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안의 세상
나를 사로 잡은 '숏.확.행'
평범함은 거부한다
디지털 예능의 새 길 걷는 박진경 CP
나를 사로 잡은 '숏.확.행'
평범함은 거부한다
디지털 예능의 새 길 걷는 박진경 CP

9월 1일 카카오M의 동영상 플랫폼 카카오TV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예능 5편, 드라마 2편으로 시작해 내달린 결과 론칭 3주 만에 채널 구독자수는 300만 명을 넘어섰고, 누적 조회수는 3000만 뷰를 돌파했다. 화면을 세로형에 맞추고 콘텐츠 타깃을 MZ 세대로 설정하는 등 모바일 환경에 적극적으로 다가섰다는 점은 카카오TV의 최대 강점이다. 구미를 확 당기는 통통 튀는 콘텐츠는 기본인데, 그중에서 특히 눈길 을 끈 것은 '대한민국의 아침을 깨운다'는 콘셉트의 아침 방송이었다. 바쁜 현대인들이 아침을 손꼽아 기다리게 바꾸겠다니. 이 발칙한 아이디어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성공시킨 박진경 CP에게서 나왔다. "예능 맛집 위해 '영끌' 중이죠"

10분 안팎의 매일 다른 아침 방송은 어떻게 탄생하게 된 걸까. 박진경 CP의 머리를 스친 것은 '모닝콜'이었다고 한다. 그는 "많은 분들의 하루의 시작이 '휴대전화 알람'이라는 점에서 착안하게 됐다"며 "매일 등교, 출근 시간 등 강제 모바일 환경에 놓이는 동안의 지루함을 아침마다 카카오톡으로 배달되는 부담 없는 길이, 주제의 예능 콘텐츠로 채워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기획이 시작됐고, 그 결과 가로 화면이 아닌 세로 화면의 구성을 하게 됐다. 아무래도 지하철 손잡이를 잡고 있는 동안엔 화면을 가로로 돌리기엔 손목에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니 말이다. 이후에는 사용자가 각자 설정한 시각에 자동으로 재생되는 상큼한 모닝콜 콘텐츠도 만들어 보고 싶다"고 했다. "TV에서 시도하지 못하는 것들 해봐야죠"조금의 쉴 틈도 주지 않는 '카카오TV모닝'이었지만 오히려 박진경 CP에게는 활력이 되는 듯했다. 그가 콘텐츠를 기획하면서 고려한 요소는 두 가지였다. 모바일 환경에 맞출 것, TV에서는 할 수 없었던 것들을 담아볼 것!
단연 화제가 되는 것은 출연자들이 출연료로 주식 투자를 하는 '개미는 오늘도 뚠뚠'이다. 각종 주식카페 등에서도 회자가 되기 시작했다. 박진경 CP는 "'동학 개미 운동'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올해 특히 주식이라는 아이템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려 있다. 하지만 자기 출연료로 실제 주식 투자를 하는 '개미는 오늘도 뚠뚠'의 콘셉트는 기업 이름, 브랜드조차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못하는 방송 환경이었다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앞으로 카카오TV에서 선보일 아이템도 이처럼 '예능을 주제로 삼으면 너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하다가도 결국 여러 제약으로 방송 전파를 태우지 못했던 것들 위주로 잡아보려 한다"고 밝혔다.
'개미는 오늘도 뚠뚠'은 단순히 예능에 그치는 것이 아닌, 정보까지 제공해 주는 '인포테인먼트'라는 점에서 더욱 각광받고 있다. '망투자'의 달인인 노홍철, 딘딘부터 주식의 '주'자도 모르는 김가영 기상캐스터와 함께 '삼프로TV' 김동환 프로, '슈카월드' 슈카가 출연해 가이드를 주며 환상의 호흡을 펼친다. 이에 대해 박진경 CP는 "주식이라는 다루기 민감한 주제를 가지고 논의하다 단순히 돈을 벌고 잃는 선정적인 부분보다는 투자 혹은 경제 교육의 부재라는 포인트로 접근해 보자고 가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개미는 오늘도 뚠뚠'에서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의외이지만 '공감'이라고. 박진경 CP는 "이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보여주는 격한 감정의 분출을 비단 주식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 활동을 하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 보았기 때문에 같이 울며 웃으며 즐겨 주신다고 생각한다"면서 "또한 인터넷 경제 콘텐츠를 즐기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젊은 세대가 투자에 겁을 먹으면 사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프로그램의 지향점을 듣고 멘토 역할을 흔쾌히 맡아주신 김프로, 슈카 두 한국 경제 콘텐츠 최고 전문가분들의 예능적, 교육적 활약도 흥미롭게 지켜봐 주시는 듯하다"고 생각을 밝혔다. "척후병의 마음으로!" 도전은 계속된다지상파에 1인 방송 포맷을 접목했던 '마이 리틀 텔레비전', 현실의 캐릭터와 가상 세계를 섞어 예능과 드라마의 경계를 오갔던 '두니아'까지 과감하고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박진경 CP는 변함없이 '전진'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다부진 각오가 듣는 이들의 허리마저 곧추세우게 했다.
"항상 울타리 밖 쌓인 눈을 제일 먼저 밟고 싶어 하는 성격이긴 하지만 무작정 새로운 것에 대한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다뤄지지 않았던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콘텐츠 문화의 다양성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은 소박한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비록 눈 밑에 지뢰가 숨어 있을 지도 모르지만 척후병의 마음가짐으로 전진하려 합니다."
끝으로 그는 "전 세계를 두고 보아도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 포맷들은 유니크하면서도 독보적인 영역을 점하고 있다 생각한다"며 "'카카오TV모닝' 제작이 결정되기 전까지 5~6개 기획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었다.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모바일이라는 플랫폼 위에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여러 콘텐츠를 선보여 드리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김수영 기자 swimki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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