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부서지는 한적한 주택가를 걷고 있는 한 커플이 있다. 남자는 기타를 치고 여자는 사진을 찍는다. 더 없이 행복해 보이는 이 커플은 잠시 후 각각 다른 남자, 다른 여자의 손을 꼭 잡고 골목을 달린다. 골목 한 가운데서 마주친 네 남녀는 서로를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든다. 3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1분 45초 분량의 티져 트레일러는 KBS 주인공들의 관계와 그들을 둘러싼 작품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원수연 작가의 동명 만화를...
류승룡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누가 떠오르는가? 어떤 이는 분홍복면의 은행강도()를, 또 다른 이는 드라마 의 강직하고 의로운 강승조를 기억할 것이다. 반면에 커피콩을 면도칼처럼 씹으며 상대를 위협하는 조직의 보스 재칼()이나 같은 남자를 짝사랑하는 소녀 같은 최관장(드라마 )을 좋아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류승룡이라는 배우를 불러내기 위해 한 가지로 수렴되는 이미지는 없다. 그것은 그가 20편이 훌쩍 넘는 영화와 드라마를 쉼 없이 오갔기 때...
비열한 캐릭터는 아니지만, 그런 다른 면이라는 점에서 SBS 의 차강진이 흥미로웠다. SBS 의 재수와는 많이 다르지 않나. 차가운 면도 있고, 정의롭지만 착한 느낌은 아니고. 영화 의 요한은 순애보를 가진 살인자라는 면에서 역시 흥미롭고. 고수 : 그 때 그 때 공부를 많이 하는 편인 거 같다. 시나리오도 꽤 많이 읽는 편이고. 차강진의 경우 워낙 딱딱 떨어지는 성격이지 않나. 건축을 하는 친구인데, 건축이라는 게 정확해야 하지 않나. 수치...
인터뷰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순위를 매긴다면 고수는 상위권을 형성할만한 인터뷰이다. 답변이 성의 없다거나 상대방을 불편하게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는 기자의 질문을 입으로 직접 되뇌며 대답을 고민했고, 예의도 깍듯했다. 다만 그는 '왜'라는 질문을 종종 원천봉쇄했다. 전치 3주의 부상을 입고서도 다 낫기 전에 촬영장에 향하는 이유에 대해, 소박한 생활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보다는 침묵과 함께 '원래 그런 거 아니에요?'라는 눈빛을 보여...
“여기, 이렇게 찢어졌어요.”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고수는 이번 영화 를 찍으며 생긴 상처 자국을 보여줬다. 오른쪽 눈썹을 따라 관자놀이 근처에 이르는 상흔은 메이크업을 한 상태에서도 상당히 또렷했다. 남자 얼굴에 생채기 한두 개 생기는 게 호들갑 떨 일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배우, 그것도 '고비드'라는 별명이 어색하지 않은 조각 같은 얼굴의 미남 배우에게 남은 상처는 의미가 다르다. 그건 고전주의 회화에 남겨진 작은 생채기처럼, 눈에 잘 띄...
영화 에서 광역수사대 형사 대호(마동석)는 상사인 최철기(황정민) 반장을 '형님'이라고 부른다. 대호의 아들 역시 철기를 '삼촌'이라 부른다. 연장자에 대한 우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경찰대 출신인 형사가 경찰대 출신이 아닌 철기를 '선배'라고 부르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호칭이다. 강 국장(천호진)이 가짜 범인을 만드는 대국민 사기극에 철기를 끌어들이는 명분 중 하나도 '너네 애들'의 출세에 대한 것이었다. 이처럼 철기네 팀을 이끄는 것은 유사...
MBC 밤 11시 15분 5년 만에 로 복귀하는 앵커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건 이례적이다. 하지만 저녁 8시로 방송시간대를 옮겨 공격적인 예고편을 만들어내고 있는 제작진의 행보를 생각해보면, 최일구 앵커의 '무릎 팍 도사' 출연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라는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해결책이 뻔하게 예상되는 고민을 들고 왔는데, 사실 오늘 방송의 핵심은 오랜만에 복귀하는 최...
My name is 오창석. 밝을 창(彰)에 주석 석(錫)자를 쓴다. 외할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이다. 1982년 6월 2일에 태어났다. 누나와 여동생이 한 명씩 있지만, 딱히 여성스러운 유년기를 보낸 건 절대 아니다. 그냥 남자들끼리 운동하고 싸우고 반성문 많이 쓰면서 자랐다. (웃음) 세종 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다. 1년 반 가까이 학교에서 15시간 작업하고 밤새는 생활을 반복했더니 진짜 폐인이 됐다. 로빈슨 크루소처럼 수염...
