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선 뒷모습도 연기를 하고 계시더라구요
드라마를 보다 보면 대사 하나 없이 등으로 연기가 되는 상황들이 있죠? 박민숙이 허랑방탕한 남편 이정록을 한심한 눈길로 바라보다 도도하니 등을 돌릴 때면, 그 순간 매번 등이 연기를 합니다. 그렇게 외롭게 느껴질 수가 없거든요. 분명 코믹한 상황인데 뒷모습에서 아련한 슬픔이 배어 나오더군요. 자신의 유일한 약점인 남편, 평소 신조대로라면 백번이고 천 번이고 정리를 했어야 마땅하나 악연인지 필연인지 수렁에 빠진 것처럼 헤어 나오질 못합니다. 남편의 꼼수를 빤히 알면서도 그의 연기와 노래에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박민숙, 집착을 떨쳐내지 못하는 스스로가 자존심도 상하고 비참하기도 할 거예요. 그런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 뒷모습에서 고스란히 느껴지지 뭐에요.
정난 씨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뒷이야기가 궁금해요
뭔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이야기가 있을 것만 같기로는 KBS 의 이화경(김정난)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나라가 망하든 말든 아랑곳 않고 자신의 욕망만을 추구하는 희대의 요부로 등장하지만 저는 왜 이 여성이 은밀히 독립군 군자금을 대고 있을 것 같죠? 이처럼 상상을 하게 만드는, 뒷이야기가 궁금한 캐릭터를 만들어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더해 줄 아는 배우 김정난 씨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이정록의 표현을 빌려오자면 ‘중독성 있는 여자’ 김정난 씨가 박민숙 역으로 대중에게 재발견이 되었다는 점, 매우 기쁩니다. 왜 제가 이렇게 신이 나는지 모르겠네요.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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