. 유아인의 소속사를 찾아가서 안은진을 달라고 했고, 말뚝처럼 박아두고 시작했다. '캐스팅하면 공개하기 전에 확실하게 떠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던 김 감독의 예상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이제는 안은진이 그 믿음을 증명해야 할 때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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