11월 2일, KBS 이 종강을 맞았다. 남장을 하고 성균관에 들어갔던 한미한 가문의 규수 김윤희(박민영)는 눈부신 청춘의 한 시기를 거치며 “배움이 향하는 곳, 나라의 시작은 바로 국민이다”라는 말에 담긴 답을 얻었고 정조(조성하)는 “이제 이 조선에서 그대가 새로운 꿈을 꿀 차례다”라고 말했다. 이상을 좇는 젊은이들에 대한 초상은 자칫 한 발짝만 잘못 디디면 공허한 구호나 유치한 열정으로 그려지기 십상이지만 을 집필한 김태희 작가는 원작 소...
잘 생겼다. 갸름한 얼굴, 깊은 갈색 눈동자, 그 위로 그림자를 만들어낼 만큼 긴 속눈썹. 이름도 얼굴도 아직 알려지지 않은 신인이지만 배우 오창석은 길 가다 마주치면 한번쯤 돌아보게 될 만큼 타고난 미남이다. 물론 '연예인 얼굴'의 척도인 길거리 캐스팅도 당해 봤다. “고등학교 1학년 때였어요. 가수를 키우는 유명 기획사 분이었는데 '노래는 못해도 된다, 대학도 보내주겠다'는 거에요. 아니, 가수를 키울 거면 당연히 노래 잘하는 애로 데려가야...
우선 한 가지부터 명확하게 말해야겠다. 오는 5일 저녁 11시에 첫 방송하는 tvN (이하 )는 이미 수없이 언급된 보도자료처럼 분명 '김병욱 사단'의 작품이다. 하지만 여기서 방점을 찍어야 할 것은 '김병욱'이 아닌 '사단'이다. 즉 김병욱이라는 시트콤의 마에스트로와 함께 오랜 시간 SBS , MBC , 같은 명작을 만들었던 김영기 감독과 이영철 작가, 그리고 수많은 스태프들이 김병욱 감독 없이 자신들의 노하우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물론 기획...
“이제 어디 숨을 데도 없다. 정면 돌파해 나갈 생각이다.” 5년 만에 MBC 로 복귀하면서 파격적인 예고편 의 주인공이 된 최일구 앵커의 말이다. 하지만 이는 40년 만에 주말 방송뉴스 시간대를 저녁 8시로 옮겨 타 방송사 뉴스 및 주말드라마와 경쟁해야 하는 MBC의 심정이기도 하다. 이번 주말부터 새롭게 개편될 는 과거 '최일구 어록' 으로 화제를 모았던 최일구 앵커를 “긴급투입”하고 “현장성 및 심층성을 확대하고, 기자들이 아닌 시...
금요일 밤, Mnet 대기실은 분주했다. 케이블 채널 최초로 시청률 두 자리 수를 넘어선 이 '대국민 오디션'은 말 그대로 '국민 프로그램'이 되었다. 그런데 수백만 시청자들의 간절한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도전자들을 향해 “합격입니다” 혹은 “불합격입니다”를 선언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진 MC 김성주는 방송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즐거워 보였다. “승부가 나는 프로그램을 좋아해요. 스포츠 중계를 많이 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퀴즈 프로그램도 좋아하...
지난 달 30일 소집 해제된 에릭, 내년 상반기 방영 예정인 드라마 (극본 조규원 연출 유철용, 오상원)의 남자주인공 김선우 역에 캐스팅. 은 해양경찰청 특공대원들의 활약을 그리는 작품으로 에릭이 맡은 김선우는 일반 해경에서 특공대원으로 발탁되는 유쾌하면서도 강인한 성격의 인물이다. 김강우가 해양경찰대학교를 수석 졸업한 냉철한 엘리트 특공대원 오은철을, 유노윤호가 오은철의 동생이자 일본에서 잠수사로 활동하다 돌아온 특공대원 오윤재를, 김옥빈이 ...
소녀시대의 '훗'의 (노래가 아닌) 무대는 시속 160km의 직구다. 어떤 공인지 알아도 칠 수 없다. 뚜렷한 콘셉트, 댄스음악, 군무. '훗'은 그동안 소녀시대의 방향과 같다. 다만 그들은 더 강하게 그것을 밀어붙인다. 'Oh!'는 노골적이었다. 치어리더 복장으로 '오빠를 사랑해'를 외쳤다. 시작부터 '전에 알던 내가 아냐 brand new sound'를 부르고, 후반에는 '오 오 오 오 오빠를 사랑해'라는 후렴구로 계속 대중의 귀를 자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