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 손익분기점 돌파
코로나19 이후 극장가 활력
본격 여름 극장가 대전 시작
선의의 경쟁, 손익분기점 돌파 미지수
코로나19 이후 극장가 활력
본격 여름 극장가 대전 시작
선의의 경쟁, 손익분기점 돌파 미지수

최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관객 수는 전년 대비 70.3%(7690만 명) 감소한 3241만 명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70.6%(6569억 원) 줄어든 2738억 원으로, 관객 수와 매출액 모두 2005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특히 한국 영화 관객 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64.9% 감소했으며, 매출액도 전년 대비 64.5% 줄어든 1706억 원이었다.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국내외 할것없이 영화 제작, 촬영, 상영 등 모든 것에 제동이 걸렸다. 여러 편의 한국영화들은 개봉일을 연기했고 신작이 없는 극장가엔 당연히 관객도 없었다.

'침입자'는 개봉 첫날 5만명을 동원하며 선전했다.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했지만, 한 주 뒤 개봉한 신혜선·배종옥 주연 영화 '결백'에 정상 자리를 내줬다. '결백'이 '침입자'의 흥행 배턴을 이어 받았지만, 정작 '침입자'는 화력을 제대로 내뿜지 못한 채 50만 관객을 가까스로 넘기는 데 그쳤다. 제작비 65원을 들인 '침입자'의 손익분기점은 150만명이었다.
'결백'은 개봉 첫 주 31만 관객을 동원,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이후 113일 만에 개봉주 최다 관객수를 기록했다. 여기에 배우들의 연기력, 흥미로운 전개 등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오랜시간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했다. 신작의 공세에도 1위를 재탈환 하며 롱런했다. 그러나 제작비 57억을 들인 '결백'도 손익분기점인 140만을 넘지 못했다. 관객수 86만5683명을 기록했다.
여기에 강력한 흥행 주자가 등판했다. 좀비를 소재로 한 영화 '#살아있다'다. 주연배우 유아인과 박신혜가 예능, 라디오 등에 출연하며 홍보에 열을 올린 결과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지난 6월 24일 개봉 첫 날 20만명을 동원했고, 5일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 된 2월 말 이후 첫 100만 돌파 영화가 됐다. 잘 나가던 '#살아있다'도 뒷심이 부족했다. 순제작비 75억을 들인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220만이다. 7월 30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하루 700여명의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10위에 랭크돼 있다. 현재 누적관객수는 189만6610명으로 손익분기점 도달이 쉽진 않아 보인다.

그결과 '반도'는 개봉일인 7월 15일 35만2926명을 동원하며 올해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화려한 액션과 미장센 등으로 호평 받은 '반도'는 개봉 4일 만에 100만, 7일 만에 200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질주 했고 개봉 12일 째 손익분기점인 250만을 돌파했다.
'반도'의 경우 제작비가 190억원이나 들어갔지만 '부산행'의 인기에 힘입어 185개국에 선판매 됐고, VOD 등 2차 시장 수익도 감안해 제작비 대비 530만이었던 손익분기점을 250만까지 낮출 수 있었다.
'반도'는 지난달 29일 개봉한 '강철비2: 정상회담'에 밀려 박스오피스 2위로 내려앉았지만, 빠른 시간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서 일단 웃었다. 다만 '반도'와 '강철비2'가 여름 극장가 경쟁에서 맞붙게 돼 관객수가 분산, 흥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반도' 이후 개봉하는 영화들은 그야말로 '대작'들이다. 많은 제작비가 들었다. '강철비2'는 여름 개봉작 중 '반도' 다음으로 예산을 많이 썼다. 총제작비가 154억, 손익분기점은 395만명이다. 손익분기점을 돌파하기 위해선 갈길이 바쁘다. 독보적으로 관객을 모아야한다. 개봉 첫날 22만2195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로 올라선 상황인데, 이번 주말 얼마나 많은 관객을 모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영화도 순제작비 138억원, 손익분기점이 350만이다. 흥행 돌풍을 일으켜야 한다. 한국영화끼리의 경쟁도 불가피하지만,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이고 본격적인 휴가 시즌까지 겹쳐 손익분기점 돌파를 장담하긴 어렵다.
분명 한국영화는 상반기에 비해 활력을 되찾았다. 하지만 상반기 영화계 손실을 따졌을 때 개봉할 영화들이 손익분기점을 돌파해줘야 진정으로 웃을 수 있다. 현재 개봉작들이 연이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등 살아난 시장 상황을 대변하고 있지만, 대부분 영화들이 선의의 경쟁 등으로 손익분기점을 돌파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누군가는 크게 웃고, 누군가는 웃지 못할 수도 있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