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계 뿐만 아니라 언제, 어디나 잘못된 권력은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보편적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연출가 변정주가 7일 오후 2시 서울 정동 정동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판'(연출 변정주)의 프레스콜에서 이 같이 말했다. 변 연출은 “이 작품은 권력자가 이야기꾼을 검열하고 그들의 입을 막는 일이 줄거리다. 이와 같은 일은 과거는 물론 현재도 있고, 정치뿐만 아니라 재벌 등까지 다양한 곳에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판’은 19세기 말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양반가 자제인 달수가 전기수(조선후기 직업 낭독가) 호태를 만나 이야기꾼이 되는 과정을 그린다. CJ문화재단의 첫 번째 제작지원 창작뮤지컬로, 지난 3월 대학로 CJ아지트에서 초연됐다. 당시 정치풍자와 극중극 형식의 다양한 볼거리로 호평받았고, 무엇보다 지난해 국정 농단 사건을 극에 녹여 통쾌함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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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정주 연출은 “초연 때 박근혜 전대통령, 최순실 씨 이야기를 풀어서 표현했다. 이번에도 현실을 반영하는 장면이 나온다”며 “언제, 어디서 공연을 하든 풍자할 거리를 던져주는 이들이 꼭 있다”고 웃었다.
이어 “사실 연습실에서도 매일 풍자의 소재가 바뀐다. 예전 것과 새로운 이야기를 섞기도 한다”며 “이번 공연 역시 매일 똑같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판’은 재연을 정동극장에서 올리며 극장의 분위기를 살려 전통적인 느낌을 강화했다. 초연 당시의 바이올린을 대금과 아쟁으로 바꿔 국악 분위기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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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참여한 배우 김지훈·김지철·윤진영·임소라를 비롯해 최은실·유주혜 등이 새롭게 합류했다. 변정주 연출은 “리딩 공연 때부터 호흡을 맞춘 배우들은 작품에 애정이 남다르다. 원캐스트의 공연인 만큼 배역의 몰입이 공연의 완성도와 작품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