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회 월-금 MBC 저녁 7시 45분 모든 드라마가 시청자에게 심정적 안락함을 조성해 줄 필요는 없다. 그러나 매일 방송되는 시트콤이 언제나 목에 걸린 가시처럼 불편하다는 것은 분명 고민할 필요가 있는 문제다. 그동안 (이하 )이 재미의 정도를 떠나서 본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인상을 준 데에는 이러한 문제가 전제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다만 이 드라마가 대부분의 인물들을 자꾸만 궁지로 몰아넣고, 심지어 노골적으로 사회의 부당한 문제들을...
3회 SBS 밤 9시 55분 쏟아지는 화살의 비 사이를 가르고 나간 이도(송중기)는 아비 태종(백윤식)에게 충성과 복종을 맹세한다. 태종이 보낸 빈 찬합이 자결을 권하는 것인지, 혹은 이도의 해석대로 그가 없는 미래를 준비하라는 의미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둘은 아직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대신 “오직 문(文)으로 치세를 하려는” 이도는 무(武)로써 조선을 세웠던 태종과 대립할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가 알고 있듯 5백년 간 ...
1회 KBS 밤 9시 55분 이정섭 감독과 강은경 작가의 전작인 KBS 가 그랬던 것처럼, 또한 인물들의 운명을 얄궂게 꼬아 놓는다. 김영광(천정명)은 “이 다음에 (내가) 홈런왕이 되면 나한테 시집 올래?”는 어릴 적의 약속으로 윤재인(박민영)과 연결돼 있지만, 영광의 아버지인 김인배(이기영)에게는 재인네 가족을 비극으로 몰아넣고 거대상사의 회장이 된 서재명(손창민)의 비밀을 묵인하고 공조했다는 죄가 있다. 물론 거대상사의 원래 회장, 윤일...
화 SBS 밤 11시 15분 “2년 동안 하셨던 명언 다 써도 A4 2장 나오네요. 업데이트가 필요합니다, 형님.” 어디서 많이 듣던 명언을 쓴다고 게스트에게 면박을 들은 이승기는 이젠 없는 '그'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선배의 유산을 활용하지만 동시에 그를 희화화하며 스스로의 정체성을 살리는 전략. 이것은 강호동이라는 거인의 그늘 아래 있던 이승기가 단독 MC로서 홀로 서기 위해 쓰는 꼼수가 아니다. 언제나 능력 있는 후기지수는 윗세대를 숙...
화 KBS2 밤 11시 5분 김건모는 자신을 “이제야 제대로 걷는 남자”라고 소개했다. 데뷔 20년이 되었지만 김건모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오늘을 살고 있다. 가 김건모가 이례적으로 두 번이나 출연했던 MBC '무릎 팍 도사'와는 다른 내용이 된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을 것이다. 는 '이제야'에 방점을 찍고, 제대로 걷게 된 지금을 만든 MBC '나는 가수다' 이후의 김건모에 대해 이야기했다. “유리가루를 뿌린 채찍”과 같은 비판들 이후, 김건...
“ 앨범에 수록했던 '약속해 약속해'는 원래 지나 씨의 피처링으로 만들어진 곡이었다. 이번 앨범에 이 곡을 새롭게 다듬어서 어반 자파카의 조현아 씨가 피쳐링한 버전을 실었는데, 이름도 '약속해 약속해 2012'라고 살짝 바꿨다. 곡을 새로 손 본 가장 큰 이유는 처음 버전이 너무 느렸기 때문이다. 막상 라이브를 하려고 하면 이게 공연을 하기에는 너무 흥이 안나는 거다. 두 곡을 비교해 보면 확실히 빠르기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으실 거다. 그...
누구든 놀랄 수밖에 없다. 버벌진트를 처음 알게 된 사람은 그가 유명 광고의 내레이션 성우라는 사실에, 명문대 출신으로 로스쿨에 재학 중이라는 정보에 호기심을 가지게 되고, 이미 버벌진트를 잘 알고 있던 사람이라면 거칠고 단호한 목소리로 가득했던 앨범 과 달리 말랑말랑한 그의 새 앨범 가 의아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버벌진트는 모든 것이 당연할 뿐이다. 어느 곳에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잠을 자는 시간 외에는 모두가 음악에 영감을...
