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회 월-화 SBS 밤 9시 55분 종반으로 갈수록 는 도박판의 은유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먹고 먹히는 도박판에서는 내가 들고 있는 패가 무엇인가 만큼 상대방의 패가 중요하다. 신흥은행 인수 합병 건을 둘러 싼 도현(장혁)과 인혜(김희애)의 게임 역시 마찬가지다. 물고 물리는 수 싸움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동안 상대방의 패를 예측하지 못한 이가 패배한다. 의 18회가 흥미로웠던 것은 한 회 안에서 승기를 잡은 손이 도현도 되었다가 인혜도 ...
'1박 2일' 일 KBS2 오후 5시 20분 멤버가 변해도 '1박 2일'의 전제는 흔들리지 않는다. 변화하기 어렵다는 것은 곧 매너리즘을 뜻한다. 새 멤버로 엄태웅이 투입된 후에도 '1박 2일'의 색깔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은 그런 의미에서 다행인 동시에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그러나 '1박 2일'은 경솔하게 수를 두지 않는다. 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성급하게 진행 방식을 변경하고, 새로운 코너를 만들어 낼 때 '1박 2일'은 늘 하던 일을 ...
일 KBS2 오전 8시 10분 넘쳐나는 퀴즈쇼들 사이에서 는 독창성이 돋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출연자들의 나이를 합한 만큼 문제풀이시간을 제공한다는 아이디어는 대단한 발상의 전환은 아닐지언정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더불어 퀴즈쇼 특유의 긴장감을 최소화해 출연자들이 최대한 편안한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게 만든다. 결국 는 퀴즈쇼의 외피를 두른 토크쇼다. KBS 팀이 출연한 지난 24일 방송은 이런 프로그램의 성격과 게스트가 ...
3회 일 KBS2 밤 11시 15분 KBS 드라마스페셜의 다섯 번째 연작 시리즈 는 안정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 미용실을 하는 엄마 친구 정래(김미경)의 집에 얹혀살며 헤어 디자이너가 되기를 꿈꾸던 영원(백진희)은 천재적인 헤어 디자이너 정은수(이승효)와의 인연으로 그가 일하는 제이헤어의 스태프가 되고, 성장통과 함께 일과 사랑을 배워 나간다. 출생의 비밀도, 자극적인 설정도 없다. 은수의 라이벌이자 제이헤어 대표의 딸인 김민희(차수연...
SBS 밤 11시 15분 세 사람의 이름이 트위터 타임라인과 포털 사이트 뉴스 홈을 뒤덮었다. 21일 오후 의 보도로 알려지기 시작한 서태지-이지아의 이혼 및 위자료와 재산 분할 청구 소송은 태양과 명왕성이 충돌했다는 것만큼이나 초현실적인 특종이었다. 최근 이지아와의 열애 사실을 인정한 정우성까지, 세 스타의 드라마틱한 관계가 모든 뉴스의 블랙홀이 되어 버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지난 20년을 통틀어 연예계 최대 이슈가 터진 ...
MBC 밤 11시 5분 매회 게스트들과 관련된 세트에서 녹화를 하고, 프로그램이 끝날 때는 MC들과 게스트들이 함께 사진을 찍는다. 이는 가 '추억'이라는 소재를 다루는 방식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포맷이다. MC인 류시원과 이경실, 이홍렬, 김희철은 누군가의 추억을 그저 아름다운 풍경처럼 감상한다. 7,80년대 최고 인기드라마였던 팀이 출연한 어제 방송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방식 안에서 게스트인 최불암과 조경철, 김상순, 이계인은 네 명의...
15회 MBC 수-목 밤 9시 55분 윤서(전미선)를 증인으로 내세운 지훈(지성)의 반격으로 시작된 15회는 이후 극이 진행되는 30여분 동안 정가원 밖으로 단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 아니, 감초처럼 삽입되는 지훈의 친구들 수다 장면 정도를 제외한다면 의 거의 모든 이야기는 정가원을 벗어나지 않는다. 이 폐소 공포마저 불러일으키는 한 가족 공간의 내부에는,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핵심적인 권력 구조와 그 병폐가 압축되어 있다. 공 회장(김...
'무릎 팍 도사' 수 MBC 밤 11시 15분 “선생님, 오늘 선생님 성장기부터 '무릎 팍 도사' 녹화장 오기까지의 인생사를 다 담아야 되거든요.” 강호동의 말을 문자 그대로 믿은 사람은 물론 없을 것이다. 60년 동안 무대를 지킨 '전설' 윤복희의 인생을 다 담아내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 본론은 살아남아도 소소한 각주들이 생략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었을 것이다. 믿기지 않는 데뷔 과정, 10살에 소녀 가장이 되어 가계를 책임져야 ...
