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왜 오수재인가’에서는 서로 다른 이유로 깊숙이 묻어두었던 ‘김동구 사건’을 다시 떠올리는 오수재(서현진 분)와 공찬(황인엽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오수재는 충격과 혼란에 휩싸였다. 국선 변호사 시절 만난 의뢰인 김동구(황인엽/이유진 분)가 공찬과 동일 인물이라니 믿을 수 없었다. 마치 공찬의 마음처럼 굳게 잠긴 옥탑방에는 10년 전 사건을 곱씹고 되짚은 기록들과 흔적들로 가득했다. 당시 검사장으로 재직 중이던 최태국(허준호 분)과 사건의 담당 검사였던 서준명(김영필 분)은 물론, ‘나를 끝까지 믿어준 사람’으로 자신을 기억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더욱 복잡한 심경이었다.



공찬은 구조갑(조달환 분)의 연락을 통해 오수재가 옥탑방에서 모든 것을 알게 됐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공찬이라고 고백하는 것도, 백골이 전나정이라고 증명하는 일도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술로 속상함을 달래고 돌아오는 길, 공찬은 쏟아지는 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밤거리를 헤맸다. 그때 오수재가 나타났다. 그는 공찬이 입을 떼기도 전에 “어떤 말도 듣고 싶지 않아. 나한테 어떤 말도 하지 마”라며 냉정하게 돌아섰다. 오수재는 역시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오수재는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공찬을 멈춰 세우고 먼발치에서 통화를 이어갔다.공찬은 오수재의 질문에 대답 대신, 자신이 김동구라는 사실을 말하지 못한 것을 사과했다. 하지만 속이려 한 것은 아니라는 말에 오수재는 “너는 날 속인 거야, 김동구”라며 그를 단호히 끊어냈다. 이어진 대화에서 두 사람은 재회 이후 처음으로 ‘10년 전’ 사건에 대해 이야기했다. 끝내 오수재는 그에게 ‘이만큼’ 거리를 지키라는 말만 남기고 돌아섰다.

방송 말미, 오수재 시점의 이야기도 새롭게 드러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시 김동구는 억울한 누명을 벗을 수 있었지만, 오수재가 무죄 변론을 포기했던 것. 여기에는 엄마와 두 오빠를 책임져야 하는 실질적인 가장으로서의 갈등, 그리고 당시 사법연수원 교수였던 백진기의 “순리대로 해”라는 회유가 있었다. 자신의 선택을 떠올리며 ‘내가 김동구를 버렸어. 난 너를 버렸어’라고 스스로를 책망하는 오수재의 내레이션은 두 사람의 인연과 관계의 향방을 더욱 궁금케 했다.
한편, ‘왜 오수재인가’ 12회는 9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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