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생, JTBC '부부의 세계'에서 신경 정신과 전문의 김윤기 役
이무생 "이뤄지지 않은 러브라인? 아쉽지 않아"
이무생의 두 얼굴 "김희애 지키기 위한 결단이었다"
이무생 "이뤄지지 않은 러브라인? 아쉽지 않아"
이무생의 두 얼굴 "김희애 지키기 위한 결단이었다"

배우 이무생이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를 마친 소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무생은 지선우(김희애 분)의 동료이자 조력자인 신경 정신과 전문의 김윤기 역을 맡아 훈훈한 매력을 뽐냈다.
김윤기는 기댈 곳 없던 지선우에게 큰 힘이 된 인물이다. 그래선지 지선우와 김윤기의 러브라인을 바랐던 시청자들도 많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계속 한 병원에서 함께 근무하는 것으로 그치는 열린 결말로 마무리됐다.
이무생은 “김윤기로서는 고백하지 않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아마 나였다면 시원하게 고백이라도 해봤을 거다. 그렇지만 김윤기는 지선우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짐이 되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기는 정신과 의사잖아요. 지선우가 스스로 안정을 되찾기까지 기다려줘야 한다는 생각을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을 겁니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러브라인이 되진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결말에 만족해요. 마지막까지 지선우의 동료로 함께하고 있으니 언젠가 사랑도 이뤄지지 않았을까요? 시즌2에서는 핑크빛 로맨스였으면 좋겠네요. 하하.”

이에 이무생은 “일부로 악역처럼 보이게 연기 하지는 않았다.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서 누구나 의심할 수 상황을 만들어 내는 작가님의 글이 만들어낸 파급력”이라며 “처음 대본을 받고 촬영에 들어갔을 때부터 아군인 줄 알고 있었다. 여병규 회장과 만나는 장면에서 시청자들이 의구심을 품겠구나 생각은 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김윤기와 여병규 회장과 독대를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무생은 “지선우를 위해 좀 더 적극적인 대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여병규 회장이라는 큰 산을 만난 지선우가 자칫 부러질 수 있으니까. 더 이상은 혼자 해결하도록 놔두면 위험할 수 있겠다 생각했기에 지선우 몰래 나섰던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기가 병원 이사장 아들일 것이라는 추측도 있었더라고요. 아마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김윤기가 좀 더 권력 있고 센 사람으로 나와서 이태오(박해준 분)에게 복수를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던 게 아닐까요?”

이어 이무생은 “정신과 의사라는 부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지인을 통해 의사가 상담을 하는 방법에 대해 물어봤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지선우를 바라보려고 했다. 말투도 일부로 또박또박 하면서 느긋한 톤으로 연기했고, 공감 가는 눈짓과 표정, 손동작들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덧붙였다.
이무생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바다에 뛰어든 지선우를 구하는 장면을 꼽았다. 그는 “지선우를 살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바다에 둥둥 떠 있는 지선우의 모습을 보니 연기하려 하지 않아도 몸이 자연스럽게 반응했다. 특히 지선우의 울컥하는 표정을 봤을 때 나도 너무 울컥해서 가슴으로 울었다. ‘울어요, 울어. 마음껏 울어’라는 대사가 너무 마음에 와 닿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당시 김윤기가 지선우를 바다에서 구해 나온 뒤 응급처치를 할 때 인공호흡 대신 등을 두들겨 ‘인디안밥’ 한다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이무생은 ‘이무생로랑’ 별명에 이어 ‘인디안밥’까지 다양한 신조어들에 자신도 깜짝 놀랐다며 이렇게 말했다.
“인공호흡은 좀 식상하지 않나요? 등을 두들기는 것도 응급처치 방법 중 하나에요. 맥박이 있거나 호흡이 살아있다면 인공호흡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러고 저는 인공호흡보다는 등을 두드리는 게 정신 차리라는 느낌이 들어 더 좋았습니다. '이런 선택을 해서는 안 돼' 그런 느낌이 들어서요.(웃음)”

기혼자의 입장으로서 본 ‘부부의 세계’는 어떤 작품일까. 이무생은 “누군가는 ‘결혼해야 돼?’ 라는 생각을 했을 것 같다. 나는 반대로 저렇게 해도 사는데, 우리는 더 행복하게 살면 되지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저렇게 해서도 나중에는 어떻게든 잘 산건데’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 준 것 같아요. 꿋꿋하게 희망적으로 살아만 간다면 어떻게든 살아지고, 또 이 순간이 평온한 상태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지 않나 싶은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무생은 “코로나19로 인해 밖에 잘 돌아다니지도 않고 촬영만 하다 보니 인기를 실감하지 못했는데, 전화로 지인들이 많이 연락을 줬다”며 “배우라는 직업은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사랑까지 받는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크던 작던 그러한 사랑들이 내가 지금껏 버텨온 힘인 것 같다. 배우란 알아봐주는 사람이 있어야 빛이 나는 것처럼 크고 작은 응원들이 저에겐 엄청난 원동력이었다. 받은 사랑만큼 다음 작품, 또 다른 색깔로 시청자들을 찾아뵙고 싶다”고 소망했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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