화 SBS 저녁 6시 30분 의 또 다른 제목은 '우리 엄마, 아빠가 달라졌어요'다. 이 솔루션 프로그램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에 대한 유일한 해법이 바로 부모의 변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답이 결정되어 있다고 해서, 문제를 푸는 과정이 모두 동일하거나 단순하지는 않다. 유독 엄마 앞에서만 울고 떼를 부리는 남매가 주인공이었던 어제의 방영분에서 핵심이 된 것은 애정에 대한 아이들의 욕구불만을 해결하는 방법이었다. 자녀에게 애정을 갖고 있지만 ...
화 tvN 밤 12시 10분 “'십덕후' 이후 거물을 만났다.” MC 김구라는 이번 의뢰인을 의 아이콘 '십덕후' 이진규에 비견했다. 언제나 화성인과 지구인의 연결고리를 찾아 조언을 해주던 이경규도 “두 손 들었다”고 인정했다. 남자와의 스킨십을 극도로 싫어하는 여성 의뢰인의 존재감은 그만큼 대단했다. 하지만 그녀의 철옹성 같은 신념을 변화시키기 어려웠던 건, 결혼할 사람에게만 키스를 허락하고 노출이 싫다며 발목까지 오는 롱스커트를 입는 보수...
My name is 김새론. 엄마가 지어주신 이름이라 좋은데 삼행시 지을 때는 너무 어려워요. '김'은 김 씨인 친구도 많고 김치도 있고 김밥도 있으니까 그래도 쉬운데 '새'에서 쪼끔 막혀요. 새, 새, 음…새가 난다 그런 거? 그런데 '론'으로 시작하는 단어는 아예 없어요. 그래서 많이 막혀요. 2000년 7월 31일에 태어났어요. 지금은 미양 초등학교 5학년이에요. 열 살 하고 여덟 살, 여동생이 두 명 있어요. 이름은 아론이...
유난히 길고 가느다란 팔다리 때문인지도 모른다. 검은자위가 유독 커다란 눈망울 때문일 수도 있다. 혹은 피터 팬의 망토를 떠올리게 하는 의상 때문일까. 김새론은 요정 같은 소녀다. 부피감이라곤 거의 느껴지지 않는 몸은 날개 한 쌍만 돋아나면 금방이라도 날아가 버릴 것처럼 가벼워 보이고, 최근 MBC 촬영을 마친 소감으로 “쉬면 연기하고 싶고, 연기하면 쉬고 싶고 그렇잖아요?”라는 현답을 내놓을 때는 아이의 얼굴로 백 살을 훌쩍 넘겨 살아온 요정...
21회 월-화 MBC 밤 9시 55분 정사(正史)의 한계를 긍정한다면 포도청 포교와 의적의 두령이 한 패가 되어 벌인 민란이 성공했다는 서사는 존재할 수 없다. 그 점을 감안하면 32부작인 에서 각성 이후의 이야기보다 각성에 이르는 과정이 더 길게 그려진 것도 이상할 일은 아니다. 각성 후 승리하는 의적을 그리면 기만적인 서사가 될 것이고, 패배의 과정을 길게 보여주자니 그 또한 유쾌한 일은 아니다. 하여 를 보는 시청자들의 기대는 주인공들이...
KBS2 월 밤 11시 5분 이제 고민마저 경쟁해야 되는 시대가 된 것일까. 최근 는 각 MC들이 고민 사연을 하나씩 맡아 소개한 후 객석의 투표결과를 토대로 벌칙을 수행하는 '고민배틀' 형식으로 바뀌었다. 일반인들의 고민을 소재로 한 토크쇼라 다소 심심하다는 평을 들어왔던 로서는 재미를 주기 위한 묘책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고민이든 그 괴로움의 크기는 모두 같다는 점을 생각해봤을 때, 이는 무의미한 경쟁일 뿐이다. 심지어 그 과정에서 ...
5-6회 MBC 토-일 밤 9시 50분 이것은 상실에 관한 드라마다. 우리(황정음)는 사랑하는 엄마와 오빠를, 일곱 살 지능을 지닌 영규 씨(정보석)는 아내와 아들을 잃었고, 동주(김재원)는 청력을 잃었으며, 이미 남편과 딸과 며느리와 손주를 차례대로 잃은 할머니 순금(윤여정)은 이제 그 모든 기억마저 차츰 잃어간다. 이들에게 상실은 단순한 결핍의 차원이 아닌, 그 대상과 함께 공유하던 소중한 세상의 소실을 의미한다. 그래서 이것은 동시에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