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종영한 KBS2 예능 드라마 ‘최고의 한방’(극본 이영철 이미림, 연출 유호진 차태현)이 유쾌한 방식으로 청춘들을 위로하고 응원했다. ‘최고의 한방’은 죽은 줄 알았던 과거의 톱스타가 20년이 지난 2017년에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20대들의 청춘극이다.
‘최고의 한방’은 공개 전부터 제2의 ‘프로듀사’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2015년 방송된 ‘프로듀사’는 17%를 넘나드는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까지 잡으며 ‘예능 드라마’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최고의 한방’은 ‘프로듀사’를 이끌었던 서수민 PD와 제작사 초록뱀미디어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여기에 유호진 PD와 배우 차태현이 공동 연출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금, 토요일 오후 11시 편성이라는 조건과 다소 지루한 ‘타입슬립’ 소재 탓이었을까. 극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잡지 못하며 아쉽게 퇴장했다. 그럼에도 따뜻한 감성과 유쾌한 톤을 담아내며 마니아층에게 사랑받았다.
최종회에서는 1993년으로 돌아갔던 현재(윤시윤)가 다시 2017년으로 돌아왔다. 광재(차태현)가 운영하는 기획사에서 일을 하게 된 우승(이세영)과 재회하며 사랑의 키스를 나눴다. 꿈을 위해 분투하던 지훈(김민재)과 드릴(동현배)은 드디어 데뷔했다. 지나간 과거나 오지 않은 미래보단 지금의 시간을 소중하게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극 초반 지훈은 자신을 친아들처럼 돌봐준 광재에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고 속이고 가수가 되기 위해 연습생 생활을 했다. 광재를 실망시키지 않으려 거짓말하는 지훈 앞에 죽었던 친아버지 현재가 나타나 “뭘 그렇게 열심히 사느냐.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하면 그만”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역시 까칠하고 이기적이었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후회하고 반성했다. 두 세대가 동갑으로 다시 만나 소통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확고한 메시지를 코믹하게 풀어냈다는 점은 ‘최고의 한방’이 마니아층에게 사랑받은 이유다. 지훈의 작은 방에 드릴, 우승에 이어 현재까지 함께 살며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시종 웃음 포인트가 됐다. 과거에서 온 현재가 2017년에 익숙해지는 과정 역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다. 4인방뿐 아니라 고지식한 어른 광재, 순태(이덕화)의 이야기나 나쁜 어른 영재(홍경민)의 심적 변화도 적절하게 삽입돼 극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최고의 한방’은 ‘프로듀사’의 영광을 재현하진 못했지만 지금을 살아가는 청춘들은 물론 과거에 화려했던 중장년층까지 어우르는 공감 엔딩으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