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 코로나19 시국에 시의적절한 좀비물
유아인X박신혜, '생존 메이트'로 찰떡 호흡
협력·생존 향한 희망 강조
유아인X박신혜, '생존 메이트'로 찰떡 호흡
협력·생존 향한 희망 강조

여느 날과 다름없이 늦잠을 자다 깬 오준우(유아인 분). 그 사이 무슨 일이 있던 것인지 좀비라도 된 듯한 사람들의 창궐로 인해 도시는 통제 불능이 됐다. 오준우는 자신의 아파트에 고립된 상황임을 알게 된다. 불안정한 통신으로 인해 외부와의 연락 방법도 끊겼다. 가족과 연락도 되지 않는 상황에 식량마저 바닥을 보이자 오준우는 절망에 빠진다. 이 때 건너편 아파트로부터 레이저 포인터로 신호가 온다. 오준우 외에도 이 아파트 단지에 생존자가 있었던 것. 김유빈(박신혜 분)이라는 이 생존자와 오준우는 함께 아파트에서 살아나갈 방법을 궁리하게 된다.

마주보고 있는 아파트에서 오준우와 김유빈은 서로의 생존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일말의 희망과 용기를 얻는다. 매사 어설픈 오준우와 달리 침착한 김유빈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균형감을 갖게 된다. 오준우는 허둥지둥하는 반면, 차분하고 계획적으로 상황에 대처해나가는 김유빈의 대조적 생존 모습은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생존 도구도 각각 다르다. 유튜버라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오준우는 드론, 휴대폰, SNS 등을 이용하려 하고, 산악을 한 경험이 있는 김유빈은 도끼, 낫, 로프 등을 활용한다. 떨어져있는 상황에서도 서로의 생존을 도울 방법을 찾아 식량을 나누고 생활을 공유하는 둘의 모습은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영화는 캐릭터가 가진 뒷이야기나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게 된 이유 등은 배제하고 생존해야 하는 두 캐릭터의 상황과 감정에 충실했다. 신파와 복잡한 서사를 덜어내 담백하다. 다만 긴장감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장치로 한 번씩 터져줘야 할 웃음 포인트가 약하고, 마지막까지 특별한 전략 없이 계속되는 '돌격' 몸싸움을 벌이는 인물의 모습에서 드라마틱한 요소는 떨어진다. 적당히(?) 흉측한 좀비의 모습은 좀비물 마니아라면 그저 그렇겠으나, 좀비물을 즐기지 않는 이들에겐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살아있다'는 공교롭게도 코로나19 시국과 개봉이 겹치게 됐다. '강제적으로 고립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요즘, 탈출과 자유를 갈망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에 관객들도 동감할 것이다.
'#살아있다'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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