돌아오는 것은 사랑만이 아니다. 폭력과 억압 역시 결국은 자신에게 돌아오기 마련인지라, 영화 의 지은을 연기한 김하늘은 요즘 번번이 곤혹을 치루고 있다. 펫으로 분양되어 각종 구박에 시달렸던 인호역의 장근석이 공식 석상에서 호시탐탐 복수의 기회를 엿보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롯데월드에서 열린 의 쇼케이스에서도 장근석은 여전히 애완남 모모의 감정에 이입된 상태로 주인님 김하늘의 악행을 고발하기에 바빴다. 그러나 이제 웬만한 공격에는 내성이 생...
MBC 월 밤 11시 15분 의 최대 강점이 기획 섭외이고 지난 주 '전설적인 3대 기타리스트 특집'이 그 장점을 잘 보여줬다면, 어제의 '외로운 독거남 특집'은 테마의 예상치를 뛰어넘지 못해 다소 평이한 방송이었다고 할 수 있다. 연예계 대표 노총각 김광규, 김현철, 윤기원, 김경호와 '돌싱' 박완규의 게스트 조합은 '독거남'이라는 공통점 외에 별다른 접점을 마련하지 못한 채 '외로움'이라는 주제를 벗어나지 않는 한정된 토크를 선보였다. 의...
7회 KBS2 밤 10시 에는 많은 것이 있다. 음모, 배신, 전문용어, 그리고 박진감 없는 액션과 과잉된 음악, 코믹한 감초 조연, 굳이 끼어드는 러브라인까지. 물론 거대한 악 앞에 동료나 가족을 희생당한 요원의 트라우마는 이 드라마를 이끄는 가장 중요한 동력이며 권정률(이성재), 김선우(최시원), 이수윤(이시영)의 수사 9과에 대해 현해정(진희경)은 짐짓 놀라운 발견을 한 듯 말한다. “우연일까요. 흑사회와 해결할 일이 있는 사람들이 모두...
1차전 토 오후 2시 KBS2, 2차전 일 오후 2시 MBC 스포츠플러스 “가을은 아무에게나 허락된 계절이 아니다.” 2011프로야구 가을잔치의 서막을 연 문장은 이것이었다. 준PO 1차전을 단독생중계한 KBS2는 저 문장과 함께 가을야구 전설의 명장면들을 내보내며 축제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더구나 맞붙는 팀이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라는 것은 그 열기에 기름을 붓기에 충분했다. 한국시리즈사상 첫 7차전 끝내기홈런으로 유명한 2009...
'불후의 명곡2' 토 KBS2 오후 6시 15분 '불후의 명곡2'에 세 번째 출연한 임정희는 앞의 두 번 출연에서 모두 공연순서 1번이었고 단 한 번도 1승을 하지 못했다. 신동엽과 김구라는 이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며 임정희의 공연순서가 어떻게 결정될 지에 대해 긴장감을 심어주었다. 임정희의 경우처럼 '불후의 명곡2'의 불완전한 룰은 결과에 대한 의심이나 지적을 불러오는 것이 아니라, 출연자 개인과 또 그 관계에 있어서 의외의 변화와 이야...
1회 토 온스타일 밤 12시 새로 이사 온 낯선 소녀가 남자아이들의 일상을 변화 시키는 이야기는 드라마, 특히 미국 드라마에서는 고전적인 전개다. 그런 점에서 제목에서부터 노골적으로 이러한 클리셰를 표방한 은 파격이나 혁신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그러나 이 드라마에서 의외의 참신함을 찾을 수 있는 부분 역시 같은 지점이다. 을 비롯한 대부분의 드라마에서 새로운 소녀는 남자아이들의 진면목을 드러내기 위해 등장하는 전형적인 인물로 소비되지...
14회 수-목 MBC 오후 9시 55분 의 가장 큰 미덕은 부부가 작은 차이로 인해 이혼에 이르는 과정을 무겁지 않게, 하지만 소소한 부분까지 디테일하게 그려냈다는 점에 있었다. “매력을 단점으로 만드는” 결혼 후 모습에 괴로워하고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는 이들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면 끝내 헤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 그래서 서로를 알아갈 시간도 없이 부부의 연으로 묶여야만 했던 은재(최지우)와 형우(윤상현)...
마지막 회 KBS2 밤 9시 55분 는 세령(문채원)과 승유(박시후)가 함께 말을 타고 너른 벌판을 자유롭게 달리는 마지막 장면을 향해 달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집 밖으로, 궁 밖으로 계속해서 나가고 싶어 하는 세령과 경혜(홍수현)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등장시켰던 첫 회에서부터, 이 작품은 시종일관 닫힌 운명으로부터 탈출하려는 청춘들과 그들을 끊임없이 가두고 구속하는 기성세대, 기득권과의 갈등을 그려왔다. 감옥과 말달리기는 그러한 주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