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요계에서 이변의 아이콘을 꼽으라면 듀오 멜로망스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7월 발매한 EP 앨범 ‘Moonlight’의 타이틀곡 ‘선물’이 10월 중순부터 주요 음원 차트에서 130 계단을 뛰어올라 1위에 등극한 것. 이들의 역주행은 3주 넘게 지속된 장기 흥행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이변의 아이콘이자 역주행의 아이콘으로 등극한 멜로망스를 만났다.
10. 최근 컴백한 트와이스, 세븐틴, 비투비 등의 그룹도 제치고 ‘벽돌 차트’라는 멜론에서 1위를 차지한 소감은? 정동환: 운이 좋았다. SNS에서 운좋게 유명해지고 자리를 잡았다. 소속사에서도 많이 도와줬다. 우리가 뭔가를 한 것 같은 기분은 들지 않아서 얼떨떨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10. 스스로 분석해 봤을 때 ‘선물’이 역주행한 비결은? 운은 제외다. 김민석: 듣기 편한 편곡이 큰 공을 세웠다고 생각한다. ‘선물’은 고음역대의 노래라 들으면 왠지 노래방에서 부르고 싶게 만든다.(웃음) 임창정 선배의 노래가 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인들이 부르는 것도 가끔씩 보는데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어디에나 적용할 수 있는 가사 또한 한몫 했다고 생각한다.
10. 김민석은 ‘무표정 창법’으로도 화제가 됐다. 이 창법을 고수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김민석: 사실 나는 표정을 다채롭게 하는데 ‘선물’에서는 어떻게 다채롭게 표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선물 받은 표정을 짓는 것이 가장 어울리겠다고 생각해서 곡을 부르는 내내 선물 받은 표정을 짓고 있기는 하다.(웃음) 그렇지만 공연에 오시면 꽤 많은 표정을 볼 수 있을 거다.
10. 공연에서는 좀 더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나? 김민석: 목소리가 차분한 편이라 공연장에서 이 목소리 그대로 말하면 사람들이 조용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대로는 안되겠다’라고 생각해서 목소리도 밝게 해보고 말투랑 동작도 새로 연구해봤다. 팬들은 좋아해줘서 다행이다.(웃음)
멜로망스 정동환(왼쪽), 김민석 / 사진제공=민트페이퍼
10. 김민석의 목소리는 멜로망스만의 매력이기도 하다. 자신들이 생각하는 멜로망스만의 색 혹은 매력은 뭘까? 김민석: 내가 보는 멜로망스는 남색이다. 남색은 보기만해도 차분해지니까. 우리 노래도 들으면 차분해지는데 공연장에서는 분위기가 또 다른 것도 매력이다. 정동환: 고급스러움이 있다. 공연장의 세트리스트만 보더라도 빈틈없고 매력적으로 잘 짜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10. 멜로망스는 폴킴과 멜로망스를 합친 ‘폴로망스’를 애칭으로 갖고 있는데 폴로망스로 음원을 내볼 계획은 없나? 김민석: 폴킴 형과 만나서 공연이든 음원이든 같이 해 보자고 얘기는 해 본 적이 있다. 진짜 재밌을 것 같아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해보고 싶다.
10. 음악 협업을 해보고 싶은 또 다른 아티스트는? 김민석: 백예린과의 작업을 꾸준히 희망하고 있다.(웃음) 축제에서 봤는데 목소리가 너무 매력적이고 노래도 잘한다고 느꼈다. 폴킴과 문문 형은 물론이고 볼빨간사춘기와의 작업도 열려 있다. 정동환: 백예린, 권진아와 같은 아티스트들과의 작업을 희망한다.
10. 정동환은 블락비의 새 앨범 속 비범의 솔로곡 ‘기브앤테이크’에 편곡으로 참여했는데 어땠나? 정동환: 피아노 연주는 아니고 피아노 외에 할 수 있는 전자적 소스를 활용해 편곡했다. 원래 지코의 레코딩 세션을 맡았는데 같이 곡 작업을 하다 보니까 작곡가도 알게 되고 이러한 인연으로 비범의 솔로곡에도 참여하게 됐다.
10. 김민석의 SNS에는 ‘201 of 멜로망스’라고 적혀있는데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 김민석: 사랑하는 친동생이 한 명 있는데 둘째 중에 첫째라는 뜻이다.(웃음)
10. 올해 시작하면서 세웠던 목표는? 내년의 목표는? 김민석: 10kg 감량 목표를 세웠는데 실패했다.(웃음) 먹을 것을 계속 찾아 헤맨다. 내년에는 자제력을 좀 더 키워보는 걸 목표로 하겠다. 그리고 역주행에 성공했으니 ‘차트 줄세우기’도 조심스럽게 바라는 바다.(웃음) 봉사활동이나 선교 활동도 원 없이 가보고 싶다. 정동환: 거대한 목표를 세운다기 보다는 내년에도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살아야겠다는 마음이다. 사실 올해도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하지는 않았다.
10. ‘역주행의 아이콘’ 이후에는 어떤 아티스트로 다가가고 싶나? 김민석: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긍정적인 음악을 하고 싶다기 보다는 멜로망스의 음악을 사람들이 진실되게 느끼고 긍정적인 기운을 받아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정동환: 민석의 말에 동감한다. 또 결국에는 나도 음악을 서비스하는 서비스업자라고 생각한다. 일단 서비스를 잘하고 싶고 나아가 우리나라에도 긍정적 영향으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웃음)
10.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전한다면? 김민석: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그런 것처럼 팬들도 평소에 행복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정동환: 얼마 전 멜로망스 팬카페가 생겼다. 2년 동안 없다가 생겼는데 감회도 남다르고 너무 감사드린다. 많은 주목을 받는 만큼 실망시키지 않고 좋은 음악 들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