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세자매' 주연 장윤주
'베테랑' 이후 6년 만의 영화
"'연기에 진심일까?' 고민 있었다"
"가족은 내 원동력이자 1순위"
'베테랑' 이후 6년 만의 영화
"'연기에 진심일까?' 고민 있었다"
"가족은 내 원동력이자 1순위"

영화 '세자매'로 '베테랑'에 이어 두 번째 스크린 작품에 도전한 장윤주가 털어놓은 각오다. 이번 영화는 세 자매가 과거부터 현재까지 쌓여온 오해와 트라우마에 대해 하나둘씩 드러나는 이야기다. 장윤주가 연기한 미옥은 세 자매 중 셋째로, 슬럼프를 겪고 있는 극작가다. 장윤주는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 머리도 탈색하고 직접 의상을 사러 다니기도 했다.
"'나 장윤주를 믿지 못하더라도 미옥으로 살아가는 동안에는 미옥을 사랑하자' 그게 시작이었어요. 이 작품을 하기로 결심하고 가장 먼저 했던 게 탈색이었어요. 스스로에게도 '레드썬'이 필요했으니까요. 영화에서 제가 늘 입는 노란 점퍼도 제가 직접 쇼핑 다니며 고른 거예요. 남자 사이즈였는데 미옥에게 어울릴 것 같아서 샀죠. 극 중에서 제가 사는 집에 촬영 전 가서 누워 있기도 하고 앉아있기도 하면서 미옥에 더 집중해나갔어요."

"사실 저는 20대 내내 패션에 미쳐 있었어요. 해외를 왔다갔다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어서 꾸준히 캐스팅 제의가 왔는데도 아예 생각을 안 했죠. 그러다가 30대 중반에 '베테랑'을 만났고 이후에 새 역할들도 들어왔죠. 하지만 당시 제가 막 결혼해 임신한 상태여서 바로 연기할 수 없었어요. 시간이 흘렀고 작품 제안이 와도 선뜻 못하겠더라고요. 깊게 고민해보니 제가 연기에 마음이 있는 건지, 제안이 들어와서 그냥 한다고 하는 건지 확신이 없었어요. 진지하고 신중한 편이라 확신이 없는 채로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세자매'는 작품이 주는 메시지도 있고 문소리 선배, 김선영 선배도 나온다는데다 실제로 제가 딸 셋 중 막내기도 해서 애착이 갔어요. 한 번 잘 해내보고 싶었죠."
극 중 미옥은 알코올 중독이라고 할 정도로 심한 애주가. 술에 취해 매일 둘째 언니에게 전화하기도 하고, 거침없는 언행으로 남편과 의붓아들을 당혹스럽게도 한다.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고 귀찮게 만들 수도 있는 이 행동들이 사실은 미옥의 오래된 상처에서부터 비롯된 것. 장윤주는 미옥이라는 인물에 대해 갖고 있는 연민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미옥은 자신이 갖고 있는 추한 마음까지도 다 표출하려는 인물 같아요. '그게 가린다고 가려져?'라는 생각을 하는 거죠. 지금껏 이렇게 살아왔고 사랑 받지 못했고 커리어적으로도 엉망이고…. 그 모든 상황들이 자신의 상처를 덮어주지 못하는 거예요. 그래서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거죠. 하지만 미옥이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는 이유는 으스대려는 게 아니라 자신이 약자라고 은연 중에 여기고 있기 때문에 주변인들이 두려웠던 거라고 생각해요."

"만난 지 얼마 안 됐을 때였는데도 탈색한다고 하니 찾아와줘서 미안했고, 촬영 전인데도 캐릭터 준비를 같이 해줘서 감동 받았어요. 봉식 씨가 '미옥이 남편한테는 다 해도 된다. 기다리게 해도 되고 뭐든지 해도 되니 원하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막 하라'고 했죠. 영화에서도 두 언니들보다 실제로 더 많이 만나게 되는 건 봉식 씨였어요. 제게 힘이 돼주고 격려해줬죠. 알뜰살뜰 저를 많이 챙겨줬는데 영화에도 그런 모습이 잘 나온 것 같아요. 촬영장에서도 문소리 선배, 김선영 선배가 '시집 잘 갔다'면서 저희 둘을 부러워했죠. 하하."

"얼마 전 리사가 자기가 먹던 사과를 주더라고요. 다 먹기 싫었나봐요. 하하. 그런 사소한 것 하나하나 아직 아기인데도 엄마, 아빠를 잘 챙겨줘요. 먹을 것도 자기만 먹지 않고 나눠줘요. 그런 게 저한텐 소소한 행복입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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