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안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휴민트'의 류승완 감독을 만났다. '휴민트'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다.
박정민은 멜로뿐 아니라 액션을 통해서도 전작과 다른 얼굴을 보여줬다. 배우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비결을 묻자 류 감독은 "배우들한테 쉴 새 없이 가스라이팅을 한다. '이걸 할 수 있는 건 세상에 너밖에 없다'고 한다"며 웃었다. "해내고 나면 배우들도 스스로 놀란다"고 했다.
액션 장인으로 불리던 그에게 '멜로 장인'이란 수식어를 붙이자 류 감독은 "약간 그런 착각이 들 때가 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데뷔 이후 늘 절제해왔다"며 "한 번도 키스신을 찍은 적이 없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조인성과도 '키스하는 장면은 어떻게 찍니?'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만약 그런 장면을 찍게 되는 날이 오면 '사람을 불러야 하나' 싶다. 저한테는 이 정도가 최대 멜로 수위"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류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이별'을 테마로 두고 작업했다고. 류 감독은 "박건(박정민 분)과 채선화(신세경 분)의 이야기 외에도 이별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영화 '베를린'도 결국 이별 이야기였지만, 그때와 지금은 이별의 무게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모든 것에는 끝이 있고, 이별하기 마련이지 않나"라며 "사람이 떠나갈 때 어떻게 헤어져야 하는가, 무엇이 아름다운 이별이 될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류 감독은 "요새 승범이와 그런 얘기를 자주 했다"며 "한동안 연기를 안 하고 떠나 있기도 했고, 제가 같이하자고도 했는데 본인이 할 의향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승범이가 연기하는 목적은, 본인이 하고 싶어서라기보다 딸 때문"이라며 "아이가 크면서 '아빠는 뭐 하는 사람인데 집에만 있나' 그럴 수 있으니까. 무직으로 보이면 안 되겠다 싶어서 하는 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 카메라 앞에 데려오고 싶긴 하다. 승범이도 '형, 이제는 슬슬 할 때가 된 것 같아'라고 한다"고 귀띔했다.
30여년간 영화계에 몸담아온 류승완 감독. '페르소나이자 절친'이기도 한 조인성과 만나면 한국 영화계의 미래를 두고 이야기한다고. 류 감독은 "후배들을 어떻게 잘 만들어낼까, 우리가 놀던 놀이터를 어떻게 잘 물려줄까 고민한다"며 "극장을 다시 관객들의 놀이터로도 돌려주고 싶다"고 바랐다.
현재 한국 영화계를 두고도 첨언했다. 류 감독은 "시대의 흐름이 바뀌는 걸 어쩌겠나. 그걸 가지고 잘 되네, 못 되네 탓할 수만은 없는 것 같다"며 극장을 목욕탕에 비유했다. 그는 "코로나 이후 서울 시내 대중목욕탕 절반 이상이 사라졌다고 하더라. 집에서 샤워하면 되는데 왜 목욕탕 가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목욕탕에서 때 밀고 바나나우유 먹던 기억이 있는 사람도 있지 않나. 목욕탕에 가게 하려면 찜질방이라든가 맥반석 계란처럼 더 좋은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영화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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