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배우 정성화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뮤지컬 ‘영웅’ 프레스콜에 참석해 멋진 무대를 펼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정성화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뮤지컬 ‘영웅’ 프레스콜에 참석해 멋진 무대를 펼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안중근 의사를 만나게 된다면…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벌써 수차례, 무대 위에서 안중근이 되었던 배우 정성화가 진짜 안중근을 만난다면 하고 싶은 말은 “죄송하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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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삶을 그린 창작 뮤지컬이다. 지난 2009년, 안중근 의사 100주년을 기념해 막을 올리게 됐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민족 영웅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은 관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고, 2017년 일곱 번째 시즌을 맞이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무대를 올렸다.

올해 안중근 의사 역에는 정성화와 안재욱, 양준모, 이지훈 등이 캐스팅됐다. 그 중 정성화는 초연부터 ‘영웅’을 함께해 온 배우. 관객들에게는 ‘안중근 의사가 곧 정성화’라는 공식이 성립됐을 정도로 흠잡을 데 없는 연기력과 가창력, 무대 장악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정성화는 그간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치른 하얼빈 역사를 직접 찾기도 했고 또 ‘영웅’ 뉴욕 공연 당시 안중근 의사의 손녀에게 손 편지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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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에게 “안중근 의사를 하얼빈 역사에서 만나게 된다면 무슨 말을 하고 싶냐”는 질문이 향했다. 정성화는 잠시 생각을 골랐고 이내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운을 뗐다.

배우 정성화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뮤지컬 ‘영웅’ 프레스콜에 참석해 멋진 무대를 펼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정성화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뮤지컬 ‘영웅’ 프레스콜에 참석해 멋진 무대를 펼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정성화는 “당신께서 이렇게 절실히 다시 되찾은 나라가, 지금 이렇게 녹록치 않은 상황이 됐다는 것에 대해 후손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혼란한 시국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바친 안중근 의사 앞에 사과의 말뿐이 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진심이었다.

“앞으로 애국하는 마음 더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을 이은 그는 “진정 나라를 위해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또 한 번 생각하게 되는 시점이다. 이전까지 혹여나 나라 사랑하는 마음에 부족하지 않았는가, 생각해보게 됐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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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화는 이날 안중근 의사에 빗대어 이 시대에 필요한 진정한 리더상에 대한 소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나라 혹은 단체를 위해 가장 크게 봉사해야 하는 사람이 리더”라면서 “오로지, 자신이 속한 나라 혹은 단체에 모든 걸 던질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안중근 의사는 나라를 위해 자신을 바친 영웅이다. 당시의 독립투사들 모두 영웅이다. 100여 년의 시간이 지나 혼란한 시국이 찾아왔다. 정성화는 “죄송하다”고 말했으나, 안중근 의사를 연기하며 그의 얼을 잊지 않으려는 움직임, 그 움직임에 동참하는 모든 이들 역시 이 시대의 영웅이다. 작품에 모인 이 영웅들의 소신과 마음을 통해 뮤지컬 ‘영웅’의 감동도 더욱 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성화 외 안재욱, 양준모, 이지훈, 박정아, 리사, 정재은, 허민진(크레용팝 초아), 리사 등이 출연하는 ‘영웅’은 오는 2월 26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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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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